▲두산그룹 비리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오마이뉴스/연합뉴스
위장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두산그룹 경비용역업체인 동현엔지니어링을 통해 5년 동안 비자금 20억원이 박진원(박용성 회장 큰아들)씨에게 전달됐고, 두산그룹 6남인 박용욱씨가 회장으로 있는 주방용품 업체 넵스가 납품업체를 통해 십수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검찰은 분식회계와 이자대납, 비자금 조성 과정에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관련돼 있다고 보고, 혐의점을 찾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자금 조성을 한 다른 위장 계열사도 또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추가혐의를 밝혀내기도 했다. 두산은 그룹 물류 운송을 맡고 있는 세계물류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 비자금 조성에도 하도급업체가 끼어있다.
검찰은 14일 두산 '형제의 난'을 촉발시킨 박용오 전 회장을 조사할 계획이고, 다음 주에는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 본다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해 보인다. 두산그룹은 분식회계와 이자대납, 위장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 그간 재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불법을 저질렀다.
이번 사건의 뒤에는 두산산업개발을 매개로 한 순환출자와 5%내외의 낮은 지분으로 기업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한 왜곡된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산 사태가 총수일가의 사법처리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복잡한 지배구조에 대한 교통정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사회 개편과 비상경영체제가 언급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형제의 난'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분쟁으로 촉발된 두산 사태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불법과 탈법으로 유지됐던 가족경영의 진상이 곧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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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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