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하는 어업전진기지 신진도의 매력

등록 2005.10.21 16:34수정 2005.10.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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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도는 충남 태안반도 중심부에서 넓은 바다로 뻗어나가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해안선 7 km의 섬이다. 섬이지만 안흥항에서 다리가 연결돼 있어 승용차로 곧바로 섬에 당도할 수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육지 사람과 섬사람들이 오고가면서 나루를 하나 만들었는데 그 나루를 '새나루'라 불렀다 해서 이를 한자로 '신진'으로 표기했다. 신진도는 안흥항에서 0.5km쯤 떨어져 있다. 신진도는 어업 전진기지로서 어민들과 어선 그리고 갈매기떼가 분주히 움직이면서 생동하는 섬으로 고동치고 있다.

a 신진도 공판장 앞 해물전

신진도 공판장 앞 해물전 ⓒ 박상건

신진도는 청정해역을 끼고 있어 해양수산부 종묘배양연구소가 있고 1종항구로 지정되어 있다. 1㎞가 넘는 긴 방파제와 그 방파제 끝에 솟은 등대의 아름다운 풍경도 풍경이지만 어종이 풍부해 입질을 즐기는 낚시꾼들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낚시꾼들이 몰린다.

a 마도 방파제 낚시꾼들

마도 방파제 낚시꾼들 ⓒ 박상건

서울에서 온 이주엽(39)씨는 "안면도에 왔다가 우연히 신진도 마도 방파제 등대를 구경왔다가 고등어를 한 무더기로 잡았어요. 그 때 이곳에 낚시꾼들이 북적이는지 알았죠"라고 말했다. 그이는 요즈음 금요일이면 이곳을 찾는 일이 여과생활이란다. 그에 따르면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시점에서 20cm정도 고등어가 올라온다는 것. 물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돌돔도 자주 잡히는 낚시 포인트가 마도 방파제 등대.

금요일이면 서울 등 도심을 떠나는 사람들 중에서 이처럼 승용차 트렁크에 낚시장비를 싣고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하며 낚시 포인트를 찾아 여행의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등대 건너 저편 신진도 앞 바다에는 거북형상의 바위, 사자바위, 독립문 바위, 마도, 정곡도, 가의도, 옹도 등 점점이 파도에 출렁이는 작은 섬들이 함께 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풍경을 바다에 나가 멀찍이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신진도인 셈이다.


a 서해안 먼 섬을 오고가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정죽도

서해안 먼 섬을 오고가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정죽도 ⓒ 박상건

a 코바위

코바위 ⓒ 박상건

바다에서 수많은 고깃배와 낚시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근해에서 조금 더 나가면 광어와 우럭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갯바위 낚시는 봄부터는 감성돔, 여름에는 숭어, 가을에는 우럭, 백조기 등을 잡을 수 있다. 배낚시는 주로 외줄을 이용하는데 릴을 사용할 경우 봄부터 가을까지 우럭, 노래미, 광어, 백조기(보구치), 장대 등을 낚을 수 있다.

이처럼 바다에 수많은 어류가 널려 있으니 당연히 신진항에는 수협 공판장과 함께 갓 잡아온 어류들을 파는 어물전이 성황을 이룬다. 자판대에서 파는 해물전에서 횟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산물들이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운다. 수협 공판장 경매는 어민들이 직접 잡아온 활어를 시간대별, 어종별로 경매를 한다.

신진도가 이처럼 활기를 띠게 된 것은 정부가 안흥항을 개발하면서 이곳을 서해안 어업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3만평에 이르는 배후지를 유락지로 연계하여 어업과 관광을 동시에 활성화 하자는 차원에서 개발하면서부터다. 그래서 현재 신진도는 안면도와 만리포 등 서해안의 관광명소들과 연계돼 성장하고 있다.

수협공판장에서 만난 이복례(67)씨에 따르면 "70년대까지만 해도 신진도 앞바다는 돈이 널려 있는 곳이었습니다. 90년 들어 어족자원이 적어지면서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 때보다 못한 적은 양의 고기지만 비싸게 팔리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느낌입니다"하고 말했다.

a 신진항으로 들어오는 어선

신진항으로 들어오는 어선 ⓒ 박상건

이를 테면 어민들이 여행객의 취향에 맞는 어종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오징어를 잡아올 경우 통째로 공판장에 넘기던 것이 예전의 모습이라면 지금은 공판장에 도매로 파는 사람, 오징어를 적당히 삶아 포로 만들어 유람선 등 여행객들의 간식거리로 파는 사람, 자연산 조피볼락(우럭)이나 광어만 횟감으로 파는 사람, 배낚시를 주로 안내하며 사는 사람 등 여행객들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 상품이 자연산 해산물의 희소가치와 돈벌이를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업전지기지를 개발하면서 지난 87년 7월 신진도와 최근 볼거리로 등장한 마도를 잇는 방파제를 축조하는 과정에서 청동기 시대의 유적이 출토돼 학계의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곳에서 둥근 화강암 한 가운데를 파서 적은 양의 식물을 넣고 찧도록 만든 홈돌과 조개더미에서 나온 동물화석 토기 등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a 신진항 방파제 등대로 지는 노을

신진항 방파제 등대로 지는 노을 ⓒ 박상건

서해안 섬이 그렇듯이 신진도의 저녁노을 광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몰 풍경에 빠져 있다 보면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온 여행객들은 하룻밤 더 머물거나 인근 서해안 일주에 푹 빠져든다. 이는 서해안이 보여주는 잔잔한 물결이 주는 평화로운 섬 분위기가 자아내는 매력이랄 수 있다.


이곳은 또 편리하다. 북적이지 않고 펜션과 해안가에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어 놓았다. 전통적인 어촌의 풍경이 주는 신선함과 함께 편리함이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호기심과 삶의 일상을 털어내는 해방구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a 겨울에는 철새들이 날아와 보금자리를 트는 복개도

겨울에는 철새들이 날아와 보금자리를 트는 복개도 ⓒ 박상건

○ 신진도로 가는 길

1. 승용차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서산 방면)→태안(77번 국도-안면도 방면)→신진도
2. 대중교통
강남고속터미널(남부터미널)→서산, 태안→서산, 태안 터미널→신진도
서산터미널→안흥항 직행버스(1시간 30분 소요)→안흥항→신진도(도보 10분 소요)
3. 문의: 태안군 문화관광과(041-670-2433) 안흥유람선(041-674-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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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학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을 지냈다. (사)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겸임교수.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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