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고혼 달래는 평화공원 조성을 위하여

2005 민족문화통일전시회, 20~22일 수운회관에서 열려

등록 2005.10.21 19:29수정 2005.10.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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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유재기 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10월 20일(목)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민족문화 통일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가 실무위원으로서 운영위원장을 맡았다고 한다. 일제에 당했던 참상 사진 전시회와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그림과 붓글씨 전시회 외에 남북 가수 공연도 있으니 10월 20일~22일 사이에 한번 들러 관람하면 좋을 거라고 권한다.

3주 전의 5층건물 추락 사고로 떨어져 나간 어깨뼈 수술을 받고 퇴원한 지 겨우 하루. 3월의 뺑소니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는 아직도 불완전하고, 이번 추락 사고로 왼쪽 어깨 위에 나사가 네 개 솟아나와 있지만 어깨 보조기를 찬 채 아예 취재를 다짐하고 나선다.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려고 하는 (사)민족문화통일회의 목표가 매력 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결혼 안 한 아들을 간병하는 어머니가 걱정하시지만 웃음으로 안심시켜 드린다.

일제에 당한 무주고혼을 남북이 조성한 평화공원으로

장소는 천도교 대교당(수운회관). 시각은 오후 두 시. 입구에서 프로그램을 받아드니 ‘금년 민족문화통일회에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구상해 왔던 목적사업을 펴고자 그 일환책의 하나로 일본 강점시 우리 국민이 당했던 참상을 담은 전시회를 열고자 하기에 차국체(此國體)가 추진하려는 근본취지와 의도를 감지하고 있던 바 경탄스럽기도 하거니와 내심 반가운 심정에서 우선 찬사부터 드리고 이에 보다 기대에 찬 효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격려사가 눈에 띈다.

(사)민족문화통일회는 민족역사와 정신문화의 이질화를 방지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함으로써 민족의 화합과 단결을 촉구하며 민족중흥과 평화적 통일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81년 3월 27일에 발족된 단체.

그동안 전통문화 발굴 및 보급과 홍보, 무궁화 보급운동에 기여해 왔고 북한과 6년여 협의를 가지면서 일본 강점시 군인, 군속, 노무자, 정신대 등으로 일본에 끌려가 희생된 우리 조상들의 유골 가운데 일본의 3460여 곳에 보관된 75만여 구의 유골을 수습, 송환하고자 북한 당국과 합의 비준서를 받게 되어 남북 당국자간 합의하에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조성 송환, 안치 위령하고 미확인된 희생자 확인 및 진상 규명으로 암울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지향적인 남북, 한일, 북일 관계 개선을 함으로써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위상을 드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제의 한반도 강점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불행과 고통을 치유하고 이역 하늘 아래 고국을 그리며 무주고혼으로 떠돌고 있는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골을 수습 송환하여 남북이 조성한 평화공원에 안치 위령하고 과거 청산을 위한 진상과 과제를 국민에게 밝히고 미래의 진정한 화해와 희망찬 통일을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다.


a 천도교 대교당(수운회관)에 마련된 민족문화통일전시회장 입구

천도교 대교당(수운회관)에 마련된 민족문화통일전시회장 입구 ⓒ 김선영


a 본행사장에 마련된 초대작가 16인의 서예작품과 그림들

본행사장에 마련된 초대작가 16인의 서예작품과 그림들 ⓒ 김선영

“역사적 대의명분 앞에 세계 인류가 감동한다”

참상 사진과 서예 및 미술 작품 전시(초대작가:유병익, 김부자, 김종태, 정성태, 양한식, 이상명, 김영자, 박광출, 김의웅, 김길상, 유재덕, 정순태, 권혁락, 이상운, 주성준, 김유제) 관람 후에 열린 1, 2부 본행사는 KBS 탤런트 신원균씨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신규호 (사)민족문화통일회 회장은 “금년은 해방 60주년, 한일수교 40주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며 평화공원 안치 위령에 앞서 “나라 잃은 민족과 압박, 설움의 잔상과 피맺힌 생전의 자취를 사진으로 전시함으로써 애국, 애족의 열정을 북돋우고 가해국인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 보상을 유도하여 종결지음으로써 올바른 역사관을 바로 세워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데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틀을 마련하고 꾸준한 홍보로 국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 기금조성을 하려고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대회사를 밝혔다.


a 대회사를 알리는 신규호 (사)민족문화통일회 회장

대회사를 알리는 신규호 (사)민족문화통일회 회장 ⓒ 김선영


a "(특히 남북이 하나로 뭉치는) 참으로 가장 값진 행사"라고 역설하는 천도교 종무원장

"(특히 남북이 하나로 뭉치는) 참으로 가장 값진 행사"라고 역설하는 천도교 종무원장 ⓒ 김선영


a '대자비화합'을 역설하는 석태연 스님

'대자비화합'을 역설하는 석태연 스님 ⓒ 김선영

또한 석태연 재일본 조계종 총본산 고려사, 보현사 관장은 “역사적 대의명분 앞에 세계 인류가 감동한다”고 말했으며, 양순임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이번 민족문화통일 전시회를 통해 태평양전쟁 희생자 대일 문제 해결을 남북한 희생자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없는 성과일 것”이라며 “남북한 희생자들이 힘을 모아 역사적 비극을 청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밑거름으로 일조하게 될 것을 믿는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한 대한불교 조계종 삼각산 도선사 선묵 혜자 주지 스님은 “광복 6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민족문화통일회에서 이러한 행사를 하게 된 것은 국민의 해이된 정신을 일깨우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목마른 이가 물을 찾듯 절박하고 비장한 각오로 이번 뜻깊은 행사에 임한다면 우리 민족은 행복의 수레를 타고 불국토에 이르는 지름길을 찾아 미래의 복덕(福德)으로 영원할 것”이라고 축사를 띄웠다.

a (사)민족문화통일회가 구성한 '유골 송환 전개도'

(사)민족문화통일회가 구성한 '유골 송환 전개도' ⓒ 김선영

이어진 남북한 가수의 노래, “민족은 하나” 환기시켜

한편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 대나무섬)라고 부르는데 독도에는 대나무가 하나도 없어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고 누가 뭐래도 한국땅입니다”라고 자국(自國) 일본에 쓴소리를 했던 스스미 가스오 일본 원코리아 회장은 석태연 스님과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우리 가수 위성미씨의 <정말 좋았네> 외 1곡과 북한 출신 아나운서 겸 가수 한재숙씨의 <봄처녀 시집 와요> 외 1곡, 코미디언 길손씨의 <각설이 타령> 등을 감상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a <정말 좋았네>를 열창하는 인기가수 위성미씨

<정말 좋았네>를 열창하는 인기가수 위성미씨 ⓒ 김선영


a 낭랑하고 고운 목소리로 <봄처녀 시집 와요>를 부르는 북한 출신 가수 한재숙씨

낭랑하고 고운 목소리로 <봄처녀 시집 와요>를 부르는 북한 출신 가수 한재숙씨 ⓒ 김선영



아․태평양 선점이 목표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민족문화 통일전시회’의 결의문은 아래와 같다.

- 오욕의 역사 우리 세대가 청산하고 밝은 미래 후손에 물려주자.
- 우리는 남과 북의 이질화된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 우리는 남북이 합의된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 건립에 전력을 다한다.
- 민족의 결속과 분발을 유도하여 통일한국 이룩하여 21세기에는 아시아․태평양 선점하자.

a 미처 수습이 안 돼 구천을 떠돌고 있는 방치된 유골들(행사 전시 사진)

미처 수습이 안 돼 구천을 떠돌고 있는 방치된 유골들(행사 전시 사진) ⓒ 김선영


a 정신대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인 여성들과 땅에 매장된 한국인 위안부 여성들(행사 전시 사진)

정신대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인 여성들과 땅에 매장된 한국인 위안부 여성들(행사 전시 사진) ⓒ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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