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비하 문항' 교육계-불교계 '화해 법회'

22일 함안 마애사에서 경남교육발전 기원법회 열려

등록 2005.10.24 12:01수정 2005.10.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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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은 청명하고 맑았다.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대한불교 조계종 마애사에서는 22일 오후 경남교육공무원 200여 명과 고영진 경상남도 교육감이 함께 모여 경남교육발전 기원법회를 열었다.

a 200여명의 경남도내 교육공무원들이 참석

200여명의 경남도내 교육공무원들이 참석 ⓒ 하재석

더불어 최근 불거진 '스님 비하 문항'에 대한 교육감으로서 사과와 더 이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교육공무원들의 반성이 이날 기원 법회와 더불어 있었다. 지난 9월 13일 실시한 경남지역 중학교 3학년 학업성취평가시험 때 사회과목 보기 중 '중이 고기 맛을 알면 파리도 남지 않는다'와 '내가 중이 되니 남아도는 것이 고기구나'라는 문항을 넣어 말썽을 빚은 바 있다.

a 타종식과 법회 중인 고영진 교육감 내외

타종식과 법회 중인 고영진 교육감 내외 ⓒ 하재석

a 마애사 주지 무진스님과 담소 중인 고영진 교육감, 진종삼 도의회의장, 진석규 함안군수.

마애사 주지 무진스님과 담소 중인 고영진 교육감, 진종삼 도의회의장, 진석규 함안군수. ⓒ 하재석

이날 고영진 경상남도 교육감을 비롯하여 진종삼 경상남도의회 의장, 진석규 함안군수, 정신선 교육위원회 위원 등 각 교육공무원들 법회에 앞서 마애사 무진주지스님에게 3배의 예를 올리고 고영진 교육감이 교육공무원을 대신해 사과했다.

a 축하떡을 자르기 전

축하떡을 자르기 전 ⓒ 하재석

마애사 주지 무진스님은 "사람은 실수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다. 하지만 반복하여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어차피 불교사상에는 미워할 대상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교육감께서 사과를 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손을 내밀어 주었다.

a 마애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마애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 하재석

고영진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교육에 관한, 제자에 관한, 애국심에 관한, 모든 것이 마음 속에 산재해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제 취임한 지 2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있을 때마다 사과를 하였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언제나 교육감에게 주어진다. 또 근래에는 불교를 비하하는 그런 일이 발생하였다. 오늘 이 시점이 기준이 되어 우리 교육 가족이 잘못된 점, 또 교육감의 행정 미숙으로 생긴 잘못, 또 불교뿐 아니라 어떤 특정한 종교를 폄하하는 그런 교육 현장은 사라져야 되고 또 우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그런 결의가 이 법회 속에 담겨 있다"며 "이 법회를 계기로 우리 경남 교육계에서는 두 번 다시 이런 불미스러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또한 "이 자리는 마애사 측에서 먼저 마련한 자리이기에 더욱 불교의 상생과 자비의 정신이 고맙고 오히려 경남교육발전을 기원하는 법회를 마련해주신 무진 주지스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a 마애사 주지 무진스님

마애사 주지 무진스님 ⓒ 하재석

무진 주지스님은 "경남교육감은 실천하는 정신을 우리는 본받을 만하다. 또 비하 문장 출제에 대해서는 저도 가슴이 많이 아프지만 그런 것을 내가 교육감 보고 잘못했다 사과하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 느끼고 반성하고 있기에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으니 다 풀고 놓고 더 이상 서로의 가슴에 어떤 앙금도 남김이 없기를 부처님전에 발원드린다"고 말했다.


함안중학교 이호성 선생님은 "우리 교사들이 가끔 학생들이 잘되라고 체벌도 한다. 또 이번 시험에 출제를 한 것도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기 위해서였는데 출제가 잘못되었다. 바로 불교폄하 문항이다 그래서 교육계가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그러니 오늘 이 법회를 통해서 지금까지 있은 모든 잘못들을 소멸하고 경남 교육 가족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a 경남교육단체총연합 구용회사무총장

경남교육단체총연합 구용회사무총장 ⓒ 하재석

구용회 경남교원단체총연합 사무총장은 "이번 법회에 스님폄하문항출제에 대한 잘못의 사과와 그런 일이 있은 것에 대해 교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이번 기회에 그 문제가 깨끗하게 씻기기를 바란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기대 속에 오늘의 법회가 열렸다. 더불어 우리 경남교육계가 한국교육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였다.


가을 산사에 3번의 범종소리가 울렸다. 고영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공무원들의 "불교 폄하문항"에 대한 잘못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앞으로 다시는 그런 종교폄하적인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 경남교육이 무궁한 발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법회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e-조은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e-조은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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