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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토) 경북고 체육관 강당에서 진행된 '통일 골든벨', 대구지역 고교생 60여명이 참석했다 ⓒ 허미옥
남한에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드디어 1,2위 순위가 가려질 수가 있을까?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도전! 통일골든벨을 울려라'. 오후 4시경부터 마지막 두 명을 남긴 채 30여분이 지나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았다.
주최 측은 당황했다. 준비된 50여 문제, 예비 문제 및 응원단 문제 등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순위를 가릴 수 없었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이하 김처장)은 "정말 당황했다. 남은 두 명의 학생은 예상문제로 제출된 내용은 거의 다 맞추고, 새로운 시사문제를 언급하면 같이 틀렸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김 처장은 상식과 시사 문제를 톡톡 털고 우연히 생각난 속담, '남한에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문제로 1,2위 승부를 가릴 수 있었다.
그 결과 '범 무서워 산에 못갈까?'라는 답을 쓴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이 1위, 대구광역시 교육감상과 함께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었고, 최후까지 함께 했던 같은 학교 허현정 학생이 아쉽게 2위로 물러나는 순간이었다.
지난 10월 29일(토) 오후 2시, 경북고등학교 체육관 강당에서 진행된 '2005 대구 청소년, 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이하 통일골든벨). 대구외국어고등학교, 효성여고, 구암고, 경명여고, 사대부고, 선산고, 혜화여고, 경북고 등에 재학 중인 학생 60여명이 참석, '통일이 보여요'라는 주제로 퀴즈풀기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들은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말과 글들로 가득 채웠다. 특히 성산고 2학년 황이삭 학생의 경우 북한여자축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화이트보드에도 축구선수들 이름을 꼼꼼하게 적어두었다. 뿐만 아니라 가끔 기발한 대답으로 좌중을 즐겁게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나라', '마음의 나라', 둘 다 맞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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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 www.nara2005.co.kr
몇몇 학생들은 주최측에서 제시한 답변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영국의 대니엘 고든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로서, 북한 소녀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과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라는 질문에 많은 학생들은 <어떤 나라> 또는 < A State Of Mind >를 적었다.
하지만 '마음의 나라'로 답을 기입한 한 남학생은 "인터넷포털사이트에는 '마음의 나라'로 해석하고 있다"라며 주최 측이 제시한 답안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영어로 된 제목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제목'은 제작자가 한국에 와서 밝힌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며 사태를 수습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 처장은 "2년 동안 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에게 통일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하지만 지금의 방식 즉 일회적 이벤트 형식으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는 1회적 이벤트 형식보다는 각 학교를 돌면서 매달 1회씩 또는 학교축제 등과 연계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하겠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교육위원대구시협의회, 세계평화청년연합대구경북지부, 대구KYC,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전교조 대구시지부, 청소년공동체'반딧불이' 대구경북지역통일교육센터가 주관, 대구광역시 교육청, 내일신문이 후원한 통일골든벨은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행사다.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홈페이지를 통해 예상문제 200여 문항이 기출문제 형식으로 제공되었고, 그 이외에 몇몇 참고사이트가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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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우승자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
ⓒ 허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