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여, 통일이 보이나?"

29일, '2005 대구 청소년, 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

등록 2005.11.01 18:08수정 2009.11.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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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9일(토) 경북고 체육관 강당에서 진행된 '통일 골든벨', 대구지역 고교생 60여명이 참석했다

29일(토) 경북고 체육관 강당에서 진행된 '통일 골든벨', 대구지역 고교생 60여명이 참석했다 ⓒ 허미옥

남한에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드디어 1,2위 순위가 가려질 수가 있을까?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도전! 통일골든벨을 울려라'. 오후 4시경부터 마지막 두 명을 남긴 채 30여분이 지나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았다.

 

주최 측은 당황했다. 준비된 50여 문제, 예비 문제 및 응원단 문제 등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순위를 가릴 수 없었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이하 김처장)은 "정말 당황했다. 남은 두 명의 학생은 예상문제로 제출된 내용은 거의 다 맞추고, 새로운 시사문제를 언급하면 같이 틀렸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김 처장은 상식과 시사 문제를 톡톡 털고 우연히 생각난 속담, '남한에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문제로 1,2위 승부를 가릴 수 있었다.

 

그 결과 '범 무서워 산에 못갈까?'라는 답을 쓴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이 1위, 대구광역시 교육감상과 함께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었고, 최후까지 함께 했던 같은 학교 허현정 학생이 아쉽게 2위로 물러나는 순간이었다.

 

지난 10월 29일(토) 오후 2시, 경북고등학교 체육관 강당에서 진행된 '2005 대구 청소년, 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이하 통일골든벨). 대구외국어고등학교, 효성여고, 구암고, 경명여고, 사대부고, 선산고, 혜화여고, 경북고 등에 재학 중인 학생 60여명이 참석, '통일이 보여요'라는 주제로 퀴즈풀기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들은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말과 글들로 가득 채웠다. 특히 성산고 2학년 황이삭 학생의 경우 북한여자축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화이트보드에도 축구선수들 이름을 꼼꼼하게 적어두었다. 뿐만 아니라 가끔 기발한 대답으로 좌중을 즐겁게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나라', '마음의 나라', 둘 다 맞지 않나요?

 

a  포스터

포스터 ⓒ www.nara2005.co.kr

몇몇 학생들은 주최측에서 제시한 답변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영국의 대니엘 고든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로서, 북한 소녀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과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라는 질문에 많은 학생들은 <어떤 나라> 또는 < A State Of Mind >를 적었다.

 

하지만 '마음의 나라'로 답을 기입한 한 남학생은 "인터넷포털사이트에는 '마음의 나라'로 해석하고 있다"라며 주최 측이 제시한 답안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영어로 된 제목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제목'은 제작자가 한국에 와서 밝힌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며 사태를 수습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 처장은 "2년 동안 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에게 통일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하지만 지금의 방식 즉 일회적 이벤트 형식으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는 1회적 이벤트 형식보다는 각 학교를 돌면서 매달 1회씩 또는 학교축제 등과 연계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하겠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교육위원대구시협의회, 세계평화청년연합대구경북지부, 대구KYC,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전교조 대구시지부, 청소년공동체'반딧불이' 대구경북지역통일교육센터가 주관, 대구광역시 교육청, 내일신문이 후원한 통일골든벨은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행사다.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홈페이지를 통해 예상문제 200여 문항이 기출문제 형식으로 제공되었고, 그 이외에 몇몇 참고사이트가 제시되었다.

 

a  최종 우승자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

최종 우승자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 ⓒ 허미옥

아쉽게 골든벨은 울리지 못했지만, 대구광역시 교육감상을 수상한 효성여고 장선영 학생을 만났다.

 

- 끝까지 승부를 가리기 힘들었는데, 일단 우승을 축하한다.

"중간에 패자부활전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살아났다. 우승을 기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놀랍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는다. 상품으로 받은 디지털카메라를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신정이나 자신의 생일에 모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선물하기도 했던 과일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서 많이 갈등했다. 그 이외에는 어려웠던 문제는 없었다. 주최 측에서 제시한 예상문제와 관련사이트,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둘러봤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 참가준비를 하면서 주위 친구들과 북한, 통일과 관련된 토론을 많이 했을텐데?

"맞다. 준비과정 중에 친구들과 북한관련 상식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로 놀라는 점이 많았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쇼킹한 뉴스는 북한에 105층 호텔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북한은 시골처럼 못 살거야'라고 생각하는데, 105층 호텔 등의 이야기를 듣고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 최근에 북의 조명애와 한국의 이효리가 함께 촬영한 핸드폰 광고는 어떻게 봤나?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 광고를 보면서 '아~ 통일이 가까워 졌구나?'라고 느끼기도 했지만, 조명애의 인터뷰 즉 '이효리씨 머리는 너무 치렁치렁, 외국여자 같다' 등의 내용을 들으면서 '통일이 또 다시 멀어지는구나'하고 생각했다."

 

- 학교 수업시간에 시사문제, 국제 정세 등을 주제로 토론하기도 하는가?

"최근에 세계사시간에 다루는 주제가 세계대전이다.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이 무슨 이유로 전쟁을 벌였는지'에 관해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왜 자꾸 남의 나라 일에 간섭하는지, 우리나라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 어른이 되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중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사회에 관심이 많다. 중국대륙을 누비는 통역사 또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 등을 하고 싶다." / 허미옥 기자

 

'2005 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 수상자 명단

시상내역 및 분류

- 대구광역시 교육감상 : 효성여자고등학교 2년 장선영 (상장 및 디지탈 카메라)

- 통일교육협의회장상 : 효성여자고등학교 2년 허현정 (상장 및 MP3)

- 대구경북지역통일교육센터장상 : 경명여고 1년 김수지 (상장 및 문화상품권)

- 통일교육위원 대구시협의회장상 : 외국어고등학교 1년 장수진 (상장 및 문화상품권)

- 세계평화청년연합 대구지부장상 : 경명여고 2년 이진옥 (상장 및 문화상품권)

- 대구KYC 대표상 : 경명여고 2년 오다인 (상장 및 문화상품권)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표상 : 효성여고 2년 박신혜 (상장 및 문화상품권)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표상 : 경북고 1년 이주신 (상장 및 문화상품권)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표상 : 성산고 2년 황이삭 (상장 및 문화상품권)

출처 : "청소년들이여, 통일이 보이나?" - 오마이뉴스

덧붙이는 글 |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2005.11.01 18:08ⓒ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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