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빼빼로데이엔 이 애비 소원 좀 들어다오

초콜릿 대신 연필 네자루를 선물하는 게 어떻겠니?

등록 2005.11.06 09:46수정 2005.11.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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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아! 아빠와 이야기 좀 하자."
"아빠! 무슨 일인데요?"


"너 작년 이맘때 배탈이 난 것 기억하지?"
"예~? 아아! 빼빼로 데이에 초콜릿 많이 먹어서 배탈 난 것 말씀하시는 거예요?"

"응 그래. 이번 11월 11일에는 초콜릿을 선물하지 말고 연필을 4자루씩을 선물하면 어떨까?"
"아빠! 빼빼로 데이에 어떻게 연필을 선물을 해요?"

"아니 잘 생각해봐. 작년에 보니까 초콜릿을 연필 모양으로 만든 제품들도 많더라. 그렇다면 진짜 연필을 선물하면 더 좋잖아."
"아이들은 연필이 아니라 초콜릿을 원한단 말이에요."

"그래도 현진이 니가 먼저 초콜릿 대신에 연필을 선물해봐. 그러면 다른 아이들도 다음에는 연필을 선물할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좀 그렇네요. 아빠."

"작년에 배탈이 나서 고생을 무지 많이 했잖아."
"알았어요. 아빠. 생각해 볼게요."


"난 현진이를 믿는다. 너의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며. 노폴레옹 파이팅!"

또다시 11월 11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빼빼로 데이입니다. 그런데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상술에 속아 넘어가 귀중한 용돈을 낭비할까.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배탈이 나서 방을 데굴데굴 구를까? 그리고 올해에는 얼마나 비싼 초콜릿이 상품진열장에 등장할까 걱정입니다. 주위에서 벌써부터 빼빼로 데이를 맞이하여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야단입니다. 빼빼로 데이가 학생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점점 심각하고 큰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작년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우리 아들 현진이가 빼빼로 데이에 초콜릿을 많이 먹어 배탈이나 엄청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올해에는 주기만하고 받지는 않겠다는 아들의 말을 들으니 작년에 단단히 고생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에게 제안을 하나 하였습니다. 이번 11월 11일에는 연필이나 볼펜 4자루를 선물로 하자고요. 아들은 저의 제안에 아직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설득해 볼 참입니다. 왜냐구요? 어른들의 상술 때문에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11월 11일에는 연필선물을
11월 11일에는 연필선물을노태영
11월 11일에는 연필로 선물을

교육적인 면에서도 너무나 비교육적입니다. 과도한 상술과 값비싼 제품들이 이미 아이들의 동심을 멍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10만원이 넘는 초콜릿이 팔렸다는 뉴스가 아직도 제 귀에 생생합니다. 어른들과 교육관계자들이 나서서 올바른 교육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이 11월 11일 하루를 위해 많은 아이들이 1년 치 용돈을 낭비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지나친 초콜릿 섭취는 막아야합니다. 초콜릿이 어린이 비만과 어린이 성인병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초콜릿을 아이들에게 먹도록 그대로 둔다면 어른들이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도 아니고, 어린이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건강에 좋고 훌륭한 먹을거리를 먹도록 지도하는 하는 것은 어른들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작은 이익을 위해 어린아이들을 이용하는 상술은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전혀 올바르지 못합니다.

건전하고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른들의 지혜와 애정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맡겨두기에는 도를 넘어버린 각종 기념일에 청소년다운 선물과 어린이다운 정성이 담긴 선물로 서로에게 사랑과 존경이 싹트도록 어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11월 11일에는 연필을 4자루를 선물하는 모두가 즐거운 날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노태영 기자는 남성고 교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노태영 기자는 남성고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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