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급식조례 부결 의원들 대가 치를 것"

급식운동본부, 8일 부평구청 및 구의회 규탄 기자회견 및 항의 방문

등록 2005.11.08 19:31수정 2005.11.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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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민 1만4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된 부평구학교급식지원조례가 지난 7일 부평구의회 도시경제위원회에서 7명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지역의 비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 구의회 앞에서 부평구학교급식지원조례제정 운동본부(이하 급식운동본부)와 민주노동당 부평구위원회가 '부평구청 및 구의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항의 뜻으로 구의회 출입문에 붙은 급식조례제정운동 서명용지들
항의 뜻으로 구의회 출입문에 붙은 급식조례제정운동 서명용지들장호영
급식운동본부 한상욱 공동대표는 "주민발의로 청구된 급식조례를 구의회가 부결 시킨 것은 구의원들의 수준이 어떤지 보여준 전형적인 사건"이라며 "이런 구의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게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힘을 모아 주민발의한 것이다. 더 이상 수준 낮고 질 낮은 구의원에게 기대지 말고 조례 제정에 함께하고 지지했던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끝까지 조례 제정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싸워나가자"고 밝혔다.

공무원노조 부평구지부 우영숙 부지부장은 "적극 검토하겠다던 구청장이 순식간에 돌변해 이해 못할 행동을 하더니, 구의회는 제대로 검토도 안하고 10분만에 날치기 부결을 시키고 말았다"며 "주민들의 심판을 받지 않으려면 구청장은 의회에서 조례가 반려될 시 20일 이내에 반드시 재의해야 할 것이며, 구의회는 만약 이번 회기를 넘긴다면 다음 회기에라도 반드시 처리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서명에 참여한 2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구청과 구의회의 행태를 알려내고 심판 할 것이며, 급식조례 부결 구의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항의 표시로 구의회 출입문에 급식조례 서명용지를 부착하고, 의회 방청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의회 사무국 직원과 청원경찰에 가로 막혀 방청은 못하고 본회의장 밖에서 침묵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20여분 후 구의회 정회시간이 되어 구의원들이 차를 마시러 밖으로 나왔고, 참가자들은 의원들이 모인 곳으로 몰려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구의원들은 피켓을 든 참가자들을 보고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구의원들은 "우리가 그 내용도 잘 알고 있고, 다 알아서 하는데 왜 여기서 이러냐?", "왜 임시회 중인데 여기서 방해를 하냐?" 등의 발언을 했고 참가자들은 "알아서 한다는 게 주민 2만 명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례안을 부결시키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실랑이가 오가는 중 한 구의원은 큰 목소리로 "그럼 그렇게 잘 아는 당신들이 와서 (구의원)해라"는 호통을 쳐 참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회시간 중 조례 부결에 직접 참여했던 한 구의원은 시위자들의 "왜 부결을 시켰냐?"는 질문에 "나 혼자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 그런 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급식조례안엔 정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주민들의 바람이 들어있다. 그 조례안은 다 읽어보기는 했냐?"고 묻자 대답을 회피하는 듯 서둘러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본회의장 앞에서 정회시간 중 차를 마시는 구의원들을 향해 항의 피켓 시위를 벌이는 참가자들
본회의장 앞에서 정회시간 중 차를 마시는 구의원들을 향해 항의 피켓 시위를 벌이는 참가자들장호영
급식운동본부는 9일 오전 9시 30분 구의회 앞에 모여 의회를 방청하고 구의원들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방청 도중 침묵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 이후에도 계속 구청 및 구의회 심판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급식지원조례는 이미 8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돼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인 조례이다. 부평구에서도 처음으로 1만4천명의 주민발의를 통해 급식조례 제정을 청구해 기대가 컸지만 구청에선 부정적 의견 제출, 구의회는 부결로 결국 조례 제정이 어렵게 됐다.


부평구청과 구의회는 이후 주민의 의사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급식운동본부는 주민들과 함께 계속적인 구청과 구의회 심판투쟁을 벌일 예정이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지역인터넷뉴스사이트 ICNEWS(http://ic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지역인터넷뉴스사이트 ICNEWS(http://ic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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