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9돌 한글날기념 외국인 한국어대회 장면김영조
남대문, 국보 1호 상징성은 약하다
그럼에도 과연 남대문이 국보의 1호의 상징성을 안고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국보 1호라고 하면 문화재청의 설명대로 그저 관리번호에 불과하며, 우리 나라 최고의 문화재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이런 일이 불거졌을 때 문화재위원들이 설명하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상징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른 모든 문화재는 기억하지 못해도 국보 1호만은 대부분 기억한다는 사실도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또 "문화재의 서열은 없다"는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우리의 조상이 남겨준 것들 중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있을까? 하지만 국보와 보물, 그리고 지방문화재로의 구분은 왜 해 놓았나? 그 자체가 이미 서열을 말하고 있음이다. 그런데도 그걸 덮으려 한다면 그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따라서 번호 체계가 굳이 서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도 상징성으로서의 의미마저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리석음은 버리길 바란다.
굳이 국보 1호의 상징성을 말한다면 남대문은 그 가치가 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보 1호의 상징성이라면 당연히 그것 하나만으로도 세계인이 한국을 대표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보 제1호 변경논란 쓸데없다"의 기사에 한 여행사를 하는 독자의 댓글은 우리가 모두 읽어 봐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문화유산 관리 선진국들도 급수를 매깁니다. 중요도에 따라서 보존 투자도 더 많이 하지요. 조상의 정성이 얼마나 많이 들어간 위대한 유산인가, 오래되기만 했을 뿐 정성이나 예술성은 없는 유산인가를 철저히 검증하여 따지지요. 그래서 가치가 있고 유명한 것을 국외에 홍보하지요.
솔직히 외국인들 한국 와서 국보 1호 남대문을 보면 '이 나라는 문화가 뛰어난 나라가 아니구나?'하고 오해해요. 만약에 훈민정음을 본다면 '아 이렇게 독창적이고 훌륭한 글씨를 이 나라는 갖고 있구나?'하고 생각해요. 인도 여행 가서 엘로라석굴, 아잔타석굴이 아니라 델리에 있는 남대문 같은 인도문이 인도의 국보 1호라고 생각해 보세요. '이 나라는 문화유산의 평가를 제대로 안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할 거예요. 꼭 바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