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구 범어동은 '아파트 분양 대전' 중

삼성래미안 등 대규모 분양 러시... 전문가 "냉정한 판단 필요"

등록 2005.11.12 14:19수정 2005.11.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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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 대전'에 돌입했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네거리 일대로 올해 연말까지 삼성물산을 비롯해 월드건설·두산산업개발 등 8개 업체가 4140가구를 추가로 분양하면서 아파트 물량이 봇물을 이룰 예정이다.

수성구 범어동 일대 분양 '봇물'

범어네거리 아파트 집중 현상은 대구시가 발표한 이 일대 개발계획과 연계돼있다. 대구시와 수성구는 지난해 수성뉴타운 계획·신도심개발 계획·맨해튼계획 등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 9월 2호선 개통으로 인해 아파트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도 이 일대 아파트 분양 시장 확대를 가속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분양 경쟁이 가열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8·31 부동산 대책 이후 수성구에서 대규모분양이 처음 이뤄지는 것이어서 향후 대구지역 분양 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분양 결과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매우 높다.

분양 대전에서 눈에 띄는 업체는 삼성물산이다. 진천1·2차·월성·대곡 래미안 등 달서구에서 주로 사업을 펼쳐온 삼성물산은 수성구 첫 진출을 앞두고 이번 삼성 래미안수성의 분양에 사실상 자존심을 건 홍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래미안 고품격 전략에 월드메리앙 '맞불'


a 삼성 래미안 수성 모델하우스 오픈을 앞두고 지난 9일 열린 앙드레김 패션쇼. 삼성 래미안은 이례적으로 모델하우스 오픈에 앞서 지역인사 400여명을 초청해 패션쇼를 열었다. 대규모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건설업체간 자존심을 건 분양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 래미안 수성 모델하우스 오픈을 앞두고 지난 9일 열린 앙드레김 패션쇼. 삼성 래미안은 이례적으로 모델하우스 오픈에 앞서 지역인사 400여명을 초청해 패션쇼를 열었다. 대규모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건설업체간 자존심을 건 분양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 삼성물산

11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삼성 래미안수성은 수성구 범어동 일대에 38평형~54평형의 467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분양한다. 삼성 래미안수성은 타 아파트와는 차별화된 고품격 아파트 이미지 전략으로 분양 수요자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 래미안수성은 모델하우스 오픈에 앞서 지난 9일 대구지역 주요인사와 고객 등 400여명을 초청해 앙드레김 패션쇼를 개최하면서 사전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래미안수성측은 패션디자이너인 앙드레김이 아파트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작업에 참여한 점을 꼽으면서 '명품'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홍보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


삼성 래미안수성은 또 모델하우스 운영에서도 고품격·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씨가 디자인과 아트 디렉팅을 맡은 삼성 래미안의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에게 피아노 라이브 연주를 제공하는 등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눈길을 끌도록 했다.

이외에도 헤어쇼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과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의 팬사인회 등도 모델하우스 오픈 기간 내내 벌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김청원 상무는 "대구 주거 선호도 1위인 수성구 지역에서 새로운 아파트 문화를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도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래미안수성과 동시 모델하우스 오픈을 시작한 월드건설의 범어 월드메르디앙도 사활을 건 분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범어 월드메르디앙은 34평형~82평형까지 규모로 총 800세대 중 600세대를 우선 분양할 예정이다.

오는 2008년 3월 입주 예정인 범어 월드메르디앙은 삼성 래미안수성의 명품 전략에 맞서 고객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강조하면서 차별화 홍보전략을 펴고 있다. 월드메르디앙측 한 관계자는 "삼성 래미안수성에 비해 효율적인 분양가 제시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입지 여건도 삼성 래미안수성에 비해 나은편이어서 분양 경쟁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범어 월드메르디앙은 모델하우스 오픈 기간 동안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월드메르디앙은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명품브랜드 제품을 시중가의 10%에 구매할 수 있도록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청약자들에겐 유명 뮤지컬 공연 입장권과 계약자들에겐 해외 여행권 등 혜택을 준다.

건설업체간 자존심 건 분양 경쟁

이외에도 연말까지 두산산업개발의 두산위브 더제니스 등 6개 중·대형 건설업체가 연이어 아파트 분양 경쟁에 뛰어들면서 대구 수성구 아파트 분양 경쟁은 더욱 각축전을 뛸 전망이다.

범어동 일대에 분양 예정인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대구지역에서 수성구가 고급주거지로 인식되면서 범어동 일대의 건설업체 경쟁은 건설업체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나 다름없다"면서 "특히 8·31 부동산 대책이후 위축된 아파트 분양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싸움인 만큼 각 업체가 시장을 우선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 건설업체 관계자 등은 이번 수성구 범어동 일대의 '아파트 대전'의 결과에 따라 내년 아파트 분양 시장과 가격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건설업체와 분양 시장 자체가 범어동 일대의 아파트 분양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건설업체의 사활을 건 홍보전략에도 불구하고 실제 분양 시장이 침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공세가 순풍을 탈 수 있을지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전문가들 "소비자 냉정한 판단 필요"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아이너스리서치'가 8.31 부동산 대책의 대구지역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1995가구와 9월 이후 1936 가구의 분양 수요를 비교 분석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번 조사 결과 8.31대책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겠다는 비율은 36.3%였지만, 대책이 나온 뒤에는 18.6%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성구 지역의 경우 신규 아파트 분양 희망자가 40.1%에서 17.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의 분양 받으려는 가구가 23.7%에서 13%로 줄어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 건설업체의 분양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광고 전문회사인 (주)서진애드컴의 한상철 이사는 "8.31부동산 종합대책 시행 이후 수성구에서의 첫 대규모 분양이어서 업체간의 경쟁도 더욱 심하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은 것 같다"면서 "결국 수성구 인근사업지내에서의 분양이라면 향후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아파트쪽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 부동산평론가는 "최근의 수성구 일대의 건설업체 분양 경쟁이 실제적인 시장보다는 분양 경쟁과 광고로 인한 과열 양상을 띄면서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면서 "소비자들 업체들의 과열된 분양 경쟁에서 비롯된 선택보다는 냉정한 판단으로 분양 신청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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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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