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주부가 밥솥을 던진다면?

[가난 털기 가르치는 책 ③]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

등록 2005.11.18 11:29수정 2005.11.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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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 앞표지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 앞표지 ⓒ 이지북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을 한 자리에 모은 책이 나왔다. 매일경제 중소기업부가 쓴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이지북 펴냄)가 그것이다.

모두 40개 회사다. 한 회사의 DNA를 포착하여 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40개 회사나 된다.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기자와 과거에 그 부서에 몸담았던 기자들이 힘을 모았다.


모두 5부작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부별로 기업의 성공 특징이 다르다. 1부는 '거꾸로 달린 눈-발상의 전환이 신화를 만든다', 2부는 '두 개의 뇌, 여덟 개의 팔다리-노력을 아끼지 말고 열정으로 승부하라', 3부는 '미래의 냄새를 맡는 코-미래경영은 우리가 한다', 4부는 '혈액형은 올인형-우리는 한 우물만 파서 대박을 일궈 냈다', 5부는 '끼는 무한대-창의력이 경쟁력, 감각으로 승부하라'.

각 부에서 다룬 중소기업은 아래와 같다.

△1부 - 쿠쿠홈시스, 손오공, 블루클럽, 광주요, 까사미아, 유닉스전자, 맥스무비, 레인콤.
△2부 - 트렉스타, 이화다이아몬드, 이건산업, 웅진코웨이, 오로라월드,휴맥스, 팅크웨어, 네오세미테크.
△3부 - 코아로직, 해빛정보, 신지소프트, 디에이피, 잘만테크, 씨디네트웍스, 모젬, 리디스테크놀로지.
△4부 - 엔터기술,성호전자, H&P, 오스코텍, 엠피오, 블루버드소프트, 서울통신기술, 제3.
△5부 - 넥슨, SWC, 그린케미칼, 한국메가스포츠상사, 유니더스, 셀파크, 새턴바스, 백산OPC.


성질이 급한 사람은 밥을 시켜놓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독촉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마솥밭을 하는 식당에서는 미리 '15분쯤 기다리셔야 합니다' 하고 알려준다. 그런데 그렇게 미리 알려주지 않고 독촉하는 손님에게 충고하듯이 "가마솥밥을 5분 만에 해달란 말예요?" 하고 말했다면 이것은 장사로서 빵점이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고객을 정말 왕처럼 모시는 기업으로는 쿠쿠홈시스가 단연 빛난다.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오는 불만사항은 담당자가 살펴보고 보고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부사장은 물론 대표이사에게까지 이메일로 곧바로 통보된다. 이럴 때 담당자는 고객의 불만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터.


쿠쿠홈시스가 일제 코끼리 밥통을 국내시장에서 몰아낸 뒤, 따라잡으려고 하는 대기업도 따돌리고 밥통 시장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까닭은 바로 '고객은 항상 옳다'는 경영격언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령 고객이 억지 불만을 내세우더라도 회사에 고칠 부분이 없는지를 먼저 살핀다.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덕을 본 것도 있다. 밥솥으로 지은 밥을 따뜻하게 보온하고 먹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올라오자, 이 제안을 귀담아 들은 쿠쿠홈시스는 보온 전용 내솥을 개발해냈다. 또한 쿠쿠밥솥에 이동바퀴와 운반용 손잡이를 달아놓은 것도 고객의 아이디어였다.


뿐인가. 안전검사가 108가지가 포함된 신제품 테스트가 무려 370여 항목에 이르는데, 이 테스트 중에는 화가 난 주부가 밥솥을 던지는 것을 감안한 실험도 있다고 한다. 1년에 10톤 정도의 쌀을 쿠쿠홈시스 연구소가 소비할 정도로 품질 테스트는 자상하고 엄밀하다.

이처럼 40개 회사마다의 개성 만점의 특성이 쪽쪽마다 재미있게 써져 있어 경제 및 경영 서적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 기업을 활유화한 것처럼 생각하고 읽는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매일경제 이동주 중소기업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작지만 강한 기업들에게 공통된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도 한 가지일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DNA를 바꾸고, 그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뇌세포를 가동한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중소기업'들은 외부환경에 자비를 구하지 않는다. 배고픈 공룡이나 싸늘한 빙하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 '머리말'에서

또한 '통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 '끝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미래를 경영'하는 기업마다의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다. 성공하여 잘 나가는 중소기업들은 경제신문이나 일간지 경제면에 자주 소개되지만, 이렇게 한 묶음으로 40개 기업의 '잘 되는 이유'와 '경영 전략 노하우'를 접할 수 있다는 건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여러 업종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도, 이미 시작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강한 중소기업 DNA가 다르다 - 세계에서도 통하는 한국의 중소기업 40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지음,
이지북,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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