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바다 '충주호'에 가다

인공호수가 빚어내는 절경에 탄성이 절로

등록 2005.11.19 12:32수정 2005.11.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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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는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다목적댐인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다. 충주와 제천, 단양을 에워 싸면서 산중 바다를 이루고 있는데 그 면적이 97평방 km에 이르러 담수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은 곳으로 유명하다.

충주호는 한마디로 바다가 없는 충청북도에 내륙의 바다를 이루는 곳이다. 충주호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유람선 관광이 으뜸이다. 유람선이 운행되는 구간은 충주댐 나루에서 청풍 장회 신단양까지 53km에 이르는 뱃길로 월악산과 단양8경의 비경이 이어져 즐겁고 상쾌한 유람이 된다.


일반적으로 충주-청풍-장회 구간과 청풍-장회 왕복구간을 주로 이용하며 충주에서 월악나루를 왕복하는 구간도 운행 중이다. 이 중에서 으뜸가는 비경은 청풍과 장회를 오가는 구간으로 단양8경 중 하나인 옥순봉과 구담봉이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은데 관광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곳이다.

구담봉의 기암절벽은 거북을 닮았다
구담봉의 기암절벽은 거북을 닮았다김정수
구담봉은 기암절벽이 거북의 모습을 빼닮았는데 물속 바위에 거북무늬가 있다고 하여 구담이라 불린다. 바위를 층층이 쌓아올려 하나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옥순봉은 바위들이 솟아있는 형상이 대나무싹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람선이 지나가면서 보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더욱 신비롭다. 바위 기둥들이 때로는 장승 같고 때로는 장군상을 닮았다.

옥순봉이 기암이 깍아지른듯 서있다
옥순봉이 기암이 깍아지른듯 서있다김정수
충주호 유람선 관광은 주변 산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10월 중순에서 말경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충주호 인근에는 이름난 관광지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 된다. 장회나루에서 옥순대교를 거쳐 청풍대교로 이어지는 호반도로는 충주호를 끼고 돌아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충주호를 바라보며 휴식하기 좋은 공원으로는 탄금공원과 중앙탑공원이 있다. 충주시 칠금동의 탄금대 일원에 자리한 공원이 탄금공원이다. 탄금대(충청북도 기념물 제4호)란 신라 진흥왕 때 가야국에서 가야금을 갖고 망명해 온 악성 우륵이 망국의 한을 달래며 이곳에서 가야금을 탔다고 하는데서 유래된 지명으로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배수진을 치고 왜적과 격전을 벌였던 전적지로도 알려져 있다.


충주호 장회나루에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충주호 장회나루에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김정수
공원 입구에는 우륵선생 추모비, 조웅장군 기적비가 세워져 옛 선현들을 기리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임진왜란 당시 숨진 신립 장군과 8000여 병사들의 혼을 달래기 위한 팔천고혼위령탑이 세워져 있어 잠시 숙연해진다. 인근에는 신립장군 순결비가 세워져 있다.

호수변을 따라 가다보면 탄금정이 시선을 끈다. 탄금정에 올라서면 충주호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탄금공원에서 전망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 탄금정 아래에는 열두대가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100척이나 되는 높이의 절벽이 자리하고 있는데 신립장군이 전쟁 당시 열 두번이나 오르내리며 활줄을 물에 적시어 쏘면서 병사들을 독려하였다 하여 열두대라고 한다. 이곳에 서면 충주호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섬의 풍경이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충주호에 물안개가 자욱이 깔려 있다
충주호에 물안개가 자욱이 깔려 있다김정수
예전에 남한강이 흘렀던 곳이 댐이 생기면서 호수가 되어 더욱 잔잔해졌다. 이렇게 경치가 빼어나고 조용한 곳에서 전투가 그렇게 치열했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그토록 가슴아픈 역사를 견뎌내었기에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를 일이다.

탄금공원에서 창동을 지나 가금면으로 향하면 탑평리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 중앙탑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보 제6호인 탑평리 7층석탑을 비롯해 조각공원, 충주박물관, 수석전시관이 함께 들어서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탑평리 7층석탑은 우리나라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중앙탑으로도 불린다. 국내에 현존하는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공원 중앙의 평탄한 언덕 위에 서서 웅장함을 자랑한다.

중앙탑 공원의 탑평리 7층석탑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었다
중앙탑 공원의 탑평리 7층석탑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었다김정수
가을이 오면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충주호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인데 중앙탑공원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제일이다. 일출 직전의 새벽에 맞이하는 물안개는 하나의 판타지로 다가온다. 물안개는 일교차가 가장 심한 11월과 이듬해 3월에 특히 많이 피어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 역시 꼭 둘러보아할 여행지이다. 댐 건설로 인해 수몰지역내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원형대로 이전 복원하면서 만들어진 관광단지로 제천시 청풍면의 호수변에 자리잡고 있다. 드라마 <대망>, <장길산>과 영화 <청풍명월>이 촬영된 SBS드라마 세트장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탄금정에서 바라본 충주호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탄금정에서 바라본 충주호의 모습이 이국적이다.김정수
주요 세트 시설로는 관청가13동, 육의전20동, 기와 및 초가객주8동, 제지소5동, 어시장20동, 양반가, 중인촌, 빈민촌 등이 들어서 조선시대로 돌아간듯한 착각에 빠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트장과 청풍루 등만 둘러보고 돌아가는데 발품을 조금만 팔면 멋진 경관과 만나게 된다.

망월산성이나 망월루에 올라서서 만나는 충주호의 전경은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충주호 조망지로는 으뜸인데 드라마세트장과 문화재단지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 된다. 조용하게 충주호를 바라보며 휴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청풍문화재단지의 <SBS> 드라마 세트장 전경
청풍문화재단지의 드라마 세트장 전경김정수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사인암이나 도담삼봉 역시 못보고 가면 서운해할 명소들이다.
사인암은 대강면 사인암리의 계곡 옆에 자리하고 있는데 수백 척 높이의 기암절벽 위로 노송이 자라고 있어 그 풍취가 해금강을 연상케한다.

도담삼봉은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단양읍 도담리의 강 위에 솟아있는 바위다. 장군봉(남편봉), 첩봉(딸봉), 처봉(아들봉)으로 불리는 3개의 바위가 강물 위로 솟아오른 비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담삼봉 주변에는 음악분수대도 설치되어 있어 멋진 물줄기를 뿜어대는데 분수의 야경이 특히 볼만하다. 도담삼봉 역시 새벽녘에 바위 주변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늦가을의 정취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

관광문의 : 장회나루 043-423-8615~6, 청풍나루 647-4566
청풍문화재단지 640-5711, 도담삼봉 이동관광안내소 422-3033

교통정보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를 빠져나온다. 금성방면으로 우회전하여 12.4km를 달리다 청풍대교를 건넌 후 청풍문화재단지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km를 더 가면 청풍문화재단지이다. 문화재단지 아래쪽에 청풍나루가 있다. 단양방면으로 계속 달리면 장회나루, 사인암, 도담삼봉이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청풍명월 여행 기사 공모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며 CJ케이블넷, 경남방송 리포터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등이 있다. 은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으로도 출간되었다.

덧붙이는 글 청풍명월 여행 기사 공모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며 CJ케이블넷, 경남방송 리포터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등이 있다. 은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으로도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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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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