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도청수사 재개... 전 국정원장 구속 연장

"이달 안에 도청자료 유출 수사 마무리"... 김영일·이부영 소환 검토

등록 2005.11.24 11:39수정 2005.11.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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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의 사망으로 중단됐던 검찰의 도청 수사가 사흘 만에 재개됐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4일 불법 감청 혐의로 구속된 임동원·신건 전직 국정원장의 재직 당시 비서실 관계자 등 국정원 전·현직 직원 2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날 오후에는 김은성 전 차장을 소환해 국정원 불법 감청 실태 등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 전직 원장의 불법 감청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관련된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을 불렀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23일) 두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구속기간 연장 결정을 받았다.

김영일·이부영 전 의원 소환... 홍석현 전 주미대사 재소환 검토

검찰은 또 늦어도 이달 안에 도청자료 유출 사건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2002년 한나라당이 폭로한 도청 문건과 관련,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영일 전 의원과 선대위원장이었던 이부영 전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이 한나라당 당사 등에서 폭로한 문건이 국정원에서 작성한 도청 자료와 일치할 경우 이들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가 가능해진다.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 역시 당시 국회에서 '국정원의 도청 자료'라며 문건을 공개했지만 국회에서의 발언이라는 점 때문에 면책특권이 적용, 사법처리 대상에서는 멀어진다.


검찰은 또 '삼성 불법 대선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참여연대 고발 건과 관련 '자금 전달책'으로 지목된 홍석현 전 주미대사에 대해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6일 검찰에 소환돼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홍 전 대사는 도청테이프에 녹취된 자신과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 본부장의 대화 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진실 고백이 고통이 되는 '족쇄' 풀어줘야"

도청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이 날 기자들과 만나 "어느 인터넷매체에서 '도청 사실이 밝혀질 수밖에 없는 현실, 그럼에도 진실을 덮고 가려는 일부 시도, 그 사이에서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고통이 되고 있는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는 칼럼을 읽고 상당히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며 도청 수사에 따른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23일 '국정원 사람들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유창선 칼럼'을 보도한 바 있다.(아래 관련기사 참조)

한편 검찰은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 전쟁"이라는 발언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25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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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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