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갈색 이중그림자 슁글장승현
솔둥지라고 수강생이 새로 들어왔다. 잘 아는 후배로 컴퓨터 일을 했는데 <오마이뉴스>에 실린 내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고 했다. 이 수강생과 그 전에 있던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안성 공사 마감에 들어갔다. 안성은 15평짜리와 20평 짜리 집 두 채인데 기초부터 골조까지 쉽게쉽게 올라갔다.
이 집 주인은 학교 선생님으로 인근에 있는 학교에 다니시는데 몇 년 전부터 자연이 좋아 시골 저수지가 있는 풍경에 자리 잡고 계셨다. 작은 안채와 사모님이 도자기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짓는 것인데 두 분 모두 자연을 알고, 시골 생활을 즐길 줄 아는 분이셨다.
저수지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두 식구가 먹을 건 손수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지시고 주변에 있는 풀들과 자연 그 자체와 함께 할 줄 아는 분들이셨다. 그런데 문제는 장마 기간이라 공사 시작한 기간은 40일이 넘었는데 실제 일을 한 날짜는 13일정도 밖에 안 됐다는 점이다. 하루 일 하고 이틀 정도 비가 오고, 하루 일하고 삼일 정도 비가 오고, 계속 그러다 보니 일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다.
안성은 더위와 싸워야 하는 곳이었다. 그때는 한창 무더위였고, 직사광선과 맞닥뜨려 작업능률이 떨어졌다. 수강생들도 이런 무더위에서 처음 일을 해보는 사람들이라 체력의 한계가 와 더욱 힘든 작업이었다. 다행인 게 이곳에는 아주 깨끗한 계곡이 있어 일을 하다 더우면 그냥 계곡 속으로 뛰어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계곡 위에 임시로 폭포까지 만들고 그 위에 평상까지 만들어 우리들의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마치 여름휴가라도 나온 기분이었고 그 참에 코펠과 냉장고까지 가져다 놓고 새참을 해 먹기도 했다. 우리는 우선 외부를 주축으로 공사를 마무리를 했는데 비 오는 날을 피해 지붕공사를 시작했다. 지붕공사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동 플래싱(flashing) 작업이나 물받이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