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감동속으로 떠나는 온천 여행

<폭풍속으로>촬영지 덕구온천과 울진여행

등록 2005.11.26 14:17수정 2005.11.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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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사동항의 구름위로 해가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울진 사동항의 구름위로 해가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김정수
덕구온천스파월드 노천온천탕의 전경
덕구온천스파월드 노천온천탕의 전경김정수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는 단번에 울진을 관광명소로 부상시켰다. <폭풍속으로>는 덕구온천호텔을 비롯해 대가실오픈세트장, 죽변항, 사동항, 촛대바위 등지에서 촬영을 했다.

나는 덕구온천에 2003년 가을 34일간의 전국일주 여행 때 처음 다녀왔으며, 드라마를 보고 지난해 여름에 다시 찾았다. 2004년 7월말 밤 12시경 마산을 출발해서 새벽4시에 울진에 도착해 1시간 정도 차에서 눈을 붙인 후 사동항 일출을 보았다.

사동항 등대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데이트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일출이 멋지게 떠오르기는 했지만 위치 선정이 나빠서 제대로 된 사진은 한 장도 못 건졌다. 대신 어스름한 사동항의 여명은 그 빛깔이 제대로 담겨서 위안이 되었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 있는 방파제 위로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른 가운데 배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4시간이 넘는 심야운전의 피로감을 씻어주었다. 이후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의 촬영지인 불영사와 행골리 대나무밭을 둘러본 후 덕구온천으로 향했다.


덕구온천은 북면 덕구리에 자리한 온천으로 자연적으로 용출되는 온천수로 유명하다. 수온은 41.8℃로 약알카리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신경통, 관절염, 피부질환, 당뇨병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덕구온천스파월드 액션스파에서는 수영도 가능하다
덕구온천스파월드 액션스파에서는 수영도 가능하다김정수
덕구온천스파월드 테라쿠아의 시원스런 물줄기
덕구온천스파월드 테라쿠아의 시원스런 물줄기김정수

덕구온천호텔은 <폭풍속으로>에서 차미선(송윤아분)이 호텔프런트 직원으로 근무하던 곳이다. 덕구온천호텔은 지하2층, 지상4층 건물이다. 입구로 들어서자 낯익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드라마의 무대가 되었던 호텔로비와 프런트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벽면에는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포스터와 촬영 장면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다. 눈에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깔끔하면서 다소 소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로비 한쪽 끝에 자리한 프런트에는 직원 한명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고, 그 뒤쪽 벽면에는 6개의 시계가 전 세계의 서로 다른 시간으로 바삐 돌아가고 있다.

2~4층은 호텔객실로 송윤아와 김석훈의 베드신 촬영이 이루어진 곳은 315실이다. 이 방은 두 개의 침대를 갖춘 트윈룸으로 둘의 애틋한 사랑이 한결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던 공간이다. 방으로 들어서면 연인의 향기가 전해져 오는 듯하다. 315실은 연인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들이 꼭 묵고 싶어 하는 방으로 이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지하에는 덕구온천스파월드를 비롯한 온천시설이 자리하고 있으며 1층에는 드라마의 주무대였던 프런트와 로비를 비롯해 연회장, 웨딩홀, 한식당, 양식당, 토산품점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덕구온천스파월드 노천탕인 폭포탕에 어린이가 뛰어들고 있다
덕구온천스파월드 노천탕인 폭포탕에 어린이가 뛰어들고 있다김정수
드라마 <폭풍속으로>에서 베드신이 촬영된 덕구온천호텔 315호실 내부
드라마 <폭풍속으로>에서 베드신이 촬영된 덕구온천호텔 315호실 내부김정수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스파월드 안으로 들어섰다. 욕조 가운데에 분수처럼 요란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테라쿠아가 눈길을 끈다. 탕 속으로 들어서자 미끈거리는 느낌이 들었고 너무나 좋았다. 위쪽에서 3개의 물기둥이 내려오는 공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어깨와 머리 뒤로 강한 압력의 물기둥이 내리 꽂혀 안마를 받는 것 같았다.

그렇게 10여 분을 물기둥을 맞고 있으니 상체의 피로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옆에 있는 액션스파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바닥에서 물기둥이 올라온다. 다리와 허리쪽에 물기둥이 닿도록 앉아 있으니 하체의 피로도 한결 덜했다. 액션스파의 한쪽 공간은 길게 이어져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린이 슬라이드도 있어 물미끄럼틀을 타는 꼬마아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테라쿠아에서 튜브를 가지고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가족들이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도 많이 보인다. 어느 정도 몸이 개운하져서 노천온천탕으로 나갔다.

레몬탕, 자스민탕에서는 특유한 은은한 향이 나와 기분까지 좋아졌다. 요즘 유행하는 반신욕탕은 욕조가 나무로 되어있어 나무벤치에 앉아 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두 개의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포탕은 아이들이 튜브를 타고 물놀이에 여념에 없다. 한 녀석이 다이빙을 하듯 탕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다양한 형태의 탕을 갖추고 있어서 지루해 하지 않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탕 속을 5~10분 정도 번갈아가며 오가는 사이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피로를 풀면서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 덕구온천이다.


덕구온천 입구의 모텔에서 1박을 한 후 이튿날은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또 다른 촬영지를 돌아보았다. 죽변항 안쪽의 바닷가 언덕에 자리한 대가실 오픈세트장은 드라마가 방영된 후 한동안 수많은 인파가 몰려 몸살을 알았던 곳이다.

송윤아가 근무하던 덕구온천호텔 프런트
송윤아가 근무하던 덕구온천호텔 프런트김정수
촛대바위가 있는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차들
촛대바위가 있는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차들김정수

멋진 해안선을 배경으로 주인공 현태(김민준분)와 현준(김석훈분)의 집이 등장했다. 기억자 모양의 그림 같은 기와집은 가운데 부분만 2층 구조를 한 독특한 형상이다. 집 안마당에는 우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집의 끝 안쪽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외로이 서 있다. 그 앞에는 현태가 치던 샌드백이 돛대에 걸려 있다. 소나무는 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김민준 소나무’로 불리고 있다.

집은 나무로 된 울타리와 나무대문으로 에워싸고 있어 1970년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건물 뒤쪽으로 드넓게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수평선이 길게 이어져 시원스런 전망을 자랑한다. 세트장 앞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절경 앞에 다들 ‘김치’하고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집 뒤쪽으로 빨간색 성당세트도 함께 세워져 있다. 집 우물이 있는 아래로 바다로 연결되는 계단이 이어진다. 그 아래에는 멋들어진 바위해안이 자리하고 있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바위들이 길게 이어져 있어 걷는 데는 다소 불편하지만 바닷가 정취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파도가 갯바위에 부서지는 풍경이며, 파도소리가 가슴을 때린다. 갯바위에 올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여유롭다.

사동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 가다보면 촛대바위가 나온다. 원래 바위는 큰 암반이 이어져 있었는데, 도로를 내면서 잘려나가 촛대 모양의 바위로 남아있다. 해안도로와 수평선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사람들의 발길을 멎게 만든다. 하지만 해안도로 옆으로 철책이 이어져있어 조금은 갑갑했다. 한쪽 끝에 차를 세우고 산책로를 따라 산을 조금 올라서자 해안도로와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드라마 <폭풍속으로> 오픈세트장 전경
드라마 <폭풍속으로> 오픈세트장 전경김정수
덕구온천호텔 입구에 있는 드라마 <폭풍속으로> 포스터
덕구온천호텔 입구에 있는 드라마 <폭풍속으로> 포스터김정수

기다리다가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30여 분을 촬영하다 내려가니 누군가가 내 차에 새겨진 홈페이지 주소를 보고 아는 채를 했다. 1년에 한두 번 만날까 말까한 작가의 독자다. 포항에서 올라왔다며 자전거로 전국일주 중이라고 했다.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었다. 한동안 신용카드 영수증에만 사인을 하다가 모처럼만에 팬을 만나 사인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후 삼척, 강릉, 양양, 평창을 거쳐 4박5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맛집 & 추천숙소
덕구온천 입구의 할머니손두부(054-782-6338), 북면 나곡1리의 느티나무횟집(782-0935), 불영사 입구의 불영사식당(782-9455)이 권할만한 식당이다.
덕구온천단지에 자리한 덕구온천호텔(782-0677, http://www.spa-world.co.kr), 벽산 덕구온천콘도(783-0811~3)의 시설이 편리하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 동해고속도로 동해 IC -> 동해 -> 삼척 -> 울진부구 -> 덕구온천 -> 죽변 -> 대가실 오픈세트장
대중교통 : 울진터미널에서 덕구온천 또는 죽변행 버스 이용

덧붙이는 글 |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며, CJ케이블넷 경남방송 리포터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도 출간되었다.

덧붙이는 글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며, CJ케이블넷 경남방송 리포터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도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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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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