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노을지는 가운데 안양천변에는 추운 날씨 탓인지 운동나온 이들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유영수
집을 나서 광명대교 쪽으로 향하던 중, 구로구청을 지나자 조금씩 불그스레한 기운을 띠기 시작하는 태양이 타워크레인 뒤에서 웃고 있다. 마치 '나 조금만 있으면 붉게 물들 시간이니까 빨리 와서 카메라에 담아가세요'하고 귀엣말을 속삭이는 듯하다.
타워크레인과 그 주변으로 넓게 퍼지는 햇살의 정경이 나 혼자만 보기 아까워, 잠시 차를 갓길에 세우고 몇 번 셔터를 눌러본다. 그렇게 조금 가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고 하는 작업을 세 번 반복한 후에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역시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광명시 도심과 주택가는 물론 저 멀리 도덕산의 산자락과 굽이쳐 흐르는 안양천 물줄기까지, 멋진 노을 풍경을 연출해 내는 데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모두 가세해 최고의 촬영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흐뭇함에 취해 있다 흥분된 가슴을 진정시키고 본격적으로 촬영에 임한다.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는 하지만 초겨울 기온인데다 강바람이 워낙 매서워 자꾸 외투를 여미게 만든다. 만만치 않은 기온 탓인지 안양천변에는 운동 나온 시민들이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