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철교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김정수
아들녀석이 만 3세 생일을 맞이하고 4일이 지난 10월말의 토요일에 가까운 창녕화왕산 산행에 함께 나섰다. 상쾌하고 맑은 하늘이 가을의 깊이만큼 높이 걸려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통행권을 뽑자 아들 녀석이 한마디 거든다.
"그거는 왜 뽑아요?"
"응, 통행권이야. 고속도로는 돈 내고 가야하는데, 나중에 나갈 때 간 만큼 돈 내야 해!"
녀석의 궁금증에 답한 후 다시 달린다. 창녕군 남지읍 다리를 지날 무렵이었다.
"아빠, 저거 바다에요?"
"아니, 강이야. 낙동강. 저 아래로 계속 흘러가다가 나중에 바다가 되는 거야."
"근데 왜 고기가 안 보여요?"
"저 밑에 사는데, 지금 맘마 먹으러 가서 안 보이는거야."
녀석의 궁금증은 계속된다. 아직 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물이 많이 있으니까 당연히 물고기가 살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속도를 줄이면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위로 햇살이 번들거린다.
'그 많던 물고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녀석의 질문에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외갓집이 창녕이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버스타고 숱하게 지나쳤던 곳인데, 고기는 한 마리도 안 보인다. 20~25년 전쯤에는 아이들이 맨손으로도 심심찮게 고기를 잡아올렸는데 지금은 주말인데도 낚시하는 이조차 없다.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해 맘마 먹으러 갔다고 둘러댄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11월에 남지철교에 갔을 때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물고기 한 마리 발견하지 못했다. 잠시 딴 생각하는 사이 녀석이 또 뭐라 그런다.
"뭐라고?"
"집이 기차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