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다시 강남 집값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 잠실 3단지 재건축 아파트 현장.오마이뉴스 박수원
강남 재건축 시장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인 송파구 잠실시영아파트와 잠실 주공 단지들. 이 지역 역시 8·31 부동산대책 이전 수준으로 집값이 회복됐다는 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의 공통된 분석이다.
2008년 10월 입주 예정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시영아파트(6864세대) 32~33평의 시세는 7억2000만 원 선으로 최고점까지 올라갔던 올해 4~5월 가격을 회복했다. 신천동 C공인 중개소 김아무개 중개사는 가격 상승 요인을 세가지로 꼽았다.
"송파구의 경우 112층 규모의 제2 롯데월드 건축이라는 호재와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8·31 대책이 연말인데도 국회에 들어가서 미적거리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 8·31 대책이 어떻게 통과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대체적으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월드 건너편에 위치한 잠실주공 5단지 역시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34평, 35평, 36평 4000여 세대로 구성된 이 곳은 8·31 부동산대책 통과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4평~36평의 경우 시세는 9억5000만 원-10억5000만 원에 형성돼 있지만 국세청 기준시가는 4억5000만 원~5억5000만 원 사이다. 기준시가의 시세반영률이 50%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나 실거래가가 기준시가에 반영되고, 8·31 부동산대책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주택 6억 원으로 확정되면 세금고지서에 찍히는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지난 2000년부터 잠실 5단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한다는 D공인중개소의 정아무개씨는 "주공 5단지는 정부 정책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라면서 "8·31 대책 이후 8억 원 초반에 나온 물건이 몇 개 팔리고 나서는 금방 5000만 원~1억 원이 올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씨는 "부채도사도 알 수 없는 게 대한민국의 부동산 가격"이라면서 "2000년에 처음 중개소를 열었을 때 잠실 5단지 가격이 3억 원이었는데 지금 10억 원이 넘는 것을 보면서 요지경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철만 되면 개발공약이 쏟아지고,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버블이 꺼져야 사람들이 바뀌지 않겠느냐"고 회의적이 반응을 나타냈다.
정치권의 선택, 예의주시하는 강남
종부세 9억 원 현행 유지를 주장했던 한나라당은 30일 "강남 부자들만 대변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열린우리당에 감세안과 종부세 빅딜을 제안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부동산대책 후속입법은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연내 입법이 다급한 상황에서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8·31 대책이 시장에서 약발을 받기 위해서는 후속입법의 국회통과가 올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회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어온 강남은 숨 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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