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인터뷰.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당의 중심에 어떤 세력이 서야 하는지가 문제다. 역시 중도개혁 세력이 돼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40대 기수론' 해봐야 누가 있나. 손에 꼽히는 '남원정'을 포함해 몇 명에 불과하다. 연령과 상관없이 중도개혁 세력을 확대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위기 돌파방안으로 '40대 역할론'이 떠오르면서, 한나라당의 소장파를 대표하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남원정'의 한 축인 남 의원은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내 개혁세력의 외연확대를 위해서 스스로 남원정이라는 개혁세력의 타이틀을 반납할 때가 됐다"고 답했다. 남 의원은 "(비판)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며 "한마디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자리로 가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남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역시 호남과의 제휴, 연대, 화해"라며 "한나라당이 호남과 화해하려면 중심세력이 변하고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때문에 내년 6월경에 열릴 전당대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원정'의 틀을 뛰어넘어, 중도개혁세력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해, 당의 주도세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또 지방선거를 위한 당내경쟁이 자칫 부잣집 유산싸움을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민들은 경기도지사, 서울시장 후보간의 경쟁을 '배부른 밥그릇 싸움'이라고 본다"며 "열린우리당이 인기는 바닥이지만, 살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비하면 한나라당은 너무 오만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내년 1월 중순 정도까지는 '저요, 저요' 하는 분위기를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 당내 선거에서 남원정의 역할 분담에 대해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정치 공학적 조정은 안하고 있으나 개인적 쓰임새가 어느 게 좋으냐는 고민은 한다"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이 가장 적합한가 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답을 피했다.
다음은 남경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남원정의 역할 초선 후배들이 할 때"
- 한나라당 소장파의 앞날, 어떻게 되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으로 대표되는 소장파는 이제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외연확대를 위해서 스스로 '남원정'이라는 개혁세력의 타이틀을 반납할 때가 됐다.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분화는 아름답지 못했으나 남원정의 해체는 창조를 위한, 그리고 미래를 위한 큰 투자다."
- 이유는 무엇인가.
"명분을 갖고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이젠 그 목소리를 현실화할 힘과 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역설적으로 '남원정'이라는 타이틀은 걸림돌이 된다. '남원정'으로 대표됐던 소장·개혁 세력의 역할은 초선 후배들이 할 때다."
- 소장·개혁 세력이 비판자에서 당내 주류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인가.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소장파를 벗어나 당 개혁 세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당을 변화시키고 그 중심에 서서 일을 할 때 한나라당의 집권에도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집단적 힘이 돼 당을 바꾸고 집권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와 행동을 해야할 때다. 한마디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자리로 가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 개혁 세력의 역할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향후 대선에서 역시 중요한 것은 역시 호남과의 제휴, 연대, 화해이다. 이를 과연 열린우리당이 할 것이냐 한나라당이 할 것이냐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그러나 역시 한나라당이 호남과의 연대, 화합을 해나가는 게 역사적으로 더욱 중요한 일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이렇듯 호남끼리의 화해는 역사의 발전에 무의미하다.
한나라당이 호남과 화해하려면 중심세력이 변하고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내년 6월 전당대회가 중요하다. 내년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변화를 보여야 한다. 그 속에서 소장파가 역할을 해야 한다."
- 열린우리당에서 '40대 기수론', '40대 역할론' 등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도 그런 '40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한나라당 식으로 하면) 연령으로 자르는 것은 맞지 않다. '중도개혁 세력 기수론'이라면 어울릴 듯 하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당의 중심에 어떤 세력이 서야 하는지의 문제다. 역시 중도개혁 세력이 돼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40대 기수론' 해봐야 누가 있나. 손에 꼽히는 남원정 포함해 몇 명에 불과하다. 연령과 상관없이 중도개혁 세력을 확대해야 한다."
"민주당과 합당하게 된다면 지방선거 훨씬 후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