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으로 적성 검사를 해요?

[취업도전기⑭]지문적성검사 사업하는 한국요성 박선익 대표

등록 2005.12.09 19:50수정 2005.12.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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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야죠."


처음 지문 적성 검사 사업을 하는 한국 요성을 찾아갔을 때, 기자의 심정은 그저 좀 흥미로운 곳이구나 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박선익 대표(40·한국요성)와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 는 약간 과장해서, 교육이나 적성 검사 등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겠다는 사회 변혁에 대한 의지가 불타올랐다.

a 대만에서 한국에 들여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대만에서 한국에 들여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 양중모

지문적성검사는 이미 타 언론 매체에 여러 번 소개되었으나, 여전히 생소한 분야다. 2003년 12월 박선익 대표가 "대만 본사로부터 최초로 한국에 들여와 시작한 사업이었다"고 하니 이제 2년 정도 되어가는 셈이다. 생소하다는 건 그만큼 남의 눈길을 잡을 수도 있지만, 또 반대로 외면당할 우려도 크다. 그런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왜 지문적성검사를 한국에 들여왔을까?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딸과 같이 지문적성검사를 받아보았다고 한다. 이전에도 사업을 했기 때문에 시장성을 고려한 측면도 있었지만, 그 경험 역시 지문 적성 검사를 들여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전 딸한테 잘해주려고 그러는데, 딸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문 적성 검사를 통해서 딸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니까,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지 알겠더라고요. 그러니까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졌고요."

얼핏 듣기에는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박 대표가 해주는 설명을 듣고서는 '아, 맞아'라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이의 언어능력은 발달했지만, 수리능력은 좀 떨어지는 편이라는 지문적성검사 결과가 나왔어요. 그러면, 이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 때 무조건 다른 애들처럼 같은 시간에 같은 수의 문항을 풀게 한다면 사실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거죠. 문항수를 좀 줄여주고, 문항 당 푸는 시간도 좀 늘리는 등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 호형문은 안정적, 보수적 성향이라고 한다.

호형문은 안정적, 보수적 성향이라고 한다. ⓒ 양중모

취업이 다급한 구직자들이나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서야, 지문적성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취학 아동 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미취학 아동이나 어릴 경우, '설문조사나 4지선다형 등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심리적 상태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다 큰 나 역시도 긴 편에 속하는 적성검사들은 하다가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낄 때가 있으니, 애들이라면 오죽하겠는가.


그런 아이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지문적성검사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쉽게 드는 의문은 '지문을 통한 적성검사는 점을 보는 것과 같은 역술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박 대표도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역술과 지문적성검사와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설명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사실 기자가 가장 처음 물었던 질문도 바로 이것이었다.

그가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지만, 내가 워낙에 과학이나 생물 등을 싫어하는지라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한마디로 쉽게 정리를 해주었다.

"일종의 유전자 검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 정기문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변동이 잦다고 한다.

정기문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변동이 잦다고 한다. ⓒ 양중모

그러면 이런 검사들은 누가 해주는 것일까? 지문평가사를 교육하는 과정이 있다고 한다. 이번 9월에 민간자격증으로 인정받아 벌써 19기까지 배출했다고 한다. 아직 생소한 분야라 어떤 과정이 있는지,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 간단히 물어보았다.

"지문평가사 시험을 보려면 초대졸이상이나 그에 준하는 교육경력을 갖추어야 하고, 난이도는 낮은 3급부터 1급까지 있습니다. 필기, 실기 시험을 보고 있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어 가장 궁금했던 '자격증 취득 후 어떤 일을 하는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등을 물어보았다.

"주로 유치원이나 교육 기관을 상대로 하는 상담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지문을 통하여 신분 확인 및 상대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경호원 양성교육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경호업체와 독점 계약을 맺고 교육을 실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제가 처음 들여왔을 때는 아무도 하지 않다가, 이제는 경쟁 업체가 몇 개 생겼는데, 이건 곧 시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 두형문은 책임감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고 한다.

두형문은 책임감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고 한다. ⓒ 양중모

'시장성'. 시장 경제 사회에서 시장성이 없이 어떤 사업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특히나 처음 시작하는 일은 남들이 '뭐지?'라고 관심을 갖더라도, '아, 별거 아니네'라고 등을 돌려버리면 곤경을 맞이하기 쉽다. 그렇기에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도입한다는 건, 사실은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밀고 나가는 데는 그것이 진실은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박 대표가 들려주었던 이야기 가운데 난 그 믿음을 보았고, 그것이 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지문적성검사를 통해 아이의 강한 부분은 잘 키워주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주는 식으로 교육을 시킨 후에 5년 후쯤 설문 조사 등 다소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적성 검사를 하게 되면, 그런 노력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와의 결과는 분명히 다르게 나오겠죠."

나 역시도 그랬지만 대학생, 더 늦게는 졸업반이나 되어서야 적성 검사를 해가며 자신의 직업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런 걸 보면, 그의 말대로 다양한 적성 검사를 동원해 어린 시절부터 자라나는 세대들을 꿈이 분명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지문적성검사와 역술이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은 사람은 (02)587-8655으로 직접 전화해보는게 좋을 듯하다. 설명이 생각외로 꽤 길기에 기사에는 간단히 처리했다.

덧붙이는 글 지문적성검사와 역술이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은 사람은 (02)587-8655으로 직접 전화해보는게 좋을 듯하다. 설명이 생각외로 꽤 길기에 기사에는 간단히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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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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