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안되면, 업체만이라도..." 종량제 2라운드?

KT·하나로, 인터넷업체 대상 도입 검토... "다음 세대 투자 위해 불가피"

등록 2005.12.13 16:56수정 2005.12.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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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중수 KT 사장과 권순엽 하나로텔레콤 사장.(자료사진)

남중수 KT 사장과 권순엽 하나로텔레콤 사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하나로텔레콤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인터넷종량제 논란이 다시 재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에 거론되는 종량제는 적용 대상을 일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아니라 트래픽을 크게 유발하는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남중수 KT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종량제 도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남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업체들이 깔아놓은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인터넷 업체들에게 종량제를 도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세대가 받는 혜택으로 인해 투자재원이 고갈되면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중수 사장, 인터넷업체에 대한 종량제 필요성 거론

남 사장은 이어 "통신사업자와 한국의 IT산업이 동시에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세대를 위해 다음 세대가 희생되는 결정이 없는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해 인터넷 업체에 대한 종량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IT산업 발전에 필요한 투자여력 확대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종량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일반 가입자들에 대한 인터넷 종량제 도입 논의는 올 상반기 이용경 전 KT 사장이 총대를 멨다가 이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 전 사장은 당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수입은 늘어나지 않는데 인터넷 트래픽량은 매해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며 종량제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그럼에도 반대 여론은 더 거세졌고 정통부도 향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발을 뺐다. 그러자 이후로 통신업체들은 종량제 논의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면서 업계에서 다시 종량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한 종량제는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터넷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변형된 형태의 종량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업체에 비용 부담을 물린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형된 종량제 도입 하나로텔레콤이 적극적

이번 종량제 추진은 하나로텔레콤이 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미 정보통신부에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요금제를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바꿔달라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권순엽 대표이사는 지난달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종량제 도입은 어렵더라도 인터넷망을 통해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온라인게임업체 등에 대해서는 종량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정통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정부에 요청한 것"이라며 "앞으로 도입 방법이나 시기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앞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KT도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올 초 KT 홀로 외롭게 인터넷종량제의 필요성을 외치던 것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이미 남중수 사장과 권순엽 대표이사 사이에는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종량제 도입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트래픽 증가로 인한 투자비 부담을 통신업체만 지는 것은 문제가 있어 인터넷업체들도 어느 정도 함께 짐을 져야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주는 통신업체들이 부리고 돈은 인터넷업체들이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종량제를) 준비하는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원칙적인 측면에서 (인터넷업체들에 대한) 종량제 도입 필요성은 있는 것 아니냐"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 업계 반발 "피해 소비자에게 갈 것"

하지만 인터넷 업계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종량제가 도입되면 업체들이 져야할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되면 결국 최종 소비자들에게도 그 부담이 가게 될 것"이라며 "인터넷 업계를 대상으로 종량제를 도입하더라도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향후 인터넷종량제를 둘러싼 논란 2라운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KT. 내년 3조 투자... 민영화 이후 최대규모
남중수 사장 기자간담회 "공익적 역할 소홀하지 않을 것"

KT가 민영화 이후 최대규모의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남중수 KT 사장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아이피티비(IP-TV), 디지털콘텐츠 등 신성장 사업에 약 1조 원을 투자하는 등 민영화 이후 최대규모인 약 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남 사장은 내년 경영방향을 "'성장·상생·혁신'으로 정했다”며 "성장의 시각을 '단기 조급증'에서 '긴 호흡'의 성장으로 전환하여 고객가치에 기반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동력인 와이브로와 IP-TV에 각각 5000억 원과 3000억 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사업 강화를 위해 우수 콘텐츠 확보에 77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방송이냐 통신이냐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아이피티비는 방송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이달 중 시연회를 열고 법제도적인 정비가 이루어지는 즉시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기로 했다.

남 사장은 끝으로 민영화 이후 제기돼 온 공익성 약화 우려에 대해 "KT가 사회적 기여와 공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며 장기적으로 KT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며 "상생경영, 정보격차 해소 등 공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IP미디어 상용화시 난시청 해소를 위해 방송사와 공동 노력하는 등 공익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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