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예인 유치 경쟁을 보는 시선

[포커스] '특혜' 시비에 따른 일반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 고려해야

등록 2005.12.17 18:11수정 2005.12.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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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확대되고 있는 각 대학의 연예인 영입 경쟁을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수능시험에서는 배우 문근영이 광주교육청의 배려로 독방 시험을 치른 것을 두고 연예인에 대한 '특혜'냐, 일반 학생들을 위한 '배려'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개인에 대한 찬반 여론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입시가 얼마나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각 대학이 자신의 기준에 맞는 조건으로 '특별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자유지만, 이 과정에서 묵묵히 입시를 준비해왔던 다수의 일반 학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마에 오른 연예인 입학, 장식용 아닌 내실로 인정받아야

최근 성균관대에 합격한 영화배우 문근영씨(자료사진)
최근 성균관대에 합격한 영화배우 문근영씨(자료사진)안현주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대학입학 여부는 이미 수능 시즌 전부터 연예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성균관대학교는 문근영이 39대의 1의 경쟁률을 뚫고 자기 추천자 전형 인문과학 계열에 합격했다고 밝힘으로써 문근영은 결국 지난 11월 치러진 수능 성적과는 무관하게 내년 3월 대학 입학을 확정지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자기 추천자 전형'의 선발 기준이다. 최근 수험제도가 다원화되면서 각 대학이 특별한 재능을 지닌 소수에게 보다 많은 입학기회를 허용한다는 방침하에 도입된 특별 전형은, 천편일률적인 성적순과 무관하게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문근영은 학생부 성적과 면접시험 기록이 아주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달리, 일반학생들은 오직 대학입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한국의 교육체계에서 결국 고생한 수험생들은 차별을 받은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입학 자체보다 이후의 학교생활에서 연예 활동을 이유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유난히 대학교에 수시 합격한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탤런트 장근석, 박한별, 이민기, 그리고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소녀 그룹 '슈가'의 박수진, '버즈'의 민경훈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연예인들이 내년 새내기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각 대학별로 최근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에 큰 시너지효과를 줄 수 있는 스타급 연예인들에 대한 유치 경쟁이 특히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연예인들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자 사회적 롤 모델로까지 인정받는다.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스타급 연예인들의 확보는 대학의 인지도와 홍보 효과를 높이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당 연예인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 흘린 정당한 땀과 노력을 생각해볼 때, 연예활동도 단순히 '특혜'라기보다는 하나의 재능으로 인정받을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나 바쁜 연예계 활동을 핑계로 명단의 이름 한 자리만 차지하는 '무늬만 대학생'들이 연예인 특별전형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는 주범이다.

실제로 한류 스타인 가수 보아는, 충분히 연예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연예계 활동에 충실하기 위하여 진학을 포기하여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일부의 안티 여론과 달리, 기존의 대학생들이나 입시생들도 대학의 스타 유치에 무조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스타와 함께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대학의 자율적 선발 권한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순히 대학의 홍보 효과를 위한 연예인 유치가 아니라, 다수의 일반 입시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공정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높다. 문근영의 경우, 연예활동의 성과로 특별 전형을 치렀으면서도, 정작 진학은 연극영화학과 같은 연예인 활동과 관련 있는 분야가 아닌, 인문과학 계열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주위의 편견을 걷어내고 연예활동과 대학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젊은 연예인들 스스로 자신의 현재 위치와 혜택에 대한 분명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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