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아저씨 힘내세요”

21일 인천지역 농민투쟁 후원주점 성공적으로 개최돼

등록 2005.12.22 07:30수정 2005.12.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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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폭력진압에 의한 두 농민의 죽음으로 이해찬 국무총리 명의의 사과문이 발표됐지만, 농민과 국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통령 또한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등의 농민단체들은 지난 달 15일 농민집회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부상을 당한 농민이 100여명이 넘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농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인천지역에선 21일 '우리쌀을 먹는 인천시민들(대표 신현수)'이 부상 농민과 농민 투쟁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후원주점을 개최해 지역에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종이촛불에 적힌 강소희 어린이의 "농민아저씨 힘내세요"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종이촛불에 적힌 강소희 어린이의 "농민아저씨 힘내세요"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장호영
이날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나눔장터도 개최됐다
이날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나눔장터도 개최됐다장호영
'우리쌀을 먹는 인천시민들'은 "살인적 농가부채에 신음하는 농민들의 삶이 정부의 쌀 관세화 유예 협상안 강행처리로 벼랑 끝으로 몰려 있으며, 이로 인해 350만 농민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고 "쌀은 우리 민족의 혼이자 국가의 안보, 주권이기 때문에 우리 농업을 지키려는 투쟁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며, 결코 농민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돼서는 안되기에 후원주점을 마련했다"며 개최이유를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쌀 협상 비준 무효! 故전용철, 홍덕표 농민 살인 만행 규탄!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을 인천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에서 개최했으며, 총 2000여 명의 인천시민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신현수 대표는 "우리쌀을 먹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우리쌀을 지키기위해 목숨을 걸고 힘겹게 투쟁하는 농민들과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농민들은 우리쌀을 지키기 위한 의로운 투쟁을 하면서도 외롭게 싸우고 있다는 고통이 가장 큰 것 같다. 소박하고 보잘 것 없지만 인천시민들이 농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많은 분들이 참가해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과 전국농민연대 정재돈 상임대표,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상임의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윤금순 회장이 함께 참여해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문경식 의장은 "식량주권을 지키겠다는 싸움 과정에서 언론은 농민들만의 투쟁으로 보도했으며, 도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솔직히 굉장히 외로웠다"며 "이 곳에 온 많은 인천시민들을 보니 정말 용기가 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재돈 상임대표는 "날씨가 이렇게 추운 이유가 농민열사의 한을 풀지 못 했기 때문"이라며 "온 민중이 함께하는 투쟁으로 이 열사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광훈 상임의장은 "홍콩에서 WTO 6자 각료회담을 무산시키며 우리는 투쟁에서 승리했다. 이곳의 많은 민중들을 보니 더욱더 희망이 생겼다"며 "다운 다운 WTO"를 외치고 참가자들에게 건배를 제안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농민대표들 (무대 뒤로 참가자들이 작성해 농민에게 전달될 촛불 소원지가 보인다)
발언을 하고 있는 농민대표들 (무대 뒤로 참가자들이 작성해 농민에게 전달될 촛불 소원지가 보인다)장호영
2000여 명의 인천 시민들이 학생식당을 가득 메웠다.
2000여 명의 인천 시민들이 학생식당을 가득 메웠다.
한편, 이날 일일주점에 참여한 정정민(34)씨는 "우리쌀을 먹는 인천시민으로서 우리쌀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던 농민분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주변사람들에게 티켓을 판매했다"며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재정적으로라도 농민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참여했다"고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한성희(34)씨는 "지난 달 15일 많은 농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그 중 한 여성 농민은 갈비뼈가 부러져 폐에 박히는 중상을 입었는데도 6만 원이 없어 입원을 못하고 퇴원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정도 상태면 당연히 입원을 해서 치료를 받아야하는데..."라며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전해 많은 분들에게 후원금을 받았고 이 자리에도 함께 참가했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부상당한 농민분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끝으로 '우리쌀을 먹는 인천시민들'은 "농민들을 위한 치료비용과 투쟁기금은 일일주점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도 많이 부족하다"며 "계속적인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며 전국으로 농민투쟁을 후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이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지역인터넷뉴스사이트 ICNEWS(http://icnews.net)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지역인터넷뉴스사이트 ICNEWS(http://icnews.net)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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