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 재연장 반대 단식농성 '20일째'

서울대 학생 등 6명 국회 앞 농성... 국회 본 회의 통과만 남아

등록 2005.12.26 18:29수정 2005.12.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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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라크파병 재연장 동의안을 즉각 부결하고, 노무현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하루속히 철수시켜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일째 이라크파병 연장에 맞서 단식농성을 펼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이 이라크파병 연장안 부결과 자이툰부대 철수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이라크 파병 재연장 동의안 부결 및 자이툰 철군 촉구 단식농성단' 6명(단장 정문식)과 서울대 학생 50여명은 26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상정을 앞둔 이라크파병 연장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라크 침공은 국제법 개념을 완전히 모독하는 강도짓이자 뻔뻔스러운 국가 테러"라고 밝힌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럴드 핀터의 말을 인용하며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벌이고 있는 추악한 침략전쟁"이라고 성토했다.

또 "자이툰 부대를 1000명 감축한다고 하지만 핵심 전투부대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파병연장 반대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기만술책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뒤 "여당은 파병연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행위를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20일간 물과 비타민, 소금만으로 버틴 단식농성

단식농성단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라크파병 연장안이 통과되던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국회 앞에 마련된 4평 남짓한 천막에서 물과 비타민, 소금만으로 단식농성을 계속 벌여오고 있다.


애초 7명이 단식농성을 시작했으나 그중 4명이 건강악화로 중도하차했고, 지금은 새로 추가된 3명이 합류해 모두 6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문식(서울대 공대 학생회장) 단식농성단은 "국회에서 이라크파병 연장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라크파병 반대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잘못된 정부정책에 투쟁하는 젊은이들이 있어 민족의 미래와 희망이 있다"며 단식농성단을 격려했다. 이 의장은 "전 국민이 줄기세포 파동에 매몰된 동안 정부·여당이 이라크파병 연장안을 어물쩍 통과시키려 한다"며 이라크파병 반대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라크파병 연장안 연말 통과 안되면 법적 근거 없이 주둔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국군부대의 이라크파견연장 동의안'은 연말이면 종료되는 자이툰부대 파견기간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대신, 내년 상반기부터 파병규모를 현재 3200명에서 1000명으로 감군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의 이 같은 이라크파병 연장안을 가결하고 본회의로 넘겼다. 그러나 사학법 개정안에 맞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해 이라크파병연장안 통과는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이라크파병 연장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는 자이툰부대가 법적 근거 없이 해외주둔하는 초유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이날 열린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의 연내 통과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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