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여, Bravo your life!"

불혹을 맞이하며 갖춰야 할 다섯 가지

등록 2005.12.30 14:45수정 2005.12.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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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은 2005년, 세월 가는 것을 통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어휴, 벌써 또 한 해가 다 지나가는 거야?' 혹은 '뭐 특별히 한 것도 없이 또 한 살 먹겠네'하면서 말이다.

특히 아직까지는 펄펄한 30대라 자부하며 나름의 열정과 패기를 불태우며 살아가다 어느덧 나이 40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은 특히 남다른 소회가 있을 것이다. 착잡함 그 자체다. 주민등록상 나이로 이제 한 해만 더 지내면 불혹(不惑)의 나이가 되는 필자의 복잡한 속내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30대 후반인 지금까지도 띠동갑인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에 뒤지지 않는 패션감각, 넘치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누구 못지 않게 젊게 살아 왔다 자부하고 있지만 세월의 파고는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10년 전에 비해 4.7세 늘어난 77.5살이며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경우 80.8살, 남성은 73.9살이라는 언론보도를 바로 어제 접한 바 있다. 여기에 비춰볼 때 호적상 나이보다 실제 한 살 어린 필자의 경우 평균수명에서 정확히 절반을 살아온 셈이고, 병술년을 맞아 40대의 반열에 드는 이들은 절반에서 조금 모자란 생을 더 살아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불쌍한 세대를 40대라 하기도 하고 실제로 건강상태가 급격히 떨어지며 마음은 젊으나 몸은 늙어가는 시기가 바로 이때라는 연구결과를 익히 들은 바 있다. 조기퇴직의 압박과 가정에서의 정서적 소외문제 또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급변하는 21세기 한 가운데 놓여진 '위기의 40대'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혹독한 자기반성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의 치밀한 계획을 통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인생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필요할 법한 몇 가지 덕목을 함께 이야기해 보자.

중용(中庸)을 생활화해야 한다

나이 40을 불혹이라 하지 않았던가.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않기는 커녕 이제야 비로소 뜻을 세운 것같아 얼굴이 화끈거리는 필자이지만 어찌됐든 일반적인 상황으로 얘기할 수밖에. 왜 공자는 40을 '불혹'이라 일컬었는지 이해는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진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40대라 하면 어느 자리에서나 중간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 마련이다. 직장에서는 물론 동네에서나 혹은 가정에서도 그 위치는 중심을 잡아야 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또한 40년 정도 살아온 사람들은 이제 나름대로 자기 가치관이나 주관이 뚜렷이 서 있기에, 주윗사람들의 유혹에 쉬 흔들리지 않고 줏대를 세울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헌데 이런 연유 때문에 오히려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월 평균 소득이 다른 연령의 가구주에 비해 높은 데다가 나름대로 사회적인 위치도 어느 정도 잡아놓은 탓인지, 자신의 고집을 쉬 꺾으려 하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함을 인정하고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훈련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과의 대화를 부드럽게 풀어나가기 힘들고 포용력이 없는 외통수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스스로는 이제 대접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위로는 황혼에 접어들어 여생을 편히 봉양받으며 사셔야 할 어르신들과 밑으로는 젊은 혈기만 믿고 사회로 뛰어든 20대의 무모함 사이에서 중용의 미덕을 지키며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할 나이이기도 한 것이다.

자신만의 취미를 계발하라

며칠 전 고등학교 친구 몇이 모여 조촐하게 송년모임을 겸한 술자리를 가진 바 있다. 이런저런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모아진 결론. '아이들 크는 거 보는 재미 말고는 낙이 없다'는 것이었다. 슬프고 통탄할 만한 일이다.

물론 한창 아이들 교육비며 생활비 대느라 허리가 휠 정도로 돈을 벌어야 할 나이이기에, 언제 본인의 여가생활을 즐기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이대로 자신의 삶을 아이들만을 위해 희생하고 내팽개친다면 세월이 흐른 뒤 억울하지 않겠는가.

잘 살펴보면 특별히 돈을 많이 들이지 않거나 시간을 넉넉히 할애하지 않으면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는 주위에 산재돼 있다. 그것이 등산이 됐든 낚시가 됐든 아니면 사진이 됐든 말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점 하나.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여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서 해야 재미있거나 같이 하면 불편한 취미라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작년 초부터 디카를 만지기 시작해서 이제 평생의 취미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사진. 건전할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지는 장점이 있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취미라 아니할 수 없다.

헌데 사진이라는 것이 좋은 컷 하나를 건지기 위해 셔터를 몇백 번씩 눌러야 하고, 때론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몇 시간씩 추위에 떨며 고생해야 하는 '기다림의 예술'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기에 함께 사진에 취미를 붙이지 않는 한 출사(出寫)를 나가 같이 다니기엔 서로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어지간히 성격 무던한 사람이 아니라면 똑같은 장소에서 별 거 아닌 듯한 장면을 계속 찍어대고 있으면 열불이 날 법도 하거니와, 조금만 기다리면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카메라에 담아갈 수 있는데 옆에서 자꾸 채근하면 카메라를 잡은 사람 또한 멀쩡한 속만 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산행이나 스포츠댄스, 그리고 식도락을 겸한 여행 등은 추천할 만한 것들이라 하겠다. 어느 인터넷사이트에서 만났던 한 부부는 남편이 찍은 멋진 사진에 부인이 시를 붙여 포토에세이를 만드는, 황홀해 보이기까지 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기 집이 없다면 2006년을 노려라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국면에 머물러 있다. 2006년에도 별다른 호재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8·31 대책 후속입법안이 오늘 내일중으로 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어서 시장은 더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부동산전문가들은 내년에 아파트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수요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럴 때가 내집을 장만할 적기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생애최초 주택마련저축'까지 때맞춰 부활했으니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듯싶다.

부동산이라는 것이 주기적으로 반등하는 속성이 있어 2007년 정도에는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르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데다 앞으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으니 이로 인한 영향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기에 내년은 서민들이 내집마련을 할 호기임에 틀림없다 할 것이다.

사실 월급쟁이가 열심히 저축을 해서 자기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은 요원해 보이기만 한 일이다. 안 먹고 안 써서 어렵게 모으는 돈보다는 부동산시장이 요동쳐 상승하는 아파트가격 폭이 훨씬 크기에,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내집장만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이자부담을 안더라도 무리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예산을 세워 대출을 받아, 내년 여름이나 가을 쯤에 그렇게도 소원하던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남의집 살이를 청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디에 집을 사야 좋을까'라고 반문한다면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조망권에 승부를 걸라고 조언하고 싶다. 교통이나 학군 등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는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공원이나 하천 그리고 산을 바라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조망권'은 반영구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건강에 신경써야 할 때이다

몇 년 전 집 근처에 있는 뒷산에 올라 아침마다 운동을 했던 적이 있다.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30여 분에 산 정상에 만들어 놓은 트랙에서 빠르게 걸으며 30분 정도 운동하고 나면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거기에 모인 몇백 명의 사람들 중 필자의 나이 또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거나 초로의 50대 분들에 간혹 부모를 따라 온 초등학생 아이들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30대까지는 따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혹시 건강에 관심이 있더라도 따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40대가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연령대로 볼 때 성인병이 서서히 시작되는 시기이며 특히 여성들은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바쁘더라도 꼭 시간을 쪼개어 운동을 해야 하는 나이이다. '하면 좋고 못 하면 어쩔 수 없지 뭐'하며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본인의 경제적 여건과 시간을 고려해 걷기나 등산, 수영 혹은 골프 등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밤을 새며 술자리를 갖거나 바쁜 일과 때문에 잠을 몇 시간 자지 못한 채 출근을 해도, 업무처리하는 데 별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자부하고 있는 편이다. 허나 건강은 갑자기 잃을 수도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 설치된 신호등처럼 파란 불이 언제 바뀔 지 친절하게 알려준다면 고마운 일이겠지만, 청색신호에서 황색표시도 없이 적색신호로 변한다면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 모르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지라도 1년에 한번씩은 정밀검사도 받아 가면서 건강을 체크해야 하는 것이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들 중 10명에 한명 정도만 노년에 자식과 함께 살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늙어서 자식 덕 보며 살 때는 지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함께 살게 되면 손자들을 키우며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부담만 안을 뿐이다.

그렇다면 노후에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자식에게 올인하며 자신들의 인생을 희생하는 시대는 지난 게 아닌가 싶다. 경제적 능력만 허락된다면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교육비에 과감히 투자하거나 다소 비싼 장난감을 사주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허나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따로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상세하게 방법론으로 들어가자면 그 수단이 부동산이 될지 요즘 한창 주가를 발휘하는 증권시장이 될지 아니면 퇴직 후 요긴하게 써먹을 튼실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될지는 본인이 선택할 바이다.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예로 들어보자. '40대에는 공격적으로, 50대에는 방어적으로 하라'는 금언이 있다. 공격적 투자를 위해서는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예로 금융권에서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은 원금은 예금처럼 보장해 주면서 주가변동에 따라 추가수익도 올릴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 해가 가고 새롭게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보며 사람들은 많은 계획들을 세우곤 한다. 비록 그 계획이 작심삼일로 허무하게 끝나거나, 연말에 돌이켜 볼 때 자신과 맺은 여러 약속들이 무상할 정도로 지켜지지 않았을 지라도 말이다.

짧다면 짧고 한편으로 생각하면 무던히도 긴 인생. 그 중간지점에 서서 남은 삶을 계획해야 하는 시점에 선 사람들. 돈버는 기계로 전락해 불쌍하게만 보이는 40대가 아닌, 나름의 생을 즐기며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다해내는 멋진 40대로 꿋꿋이 서길 바란다.

'Bravo your life!!'

덧붙이는 글 |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한 제 개인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한 제 개인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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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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