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교 행자부 장관 고 전용철씨 빈소 조문

"빨리 오고 싶었지만 정부입장·조문 거부로 늦게 왔다"

등록 2005.12.30 14:53수정 2005.12.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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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교 행자부 장관(왼쪽)이 30일 서울대병원을 찾아 고 전용철씨를 조문하고 전씨의 형 전용식씨를 위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30일 농민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고 전용철씨 빈소를 조문해 "정부와 농민이 농업 특별 대책을 같이 논의하자"고 말했다.

오 장관은 이날 오후 12시 50분경 빈소가 있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 전씨의 빈소에 향을 피우고 망자에 대한 예를 차렸다.

오 장관은 빈소를 지키고 있던 고 전씨의 형 전용식씨의 손을 잡고 "일찍 왔어야 하는데 상황이 이래서 늦었다"며 위로의 말을 꺼냈다. 이에 전씨는 "앞으로의 일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고 오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문을 마친 오 장관은 접객실에서 류근찬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회장, 조성호 전농 충남도연맹회장 등 3명과 약 10분정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류근찬(무소속·충남 보령 서천) 의원도 함께 했다.

오 장관은 "내 고향도 (고 전용철씨와 같은) 보령이라 개인적으로는 더 빨리 오고 싶었다"며 "그러나 정부측 입장도 있고, 농민단체에서 대통령 사과, 경찰청장 파면 등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정부측 조문을 받지 않기로 해 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이 일이 빨리 정리됐어야 하는데, 어쨌든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농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금 갖고 있는 대안보다 심도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오 장관은 "농업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대통령도 특별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농민이 같이 논의하자"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는 폭설 피해 보상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류근찬 의원은 "피해 면적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주는 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실사가 이뤄져 농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게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오 장관은 "정부 내에서 (폭설 피해 보상)관련 논의가 빨리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서울대 병원을 나섰다.

이에 앞서 29일 오후 오 장관과 함께 전북 김제에 있는 고 홍덕표씨의 빈소를 조문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이날 조문을 거부 당해 빈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농업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고 홍덕표 농민살해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측은 "살농정책을 편 농림부 장관은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책임이 있으므로 조문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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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교 행자부 장관이 30일 고 전용철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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