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휩쓴 불멸의 뚝사마

개그맨 유재석의 인기비결

등록 2006.01.04 17:48수정 2006.01.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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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최희영 기자] 유재석씨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연말, KBS연예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쓴 그는 현직 방송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최고의 개그맨-예능MC’로 뽑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인기비결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쉽게 갈무리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메뚜기를 닮은 그의 별명으로 만든 극존칭 ‘뚝사마’라고 불리는 그의 인기요인에서 건강한 방송의 조건과 여성들이 희망하는 새로운 남성상을 읽어낼 수 있다.

유재석씨의 개그는 ‘희생개그’ ‘겸손개그’라 불린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강력추천 토요일> SBS <진실게임> <일요일이 좋다> 등 지상파 3사 간판오락프로를 진행하는 그는 출연자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놀림을 당하면 그는 어눌한 말투로 반박한다. 그래도 안 되면, 이내 순박하게 웃을 뿐이다.

그러한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인간미를 느낀다. 상대방을 비꼬고 놀리면서 웃음을 이끌어내는 신동엽씨, 자신을 지나치게 낮춰 자학의 냄새까지 풍기는 김제동씨의 개그와는 사뭇 다르다.

겸손하게 자신을 희생하는 그의 개그는 MC와 패널의 조화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최근의 오락프로의 성격에 걸맞다.

방송국 예능PD 등 관계자들은 ‘희생개그’ ‘겸손개그’를 통해 출연자들과 조화를 이루는 그의 방송스타일에 높은 점수를 준다. 그의 개그는 잘난 척, 혹은 못난 척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훈훈한 웃음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그의 성실성이다. 흥미위주의 아이템·코너를 순발력 넘치는 MC의 재치만으로 이끄는 오락프로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그는 온몸을 던져 노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무모한 도전’이 대표적인 예.

이 코너에서 그의 성실성은 빛을 발한다. 진흙바닥을 뒹굴고 연탄재를 뒤집어쓰며 얼음바닥에 나자빠지면서도 그는 무모할 정도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코너가 설정한 목표가 시청자와의 약속이라며 굵은 땀을 흘리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 뒤에 그는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인다. 세련되지 못하고 촌스러운 방식의 개그지만 그 속에서 묻어나는 성실성과 진정성 때문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겸손하고 성실하게 웃음을 만들어내고 패널과 시청자들과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건강한 방송의 조건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패널의 공격적인 언어테러가 만연하고 개인기 위주의 잔재미에 젖어 있던 오락프로에 그의 개그가 따뜻한 정서를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의 모습에서 새로운 남성상을 발견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홈페이지의 여성네티즌들은 그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는다. “어눌하고 부족해보이지만 그러한 단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타인을 배려하며 인간적인 교류를 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이라는 어느 여성네티즌의 글에서 여성들이 원하는 새로운 남성 코드를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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