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만들기에 여념없는 '짜로사랑' 직원들더불어세상
2004년 1월 1일에 쉼터 시설장과 자활기관장은 김 대표의 뜻을 받아들이고 두부사업단의 권한을 그에게 모두 일임하였고 그 해 7월 24일 짜로사랑은 창단식을 열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나름의 경영철학과 내부규율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했다. 사업 초기에는 직원들의 심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서로 이해하고 봐주는 식이었지만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무책임하고 게을리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오랜 시간 수급·노숙자 생활을 한 사람들 중 대다수는 자활의지와 직업정신이 희박하다. 짜로사랑의 경우에도 힘들게 일하느니 정부보조금이나 공공근로인건비에 의존하는 생활이 차라리 낫다며 금방 그만두거나 하루 종일 일하는 시늉만 하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다시 수급·노숙자로 돌아가 사회를 원망하고 남에게 의존하면서 살고 싶다면 여기서 당장 나가도 좋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재기하고 싶은 사람들만 남아라"는 따끔한 충고를 던지고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였다.
품질기준에서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만 질이 떨어지는 두부가 나온 날에는 "그냥 놔두면 가져가서 나눠먹기라도 하지 않느냐?"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모두 폐기해 버렸다.
그 결과 현재 9명의 짜로사랑 식구들은 성실과 신뢰로 똘똘 뭉친 조직이 되었다. 두부 운송을 맡고 있는 직원 한영섭씨는 "버는 돈은 많지 않지만 사람들과 땀 흘려 일하고 그 대가를 받는 과정은 정말 값지다"고 말했다.
"나는 여전히 노숙자입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간혹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 매스컴에 자신의 기사가 실리는 걸 보면서 김 대표는 뿌듯함보다 조심스런 우려를 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콜 중독 노숙자가 공장 사장이 되었다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 '돈'이 문제지요. 저는 여전히 물질적으로는 노숙자예요. 한때 쓰레기 같이 살면서 얻은 마음의 병을 고치고 이제야 마땅히 해야 될 일을 하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말하는 성공은 물질적인 부의 증대가 아니라 가난하고 병든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사회로부터 제가 받은 도움을 이제 소외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동남 대표는 스스로 '짜로사랑 사회사업 추진 15년 계획'을 제시하고 올해에는 더욱 바쁘게 살 것을 다짐했다. 먼저 올해부터 2007년까지는 두부뿐만 아니라 콩을 이용한 생산 품목을 확대하고 어묵류 자체 생산을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또 2007년에는 어린이 건강을 생각한 기능성 두유 개발을 추진, 2008년부터 2009년에는 어린이 두유의 생산과 공급을 늘려가면서 수원에 두부 전문 식당을 설립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2010년에서 2011년까지는 각 사업단을 안정화시켜 기반을 확립시키고 두부 전문 식당을 각 지역에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 모든 계획이 그의 바람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졌을 때 그의 마지막 목표는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직원들은 물론, 가난한 수급·노숙자들의 말년을 책임져줄 실버타운을 건설하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빈곤인구는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8명 중 1명이 빈곤층임을 뜻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아무런 사회적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총체적 난관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김동남 대표가 이끄는 '짜로사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성공은 또다른 빈민의 구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누구보다 깊은 절망과 맞서 희망을 만들어낸 사람들이기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짜로사랑'의 바람과 열정이 결실을 맺어 한국 사회적 기업의 모델로서 우리 사회 전체에 귀감이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더불어세상>에 게재되었습니다. '사람이 희망'임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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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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