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이슈로 본 여성인권운동
한국여성평화운동의 시기별, 이슈별 영역을 정리한 표는 국내뿐 아니라 여성평화운동이 국외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분단의 피해와 산업화로 인한 여성인권의 피해는 1970년대 기생관광반대운동, 1980년대 여성노동운동, 1990년대 정신대 대책활동과 기지촌운동, 군가산점 운동 등의 여성인권운동으로 나타난다. 외화를 버는 수단으로 허용되고 심지어 장려되기까지 했던 기생관광은 사회문제로 부각되지 못한 채 몇몇 여성운동단체만이 문제를 삼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상황은 달라진다. 여성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산업화로 인한 구조적 폭력에 놓였던 여성노동자들은 독자적인 여성노동운동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게 되었고 이후 기지촌운동, 정신대 대책활동, 군가산점 폐지운동 등 여성인권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다.
1945년 미군정 아래 미군이 주둔하면서 전개되어온 기지촌 여성운동은 1986년 두레방이 개원하면서부터 탈성매매를 위한 사업과 다른 단체와의 연대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1990년 이후 기지촌에 유입된 외국여성들을 포괄해 기지촌 여성운동은 현재 기지촌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 성매매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난 1988년 윤정옥 교수가 처음 문제 제기한 뒤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사죄와 배상운동 및 입법 활동을 현재까지 전개해오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유엔인권위 국제노동기구에 상정되어 국제이슈가 되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공식 인정한 것과 관련해 1990년대 말 군가산점 폐지운동 때처럼 논쟁이 붙고 있다. 1999년 12월 군가산점제가 위헌판결을 받자 군가산점 문제는 지나친 남녀 이분법을 심화시키면서 대립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에 여성평화활동가들은 남성중심적 국가체제에서 징병제의 사회적 영향, 징병제와 여성시민권에 대한 논의 등 징병제와 관련된 여성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 이처럼 여성인권운동은 폭넓은 주제로부터 구체적인 주제로 이동해온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평화운동의 전망과 과제
지난해 12월27에는 <한국여성평화운동사> 집필자들과 여성활동가들이 모여 한국여성평화운동의 흐름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더욱 현실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한편 여성들만의 담론을 형성해나가는 이중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여성참여 확보하는 법, 정책 개선필요 ▲젠더관점에 입각한 평화문화 및 교육 필요 등을 주문하면서 "여성이 변화의 주체로 나서 여성주의적 담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정책 변화를 위해 국제연대를 이루어온 여성평화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활동가 배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경란 평화여성회 한반도평화센터소장은 "여성평화단체의 인적, 조직적 역량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가를 충원해야 하며 여성평화운동의 국내적 확대와 국제연대를 필수영역으로 배치하는 정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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