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다이어리 선물장생주
2006년 새해 벽두에 목포에 사는 S양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듬뿍 받았다. 글을 많이 쓸 수 있는 대학 노트와 다이어리, 그리고 취재수첩 등 그야말로 한 보따리다. 새해 선물치곤 꽤 실속 있는 알짜배기라 올해에는 운수대통 할 것이라며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다.
어쩌다가 글을 쓰다 보니 유달리 노트며 원고지며 수첩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 연말 연초가 되면 새 수첩에 친구들의 주소며 전화번호 등을 옮겨 적어가며 새해를 축하하고 새로운 설계를 세우곤 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이맘때면 딸아이가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선물로 손에 쥐어주곤 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S양이 뜻밖에도 푸짐하게 보내주었으니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선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반가운 사랑의 나눔이다. 때로 그게 묘하게 변질되어 뇌물로 바쳐졌을 때는 선물이 아니라 독약이 되기도 한다. 살다 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선물을 많이 주고받으며 산다. 생일, 결혼, 입학, 졸업, 취직, 결혼기념일, 입사, 승진, 영전 등 경사가 났을 때에 으레 기쁨의 선물을 주고받는다. 그럴 때면 아이나 어른이나 만면에 웃음이 번진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사랑의 나눔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선물은 어떤 선물일까? 그 해답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읽은 책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명답이 있어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선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쓴 스펜서 존슨 박사의 책이름이다. 저자는 한 소년을 통해서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소년은 한마을에 사는 지혜로운 할아버지로부터 '우리의 인생을 행복과 성공으로 이끌어 주는 소중한 선물' 이야기를 들었다.
소년은 살아가면서 내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생각했다. 청년이 되고 사랑을 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숱한 절망과 좌절 속에서도 그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선물은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 우리에게 소중한 공기와 물처럼 평범하고 바로 곁에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현재'라는 평범한 선물이 우리 일생을 좌우하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란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자. 내가 성공과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뿐이다. 나는 내일을 앞당겨 쓸 수 없고, 어제를 다시 쓸 수 없다. 오직 이 순간에 몰두하자.'
소년의 이 깨달음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통하는 명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