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돈세탁 혐의 마카오은행, 중국정부 조사 안해

'중국이 조사 중'이라는 10일자 AFP 통신 보도, 사실과 달라

등록 2006.01.11 11:07수정 2006.01.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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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자 'AFP 통신'은 북한측의 돈세탁과 관련되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마카오의 한 은행에 대해 중국이 현재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늘자(11일) 일부 국내 언론 역시 이를 그대로 인용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10일 어제 오후 중국 외교부 쿵취엔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중앙정부'는 이 사건의 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마카오 은행 문제와 관련하여 마카오 정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가? 중앙정부는 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쿵취엔 대변인은 이렇게 답변하였다.

"일국양제(一國兩制)와 헌법에 기초하여 볼 때에, 이 문제는 마카오특구 정부의 문제다. 들은 바에 따르면, 마카오특구 정부 내의 유관 부서가 법에 따라 이 문제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만약 조사를 통해 유관 기구의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그들은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여기서 쿵취엔 대변인이 마카오 은행 문제와 관련하여 '일국양제'를 거론한 것은 적어도 중국의 '중앙정부'는 이 문제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사실상의 중립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이 마카오 은행을 조사하고 있다'는 AFP 통신 및 일부 국내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는 표현은 마치 중국 중앙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북측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쿵취엔 대변인이 밝힌 바와 같이 중국정부는 일국양제 하에서 중앙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10일 쿵취엔 대변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에, 지금 북중관계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아무튼 마카오특구 내에서 불거진 국제적 의혹과 관련하여 특구 정부가 자체 조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중국의 중앙정부가 이 문제의 처리를 마카오특구에 맡기는 것은 중국 중앙정부가 최소한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카오 은행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중국 사이에 모종의 연대가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AFP 통신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전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게 됨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게 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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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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