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미 대사 방문저지 방침 철회해야

[인터넷기자협회 입장] 정치적 입장 존중하나 언론활동 방해로 이어져서는 안돼

등록 2006.01.11 19:52수정 2006.01.1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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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 한국의 진보적 언론사들을 연이어 방문할 계획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오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 소재 인터넷기자협회를 방문해 윤원석 회장 등 협회 임원진들을 만나고, 인터넷언론인들과 내부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대영빌딩에 입주해 있는 민주노총이 버시바우 대사의 대영빌딩 방문 자체를 실력 저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기자협회 대변인인 이준희 시민기자가 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편집자주>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윤원석)는 12일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와 인터넷언론인 간의 간담회를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 소재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빌딩에는 민주노총 등 주요 사회단체들도 입주해 있다.

버시바우 미 대사와의 간담회는 협회의 일상적인 언론 활동의 하나이며, 최근 논란을 일으킨 미 대사의 유감스러운 대북 발언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한 진보적 인터넷언론인들의 입장을 전하고, 그의 견해를 듣기 위한 자리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지난 2002년 6월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의 비극을 극복하고, 부시 대통령 사과, 굴욕적인 한미소파협정 개정, 대등하고 자주적인 한미관계 등을 위한 진보적 인터넷기자들의 소명과 역할을 각인한 데서 출발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창립 이래, 줄곧 이러한 정신을 활동의 주요 기조의 하나로 삼고 있다. 협회는 진보적 인터넷언론단체로서 그간 허바드 전 미 대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 힐 차관보 등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한국민의 여론과 입장을 대변, 전달하고,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언론인의 임무를 일관되게 수행해 왔다.

12일로 예정된 버시바우 미 대사의 협회 방문 및 인터넷언론인 간담회 역시 이러한 정신과 취지에 입각해 계획된 것이다. 협회는 버시바우 미 대사의 최근 대북강경발언에 유감을 전하며, 미 대사가 거론하는 위폐 제조 증거 등이 있다면 이번 만남을 통해서 확실하게 공개해 주길 제안한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9일 협회로 보낸 공문을 통해서 "부시정권의 대북강경책의 최첨병 노릇을 하며 반통일적 언행을 일삼은" 버시바우 대사가 "민족의 자주통일을 지향하는 민주노총이 상주하는 대영빌딩에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은 "버시바우 대사의 반통일 언행에 대한 민중의 분노를 모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임을 밝혀둔다"고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대영빌딩 진입을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10일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해 ㅈ사무차장에게 "버시바우 대사의 방문은 협회 방문사업"이며 "언론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귀 단체가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 충분히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버시바우 대사의 신변안전을 책임질 위치에 있다"며 "귀 단체의 실력행사 저지는 자칫 협회와 귀 단체와의 갈등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음을 알려드리며 귀 단체가 버시바우 대사의 협회 방문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조직원들을 동원해 막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인터넷기자협회가 행사를 하려면 하라, 그러나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해서는 우리는 통제할 수 없으며, 대중의 분노를 막을 수 없다"고 실력저지 방침을 재차 밝혔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민주노총 전재환 비상대책위원장 및 비대위 지도부들의 버시바우 미 대사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백분 공감하며, 지지한다.

그러나 대영빌딩에 소재한 협회 사무실에서 민주노총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이번 행사를 단지 민주노총이 소재했다는 이유로 막겠다는 방침을 납득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

민주노총 비대위의 이런 정치적 입장은 정치적 논리로 진보적인 인터넷언론단체의 활동을 막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자칫 언론자유를 훼손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우려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적 인터넷언론인들은 버시바우가 아니라 부시 미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으며, 그 장소는 만남이 가능한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장소라면 어디든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민주노총이 입주한 대영빌딩에는 전국민중연대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사회단체들이 입주한 상징적인 건물이다. 이 점을 협회는 잘 알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운동단체들의 발전을 위해서도 나름대로 진보적 언론의 소임을 다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기자협회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지원 없이 협회 회장의 소속사인, 대영빌딩에 위치한 <민중의 소리>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독립성의 원칙으로 어렵게 활동하는 진보적 인터넷언론단체를 민주노총이 지원하지는 못 할 망정, 같은 건물에 있다는 이유로 미 대사와의 만남과 간담회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방침은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진보적 인터넷언론단체를 대하는 자세로서도 부적합하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인터넷기자협회는 12일 버시바우 미 대사와의 만남을 통해서 대북 발언 등 일련의 유감스런 발언에 대해서 진보적 인터넷언론인들의 견해를 분명히 전달할 생각이다. 또한 자주적이고 평등한 한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생각이다.

민주노총 비대위 전재환 위원장 등 지도부들의 실력저지 방침을 재고해 주길 당부드린다. 협회는 민주노총의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며 그 입장을 충분히 버시바우 대사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력을 동원한 민주노총 비대위의 실력저지는 인터넷기자협회의 언론자유 활동을 훼손하는 불상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에 12일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협회 차원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

끝으로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1천만 노동자들의 권익쟁취와 민주개혁,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민주노총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하며, 진보적 인터넷언론단체로서 언론활동을 통한 지지와 지원을 다해 나갈 뜻을 민주노총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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