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교사 출신 이재오, 사학법 정국 풀까

[기자간담회] 당장 사학법 투쟁 변화는 힘들 듯... "개정안 제시하겠다"

등록 2006.01.12 17:59수정 2006.01.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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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교사경력을 거론하면서 사립학교법 파동 정국을 풀어내겠다는 의욕을 나타냈다.
12일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교사경력을 거론하면서 사립학교법 파동 정국을 풀어내겠다는 의욕을 나타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저는 국회 들어오기 전에 사립학교 국어교사를 여러 곳에서 해 봤다. 15대와 16대 때도 국회 교육위에 있었다. 사학의 실정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 적어도 알 만큼 아는 사람이다."

이재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기자들과의 취임간담회에서 자신의 교사경력을 거론하면서 사립학교법 파동 정국을 풀어내겠다는 의욕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는 67년부터 79년까지 중학교 1곳과 고등학교 3곳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그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 원내대표가 1973년 서울 대성고등학교에 있을 때 당시 1학년이었던 노 의원의 담임을 맡았던 것이다.

이처럼 사립학교 국어교사 출신인 이 원내대표가 꽉 막힌 사학법 정국을 풀어낼 지 주목된다. 그의 원내대표 당선은 '장외투쟁 일변도'인 현재 노선에 대한 불만 세력의 지지가 큰 힘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원내대표가 됐다고 해서 곧바로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 방식에 대한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상황은 아니다.

그는 원내대표 당선 직후 "정부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해 합의한다면, 국회정상화 문제는 그 때 논의하겠다"며 "그 때까지는 총체적인 노 정권의 실정에 대해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현재의 '장외투쟁' 당론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초중고와 대학 분리 적용' 사학법 재개정안 제안


"사학법 재개정은 없다"는 여당의 반응에 대해서는 "신입생 배정거부도 폭압적으로 누르는 판에, 말이야 그렇게 하겠지"라며 "그 말이 계속 지켜질 지는 야당 하기에 달린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지지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의 사학법 투쟁의 변화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며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당의 총체적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답해 변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사학법 자체에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정부여당도 받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의 대안은 초·중·고교와 대학을 분리하는 사립학교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초·중·고교와 대학은 운영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있으므로 분리해서 법을 적용토록 하고 ▲이사장이나 총장 등 책임자가 3번 이상의 경고 또는 주의를 받거나 감사결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자동으로 그 사학에 제재가 가해지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한다면 "정부여당도 퇴로가 없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임태희 전 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방향을 갑자기 바꾸거나 하진 않겠지만 상황과 민심의 변화를 보지 않겠냐"며 "사학법 재개정위를 만든다고 했으니 어떻게 재개정할 지 토의도 시작될 것이고, 당분간은 상대가 없으니 투쟁 기조는 2월까지는 이 기조대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계속해서 사학법 장외투쟁을 비판해온 원희룡 최고위원도 "원내대표가 바뀌었다고 해서 곧장 사학법에 대한 대응 방침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그냥 따라가는 것하고 이런 저런 말을 하면서 가는 것과는 나중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대표에게 회군의 명분을 줄 수도 있고, 당내 논의에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반박의 상징'이라는 말은 이제 그만"

그는 이 날 간담회에서 "당과 나라가 처한 형편이 평화로운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처럼 들판에서 자란 꽃이 향기를 발할 때가 온 것 같다"며 "노무현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황우석 박사 파동 ▲윤상림 게이트 ▲X파일 도청 사건 등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는 "강경파이기 때문에 대여관계에서 협상이 잘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염려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야당의 투쟁과 협상 비율은 6:4"라고 말했다.

'소장파들의 이견 제기'에 대해서는 "그런 것 때문에 한나라당이 건강한 것 아니냐"면서 "내가 쓴 소리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대표격인데, 우리같은 사람 있으니까 이런 시기에 원내대표 하라는 것 아니냐"고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황우석 파동에 대한 국정조사'와 관련해서는 "사학법 문제 해결된 뒤에 등원해서 처리하는 '패키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정권이 꼭 성공해야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산물로 탄생한 정권인데, 민주화 운동 한 사람들 전체가 욕먹지 않게 만들려면 잘 해야 한다"며 "잘못 되길 바란다면 그건 '동지적 애정'이 아니다, 비판하는 것도 애정으로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저쪽에 아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다 아는 것 아니냐"며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제부터 저에게 붙여온 '반박의 상징' '비주류 대표격'이라는 말을 빼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선후보 중심으로 편을 갈라 당을 이끌어 가기에는 시기가 너무 빠르고,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한나라당 구조가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 "의원들이 72표나 되는 표를 준 것은 당내 갈등을 조기 수습하라는 것"이라며 "제가 이 나이에 직접 출마는 못할 망정 누구 대리인 딱지를 붙이고 이 자리에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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