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여성노인 미래 사회가 노후 책임져야

[그늘 속 여성에게 빛을]60세 이상 여성 노인 소득 남성 3분의 1 불과

등록 2006.01.13 17:31수정 2006.01.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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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즈는 ‘그늘 속 여성에게 빛을’이라는 신년 여성 정책 아젠다를 총 3회에 걸쳐 기획 보도한다. 여성 문제에 대한 사회 관심과 정부 여성 정책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이주여성’ ‘여성 장애인’ ‘여성노인’ 등 소외계층의 현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감현주 기자]
우먼타임스
“(자식들이) 한 달에 10만원이나 20만원씩 2년만 주면 저 늙은이 왜 안 죽나 그런데요. 그런데 그러는 수밖에 없어. 노인은 죽어 가는 거고 자식은 자꾸 길러지는 거니까. 난 무료 양로원이 좋아요. 노후 대책을 안했기 때문에 불안해요. 지금 60이면 한 5년만 열심히 뛰면 되는데 지금 65세니까 그것도 어렵고. 난 자식들이 아무리 잘 살아도 자식들한테는 기대지 않을 거야.”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내가 좀 더 벌면 좋고, 돈이 없어서 곤란하지는 않지만 돈이라는 게 원래 있으면 좋은 거잖아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오페라 보러 가고, 솔직히 남편 봉급 가지고는 문화생활을 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취업박람회를 찾은 60대 여성들의 고민이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균 수명이 긴 여성 노령 인구가 미래에 대해 갖는 불안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러한 여성 노인 빈곤이 전체 여성 빈곤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 여성 노인 빈곤 대책 부재

현재 빈곤 노인 가구에 대한 정부 방안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최저생계비 이하 모든 국민에 대해 국가가 생계, 교육, 의료 등 기본 생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공적 부조 제도)가 유일하다. 그러나 현재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거나 일자리가 없는 여성 노인이 상당수 제외돼 있어, 그에 대한 별도 정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한국여성개발원 고급여성인력 혁신센터 민무숙 소장은 “현재 여성 노인의 빈곤 문제에 대해서 (별도) 정책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령 여성의 경우 일을 갖고 있지 않아 소득이 없는데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 문제까지 겹쳐 사회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그 때문에 이들 여성 노인집단에 대해 연금이나 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로써 빈곤과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2004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노인생활 실태조사 결과, 60세 이상 여성 노인들의 평균소득은 29만9000원인 반면 남성노인은 78만3000원으로 여성노인 평균소득은 남성노인의 1/3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61세 이상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남성은 60세 미만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은 2001년 37.4%, 2002년 39.0%, 2003년 39.8%로 증가세를 보이고, 같은 연령대의 남성 수급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연금·보험 등 보장제도 시급

‘2015, 여성정책의 비전과 과제’ 보고서를 제출한 한국여성개발원 연구팀은 “IMF 이후 여성의 빈곤화가 대두된 가운데 평균 수명 연장으로 소득원이 없는 노년기가 연장되면서, 개별적인 노후 소득보장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여성노인들의 노년기 빈곤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남성 부양자-여성 피부양자’ 모델에 근거해 살아온 세대의 여성들은 본인의 노후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여성 노인의 빈곤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보장제도 확대와 더불어 특화된 고용 정책과 프로그램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민 소장은 “가사, 간병, 보육 등 고령 집단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소득과 인식이 낮은 이러한 돌봄 노동에 대한 처우 개선 역시 여성 노인가구주 지원책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령女 고용정책 마련돼야

현재 간병사 인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YWCA 금천여성인력개발센터 이화윤 간사는 “간병사 교육생 모집 시 연령과 학력 제한을 두고 있지만, 일을 해야 한다며 찾아오는 55세 이상 여성이 많아 때론 모집생의 20% 정도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면서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전반적으로 간병사 정년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현재 65세 이상 남성 175만9721명, 여성 262만3435명. 15년 뒤인 2020년에는 남성인구가 341만2960명, 여성인구가 441만8036명으로 대폭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년 부양비는 2000년 10.1%에서 2005년 12.6%, 2015년에 이르면 17.7%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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