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이재오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배려'는 세심했다.
지난 13일 오후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이 원내대표는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되면 당에서 나가겠다" 등 이전에 언론에 보도된 발언에 대해 "거두절미하고 (보도되어) 와전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대중들에게 갖는 인기나 지지도는 당을 이끌어 가는데도 큰 지도력으로 작용했다"고 박 대표를 높게 평가했다. "선거과정에서 '박심'에 너무 신경 쓴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라는 울타리 안에 존재하고, 당은 당 대표가 대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개정 사립학교법이 이념적인 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에서는 그렇게 말한다"며 "내 개인생각은 유보"라고 답했다. 사실상, 개정 사학법을 이념문제로 몰고 가면서 장외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박 대표와의 근본적인 인식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민청학련 사건 발표내용을 박 대표가 수용하도록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나를 위한 말'이라는 신뢰가 서로에게 있을 때 바른 말을 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 신뢰가 그렇게 회복되지 않았는데 자극되는 말을 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당에 사학법 재개정 명분 주겠지만, 합의 안되면 전방위 공세"
이 원내대표는 '사학법 파동'과 관련해서 "민생관련 법안과 황우석 교수 파동 등 각종 의혹사건, 사학법 재개정 등 세 가지를 놓고 여야 대타협을 시도할 것"이라며 "물론 제일 우선 순위는 사학법 재개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당도 퇴로가 없지 않냐"면서 "정부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권에 대한 전방위 공세로 투쟁수위를 높여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에게도 크게 불만족스럽지는 않을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와 대학을 분리해서 접근하고, 개방형이사제 도입을 제한하는 조항 등을 넣은 사학법 재개정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22표차로 크게 이긴 배경과 관련, 이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에게도 정책위 의장을 제안했었다"며 "'친박' 진영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한 선거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배경에서 '강경 보수'로 분류되는 이방호 정책위 의장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조화하는 것이 정치"라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이의 의견 불일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일축했다.
또 "개봉되는 국산영화는 다 본다"며 자신을 '영화마니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웰컴 투 동막골> <왕의 남자> <태풍> 등을 관람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해 이념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영화를 안본 사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웰컴 투 동막골>에서 동막골 촌장이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에 대해 "뭐 있나, 잘 먹여야지'라고 말한 장면을 들어 "이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신임 원내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당 안정 우선, 박 대표 배려하는 것은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