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글쓰기, 팍팍한 현실 행복해져요"

치유글쓰기 워크숍 여는 박미라씨

등록 2006.01.19 10:58수정 2006.01.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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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원 기자] 글 속에는 글쓴이의 떨림, 망설임, 두려움, 자신감 등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글은 그 어떤 말보다 그 사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신의 글을 성찰해 다시 써보고 얘기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변화함을 느낄 때, '치유글쓰기'는 가능해진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이런 내가 있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내 글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치유는 시작된다. 또 문체나 문장을 바꿔 내 글을 새롭게 쓰면서 행복한 글쓰기를 시도한다.

우먼타임스
박미라씨가 오는 4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치유글쓰기 워크숍'은 위의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 그가 '내 오랜 고난·축복의 역사' '반복되는 꿈에서 내면의 글감 찾기' '셀프인터뷰' '함께 쓰기의 기쁨' 등의 주제로 이뤄진 워크숍을 개최한 동기는 그 스스로 글을 통한 치유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매일 써온 일기와 수없이 썼던 기사, 칼럼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문체가 자유로워짐을 느낀 것이다.

박씨는 치유글쓰기 워크숍 개최에 앞서 미술과 글쓰기 등의 매체를 이용해 진행되는 '여성의 경험읽기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이 모임은 매주 한 사람을 '그의 날'로 지정, 지정된 사람이 글·그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질문하고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모임의 유일한 규칙은 '공감하되 판단하거나 가르치지 않기'다. 주인공이 된 사람은 나를 표현하면서 새로운 나를 찾고, 여러 질문에 대답하면서 자신만의 답을 얻게 된다. 이 경험을 토대로 박씨는 치유글쓰기 워크숍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박씨가 치유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함께하는 글쓰기를 통한 상호작용'이다. 아무리 혼자 쓰는 글이라도 그 글은 누군가와 관계되어 있으며, 그 글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 워크숍에 참여하는 이들이 치유글쓰기 과정이 얼마나 따뜻한 경험인지를 느끼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워크숍 마지막 시간에는 단순히 이어쓰기가 아닌 글감을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글'을 만드는 공동창작의 시간을 마련했다.

박씨가 말하는 행복한 글쓰기란, '진심으로 쓰되 상대방에게 노골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글'이다. 그는 치유글쓰기의 연장선상인 '행복한 글쓰기'를 통해 굳이 단언하지 않아도 글로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고, 느낌으로 전달해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행복하다고 말한다.

"현실의 내가 행복해야만 행복한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행복한 글쓰기를 하다보면 현실이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행복한 글쓰기를 많은 이들과 나누기 시작해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박씨는 페미니스트저널 이프 편집위원이자 YWCA 사회개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겨레신문에 '형경과 미라에게'라는 상담형식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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