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하면 탈당사태 올 수도
내 좀 뻔뻔해졌다, 전면에 나서야겠다"

[인터뷰①] '아 열받네' 김근태 "정동영, 총구 밖으로 돌릴 때 아니다"

등록 2006.01.20 17:36수정 2006.01.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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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정리 : 김병기 박형숙 기자
사진 : 이종호 기자
동영상 : 김윤상 기자


a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근태 전 장관은 멈추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장관을 향해 "과거에는 당권파라고 즐기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당의 지지율이 반토막이 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하니 당권파가 아니라고 한다"면서 다시 포문을 열었다.

김 전 장관은 정 전 장관이 자신을 향해 분열주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당의 발전 가능성을 봉쇄하고 정당의 역할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서 정동영·김근태의 '이상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지만 김 전 장관은 "당원과 국민에게 당의 위기 원인을 판단할 수 있는 논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이 '총구를 한나라당에게 돌리자'며 박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책임회피"라고 일갈했다. 김 전 장관은 "결국 이대로 가자는 것 아니냐, 정동영 대세론 아니냐"며 "2번은 통했어도 3번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겨눈 총구를 녹여 쟁기로 만들어 열린우리당의 밭을 갈 때"라고 맞받았다.

아울러 정 전 장관이 '김근태 없는 열린우리당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칭찬전략'으로 선회한 데 대해 "칭찬은 술자리에서 하고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한가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전 장관은 "한나라당이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배가 높은 이 참담한 현실에 대해 그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 뒤 "한나라당이 죽을 쑤는데 열린우리당이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당권파'의 책임을 물었다.

김 전 장관은 "(정동영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창당, 총선 과정에 요소 요소에 사람을 심어놨다"며 "그 거대한 흐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당권파가 아니면 다수파라고 해야 하나"라며 "다수파가 당론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그것을 부인하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정동영·김근태 뭐가 다른가'라는 질문에 김 전 장관은 다음처럼 답했다. 격앙된 톤으로 말을 이어갔고 "아, 내가 좀 열받네"라며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그래서 토론과 비전과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필요하다. 당이 이런 이유와 원인에 대해 평가하고 그래야 당원들이 뭐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알 수 있지 않나. 당원의 알권리가 있다. 민주정당에서 전당대회를 하는 이유가 뭔가. 판단할 수 있도록 논쟁해야 하는데 그걸 하는 건데 네거티브, 분열주의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

"박근혜-김근태 대결은 21c 오케이목장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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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전당대회 임하면서 '광주 사태가 있었던 그 직후의 절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대로 가면, 과격하게 말하면 망한다. 망할 수도 있다. 이런 절박함과 위기감이 있다. 당이 망하면 김근태도 없다.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원칙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 당이 깨진다는 말인가.
"지방선거 참패하면 수습할 수 없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참패 뒤 당(당시 민주당)이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노무현 후보를 낙마하기 위한 운동도 나왔고 탈당 움직임도 있었다. 그와 유사한 참패가 오면 버금가는 상황이 온다고 걱정하는 당원이 많다."

- 임종석 의원은 상상할 수 없는 '빅뱅'이 초래된다고 했다.
"방지해야 한다. 그래서 변해야 하고 그래서 이번에는 김근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제가 좀 뻔뻔해졌다. 고심했는데 김근태를 당원과 국민의 가슴에 심어야 한다. 그래야 당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 몸을 바친다. 모든 걸 걸겠다. 안중근 의사의 '목숨을 바치겠다, 모든 걸 걸겠다'는 말을 그래서 내가 하는 것이다."

- 정동영 전 장관이 당의장으로 당선되면 당이 망하나?
"그것은 기자가 해석하라. 그런데 이대로 가자는 것 아닌가. 논쟁도 하지 말고. 총구를 바깥으로 돌자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바깥으로 효과적으로 돌리기 위해 어떻게 무기 체계를 갖추고 전열을 정비할 것이지 논의해야 하지 않나. 그게 왜 잘 안돼 왔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정동영 전 장관의) 답이 없다."

- 그럼 김근태가 되면 지방선거 이기나?
"3가지만 말하자. 4가지 하면 지루하니까. 첫째, 대이변의 출발이다. 제2의 '노무현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역전이 발생했구나, 당원과 국민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연쇄반응을 일으켜 국민의 관심과 흥미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다.

둘째, 박근혜 대표와 김근태가 전국적인 지방선거에서 '링'에 올라서면 역사적인 대결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 국민이 최종적으로는 김근태와 함께 하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선택한다고 확신한다.

셋째, 한나라당이 만약에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역사가 조롱당하는 것이다. 그 끔찍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서 변화의 중심에 김근태가 서면 냉전적이고 특권적인 세력을 반대한 모든 세력에 대해 연합을 추진할 수 있고 그렇게 호소하겠다."

- 박근혜·김근태의 대결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21세기 역사적인 오케이 목장의 결투!"

"'민주세력 대연합' 위해 기득권 포기하겠다"

- 유신독재와 민주세력의 대결인가.
"그렇지는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아버지의 딸일 뿐이다. 과거 식으로 보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근래에 보니 박 대표는 아버지의 후광 밖에 없다. 21세기 벽두에 색깔론을 들이대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 국가경쟁력이 어디서 오는지 잘 이해 못하는 것 아닌가. 과거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얘기한다고 했을 때 지금 한나라당이 어디에 있는지 보자는 것이다. 거리를 헤매고 있지 않나. 전당대회를 통해서 김근태가 변화의 중심에 서면 모든 양심세력의 대연합을 이루고 지방선거에 승리하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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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기득권을 포기하겠다? '정동영·김근태만으론 안된다, 고건·한화갑·유시민 등이 망라된 대선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한 화답인가.
"좀 한가한 소리다. 지금은 대선이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살아 남느냐,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살아 남느냐가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자기 책임을 다하고 기여를 해서 열린우리당이, 범양심 세력이 자기 역할을 다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이 과정에서 제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게 되다면 연합을 이루려면 기득권을 포기해야 된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가담해 달라고 하면 주변이 되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대연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 고건 전 총리가 연락이 오면 만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고마운 말이다. 고건 전 총리가 마땅히 해야 하는 역할을 하신 것으로 듣겠다. 고맙게 듣는다. 다만 당원과 국민에게 이런 제안을 하면서 명분 있는 제안이다, 동의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설득하고 호소하는 기간이었다. 그 축적 위에서 만나야지 아니면 상층정치로 끝난다."

- 지방선거 전에 만나나.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그런 쪽으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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