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동물박사예요

2006 동물아카데미 체험학습기

등록 2006.01.30 16:00수정 2006.0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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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삼성동 코엑스 3층 컨벤션홀에서는 동물아카데미가 한창이다. 며칠 전 방학식날 학교에서 할인권을 받아들고 온 이후부터 졸라대던 아이와 마지못해 버스에 올랐다.

방학이라 그런지 코엑스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학습전이 열리고 있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들, 메모지에 카메라까지 동반하여 삼삼오오 몰려든 중학생들, 그리고 연세 많은 어른들도 눈에 띄었다. 동물아카데미 행사장으로 가는 길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길 곳곳에 안내 용지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화살표를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하자 바로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문에 이를 수 있었다.

이 행사는 한국복지재단과 다음이 주최하며 대한민국 동물학교와 newwave주식회사가 후원한다고 한다. 공연장입구에는 예쁜 한복을 차려입은 오랑우탄이 가이드의 팔에 안겨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렇게 각박한 도시에서 동물들의 재미있는 행동이나 몸짓을 관찰하며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이 아이는 마냥 즐거운 듯 눈을 반짝거리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마침 그곳에는 어느 유치원에서 단체 체험학습을 온 어린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손으로는 동물들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빨간다리 거북이를 만지는 어린이들
빨간다리 거북이를 만지는 어린이들송춘희
피부가 하얀 알비노 원숭이를 둘러싼 아이들은 박스를 두드려 본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원숭이는 종이를 이빨로 물어뜯으며 답한다.

“친구들! 두드리면 원숭이가 놀라요”하고 선생님이 말하자 아이들은 일제히 자신의 작은 주먹을 뒤로 한 채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척 원숭이의 행동을 관찰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순수하고 예뻐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햐얀 피부를 가진 알비노 원숭이
햐얀 피부를 가진 알비노 원숭이송춘희
공룡을 닮은 도마뱀, 멸종위기의 카멜레온, 빨간 눈 갑옷 도마뱀, 맹글로브 스네이크, 그린 이구아나 등등을 관찰하는 동안 ‘해피! 메리! 쫑~~!’공연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종소리를 듣고 동물전시장에서 공연장으로 갔다. 뒤쪽은 입식의자로 되어있었고 앞쪽엔 수백 장의 방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앞쪽 줄에 앉아서 동물 공연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 공연은 전래동화 콩쥐팥쥐와 선녀와 나무꾼을 패러디하여 연출하는 코믹 동물극이다. 콩쥐팥쥐의 이야기를 신데렐라 이야기와 접목시켜 시나리오를 구성한 것이 재미있었다.


오랑우탄은 콩쥐 엄마가 되어 아이를 낳는 출산현장을 보여준다. 한복치마를 곱게 입고 배를 뒤집는 오랑우탄의 모습이나 아기를 진짜로 낳는 듯한 연기실력이 놀랍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콩쥐 엄마가 병이 나서 죽게 되자 팥쥐와 팥쥐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 없이 홀로 자란 콩쥐가 잔치에 가고 싶어 울다가 천사의 도움으로 옷을 건네받고 잔치에서 구두를 잃어버린다. 왕자는 구두 주인을 찾으러 나서고 결국 콩쥐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관객어린이와 꽃마차를 탄 오랑우탄
관객어린이와 꽃마차를 탄 오랑우탄송춘희
이곳의 연기자들은 대부분 동물이다. 닭이 물장수로 변신하여 종이컵을 물고 나타나는가 하면 울고 있는 공주에게 예쁜 옷을 선사하는 오랑우탄도 등장한다. 훈련된 숲 속 친구들(원숭이 곰, 강아지등)이 모두 출연하여 콩쥐를 위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장면은 가히 놀랍다.

유리 금강앵무
유리 금강앵무송춘희
공연체험학습장에 돌아오니 아이들이 제일 많이 모인 곳이 눈에 띈다. 바로 병아리들의 모임이다. 수십 마리의 병아리를 모아놓은 곳에서 병아리를 만지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노랑병아리 보다 더 예쁘다.

병아리를 만지고 있는 어린이들
병아리를 만지고 있는 어린이들송춘희
책으로, 간접적으로 듣기만 하였던 아이들에게 이번 동물 아카데미는 즐거운 산 경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신비하고 순수한 동물들의 세계를 도시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물 아카데미에서 파충류, 어류, 포유류, 곤충류, 설치류, 양서류 조류 등을 관찰한 어린이는 대한민국 동물학교장으로부터 “나도 이제 동물박사과정”의 수료증을 받게 된다. 수료증을 받아들고도 반나절의 관람이 아쉬운 아이는 자꾸만 뒤를 돌아다 본다.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대기 중인 오랑우탄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덧붙이는 글 | 동물아카데미 행사기간; 2005년 12월22일~2006년 2월10일
             장소; 코엑스 3층 컨벤션홀
             관람시간;10시~ 19시
             공연시간; 평일(11시 30분,14시,16시 30분)
                          주말,공휴일(11시 30분, 15시 30분, 17시 30분)
             문의;02-454-0100   단체문의;02-406-2611

덧붙이는 글 동물아카데미 행사기간; 2005년 12월22일~2006년 2월10일
             장소; 코엑스 3층 컨벤션홀
             관람시간;10시~ 19시
             공연시간; 평일(11시 30분,14시,16시 30분)
                          주말,공휴일(11시 30분, 15시 30분, 17시 30분)
             문의;02-454-0100   단체문의;02-406-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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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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