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 경주, 145kg 벽돌 운반…막강 '멍멍' 파워

[사진] 제2회 한국 개썰매 선수권대회 이모저모

등록 2006.02.08 11:19수정 2006.02.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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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힘차게 날아오르며 벽돌쌓인 의자를 끄는 개의 모습

힘차게 날아오르며 벽돌쌓인 의자를 끄는 개의 모습 ⓒ 유영수

제9회 인제빙어축제(2.2-2.5)가 성대하게 치러진 소양호의 맨 끝자락. 커다란 개들이 '컹컹'대며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줄에 묶인 채 얼음판 위에 세워져 있어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어떤 이들은 사진을 찍고 있던 기자에게 다가와 '이 개들은 뭐예요?'라며 물어보기도 한다.

개 썰매 선수권대회는 지난해 강원도 홍천에서 처음 열린 뒤 두 번째 대회가 올해 인제에서 2월 4일부터 5일까지 개최됐다. 대한 슬레드독 스포츠연맹(KFSS)이 주관하는 개 썰매 선수권대회는 개 썰매 분야의 유일한 국제경기연맹인 국제 슬레드독 스포츠연맹(IFSS)이 인증하는 국내 유일의 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국내 최대 개 썰매 대회이기도 하다.


a 14kg의 이 개가 80kg의 벽돌을 끄는 데 성공해, 많은 관광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14kg의 이 개가 80kg의 벽돌을 끄는 데 성공해, 많은 관광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 유영수


a 개썰매 대회에 참가한 여자아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놀란 듯하다.

개썰매 대회에 참가한 여자아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놀란 듯하다. ⓒ 유영수

방송에서만 몇 번 봤을 뿐 실제로는 처음 접해보는 경기인지라 기대를 많이 한 게 사실이다. 일반인들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경기를 직접 눈앞에서 보고, 사진 촬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만든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춘천 말라무트클럽과 홍성 슬레드독 매니아클럽, 부산 레이싱독클럽, 허스키 슬레드클럽 등 우리나라에서 정상급 클럽과 동호회 등 80여 개 팀이 참여했다.

a 출전시킨 자신의 개를 인도하기 위한 개주인들의 처절한 몸부림들

출전시킨 자신의 개를 인도하기 위한 개주인들의 처절한 몸부림들 ⓒ 유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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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또한 초등학생 선수가 개 한 마리와 함께 200m를 질주하는 주니어 대회는 물론 알래스카를 다룬 영화에서 봤음직한 10여 마리 개가 한 팀이 돼 5km를 경주하는 오픈레이스까지, 한국 개 썰매 대회 사상 최다 종목이 마련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이번 대회의 상위 입상선수들은 2006년 3월 몽골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 개썰매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회 위상에 걸맞지 않게 관람하는 이들이 극히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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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a 개에게 애원하듯 의자를 끌고 오기를 애타게 바라는 개주인의 모습(좌).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어린이가 언론의 집중적인 인터뷰 세례에 당혹해하는 장면(우)

개에게 애원하듯 의자를 끌고 오기를 애타게 바라는 개주인의 모습(좌).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어린이가 언론의 집중적인 인터뷰 세례에 당혹해하는 장면(우) ⓒ 유영수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대회가 한창 열리는 시간에도 많은 관광객들은 빙어낚시체험과 눈썰매장 등 다른 장소에 밀집해 있을 뿐, 개 썰매 대회에는 무관심한 듯 보였다. 개 썰매 동호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대회를 주관한 측이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회장소를 너무 외진 곳으로 잡지 않았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a 빙어축제에 놀러왔다 개썰매 선수권대회에 들른 관광객둘 중 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들이 간혹 보였다.

빙어축제에 놀러왔다 개썰매 선수권대회에 들른 관광객둘 중 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들이 간혹 보였다. ⓒ 유영수

대회 마지막날인 5일 번외종목으로 열린 웨이트플 경기에서는 커다란 덩치의 개들은 물론 14kg짜리 귀여운 개도 출전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작은 개들은 왜소한 체구에도 80kg 벽돌을 거뜬히 끌어 저력을 과시했다. 벽돌 무게는 점점 늘어났다. 80kg에서 시작돼 145kg에 이르자 차츰 탈락하는 개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유망주로 꼽히는 개들은 별 어려움 없이 벽돌이 실린 의자를 끌어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a 대회장 안쪽에서 커다란 개가 무거운 의자를 끄는 동안 응원을 나온 작은 강아지는 밖에서 함께 짖는다. '나도 강아지라니깐요...'

대회장 안쪽에서 커다란 개가 무거운 의자를 끄는 동안 응원을 나온 작은 강아지는 밖에서 함께 짖는다. '나도 강아지라니깐요...' ⓒ 유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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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무엇보다 볼만했던 것은 자신의 개가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주춤할 때, 독려하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개 주인의 활발한 몸짓이었다. 개 바로 앞 땅바닥에 엎드려 손짓을 하기도 하고 때론 자상하고 한편 엄격한 표정을 지어가며 개를 이끄는 모습을 보니 마치 한편의 모노드라마(1인극)를 보는 듯했다.

혹여 자신의 개가 정해진 시간을 넘겨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박수를 쳐주며 격려하는 모습에서 진정 개를 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원래 개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었던 기자도 개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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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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