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갈등해결교육이 열쇠

등록 2006.02.10 17:34

수정 2006.02.10 17:34

▲평화여성회가 관악고등학교에서 창의재량시간을 이용해 ‘평화를 지키자’라는 주제로 평화교육을 펼치고 있는 모습. 평화여성회는 2002년부터 학교에서 갈등해결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진 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우먼타임스

[채혜원 기자] 갈등해결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을 해결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갈등해결교육을 교과과정으로 채택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이하 평화여성회)는 2002년부터 학교에서의 갈등해결교육을 진행, 교육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내가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친구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교육을 통해 친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 ‘무조건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얼마든지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등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을 진행해온 평화여성회는 학교폭력은 가해학생 일부의 개인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 학교, 사회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갈등해결교육을 통해 폭력을 예방해야 한다며 CA수업이나 방과 후 수업 시간을 이용, 이를 교과과정으로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교과과정보다는 워크숍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갈등해결교육은 갈등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성찰해 한계를 극복하면 보다 발전된 사회질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즉 ▲평화개념 이해하기 ▲각자의 갈등대응 유형 알기, 유형별 특징 알기 ▲좋은 대화, 나쁜 대화 ▲다양한 상황에서 본인이 느끼는 평화상태와 폭력상태 알아보기 등 갈등이 우리 삶에서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갈등과 직면해 발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영희 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 청소년교육팀원은 “갈등해결교육이 직접적인 폭력사고, 사건을 줄일 수 있고 폭력을 유발시키는 반사회적 행동습관과 공격성을 줄일 수 있다”며 갈등해결교육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갈등해결교육의 성과는 미국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국가중재교육협의회가 만들어지면서 1984년 50여개의 학교에서 진행되던 갈등해결교육프로그램이 1999년에는 8500여 학교에 도입돼 시행중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또래중재프로그램이 갈등해결의 방법으로 고안되었는데 학생들 스스로가 체계적 훈련을 통해 중재자가 되어 학생들 사이의 문제 해결과정을 돕는 것이다. 미국 25개 학교의 연구 분석에 의하면 신체적 싸움 17%, 신체적 괴롭힘 8%, 언어적 폭력 20% 등이 중재로 갈등이 해결되었다고 한다. 이는 청소년들을 통제와 처벌의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문제해결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교육방법이 필요함을 반증하고 있다.

갈등해결교육 제도화에 대해 박정희 교육인적자원부 초중등교육정책과 연구사는 “갈등해결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되어도 중·고등학교에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화여성회가 제안한 여러 프로그램을 선별 수용해 학교에서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는 함께 고민할 과제”라고 말했다.

청소년교육상담전공 박사과정의 박정배씨는 “교육프로그램이 좋아도 교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지도교사의 워크숍 형태의 재교육도 필요하다”며 “강의식보다는 활동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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