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전날 밤. 지역이 젊은 활동가들이 촛불 추도식을 올리고 있다. 전북대장례식장 안의 영안실 입구민주노총전북본부
서른 줄이나 되는 그의 긴 약력에도 나오지 않는 관계로 우리는 만나왔다. 명상수련모임이었다. 그는 야마기시 공동체 특강과 동사섭 수련을 했고, 노동자들의 각종 행사에 자기성찰 프로그램을 도입했었다. 노동운동의 거친 길을 가면서도 생명의 공동체를 꿈꿀 수 있었던 것은 사람과 세상에 대한 그의 꺼지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만날 때마다 그가 벌이고 있는 일은 새로웠다. 노동자들의 글쓰기 운동을 강조했다. 대안언론을 중요시하여 <참소리>를 만들어 운영했고 <열린전북>과 <부안독립신문>의 고정필진으로 활동했다. 폐교를 인수해 마을이름을 딴 '논실학교'를 만들어 한국 땅에 와 사느라 설움 많은 이주여성들을 돌보았다.
씩 웃는 특유의 웃음으로 세상을 꿰뚫어 내는 그가 노무현 정권 아래서도 감옥엘 갔다. 그의 아내와 면회를 갔는데 감옥은 그의 도서관이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