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의원, 망치로 폭탄주잔 깨뜨리다

"폭탄주 문화가 성추행 사건의 원인" 반성 차원

등록 2006.03.03 12:30수정 2006.03.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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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일 오전 폭소클럽(폭탄주 소탕클럽) 회장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기자실에서 `한나라당은 폭탄주를 끊으라`며 폭탄주 잔을 망치로 깨트리고 있다.

3일 오전 폭소클럽(폭탄주 소탕클럽) 회장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기자실에서 `한나라당은 폭탄주를 끊으라`며 폭탄주 잔을 망치로 깨트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연희 쇼크'에 빠진 한나라당의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의원 전원 해병대 입소'를 검토한다는 발표에 이어, 폭탄주 문화가 사건의 발단이라며 맥주잔을 망치로 깨뜨리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경선 후보이자, 폭소(폭탄주 소탕)클럽의 대표인 박진 의원은 3일 오전 국회기자회견장에 폭탄주를 담은 맥주잔과 망치를 들고 나타났다.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현장에 있었던 이계진 대변인도 함께 나왔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비뚤어진 폭탄주 문화가 사라지지 않은 한 제2, 제3의 최연희 사건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은 차제에 폭탄주를 끊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새로 시작하는 결연한 의지로 새 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나라당이 계속된 재보궐 선거 승리와 40%에 이르는 지지율에 도취해 헤이해진 정신상태에 빠져 있다면,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주풍(酒風)에 승리를 빼앗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한나라당이 단호한 뜻을 밝혀야 한다는 차원에서 망치로 이 잔을 부수겠다"면서 양주잔과 절반 정도 술이 담긴 맥주잔을 망치로 내려쳤다.


박 의원의 손은 무사했으나, 연설대 한쪽으로 맥주잔의 파편이 산산조각 튀었다.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코미디야, 코미디", "누가 치우라는 거야"라는 말과 함께, 국회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져야 하는 상황에 대한 씁쓸한 웃음이 이어졌다.


박 의원에 이어 브리핑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유리 파편을 치우기에 여념없는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보면서 "먼저 브리핑을 하시라고 (박 의원에게) 양보했더니 이런 일이 생겼네요"라며 황당해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술이 죄인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술이 무슨 문제인가, 마시고 사고친 사람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a 이 자리에는 최연희 전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에 동석했던 이계진 대변인이 함께 했다.(왼쪽) / 김성완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깨진 폭탄주 잔을 치우는 것을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난감한듯 쳐다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최연희 전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에 동석했던 이계진 대변인이 함께 했다.(왼쪽) / 김성완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깨진 폭탄주 잔을 치우는 것을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난감한듯 쳐다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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