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가치 살리는 선거 하겠다
최근 만난 엄기영, 여전히 고민 중"

[인터뷰②] '당 전략기획위원장'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등록 2006.03.06 11:24수정 2006.03.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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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엄기영 카드'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광재 의원이 열린우리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되는 줄 알았다. 언론에서도 유력한 인물로 거론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강원도에 들인 공은 각별하다. 강원도 폐광촌에 대한 고민이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살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강원도지사 출마를 포기하고 대신 당 전략기획위원장직을 맡아 5·31 지방선거 전략 총괄업무를 맡았다.

- 출마를 고민한 건 사실인가.
"내년 7월 과테말라에서 동계올림픽 유치 국가가 결정되는데 변방의 강원도가 역사를 다시 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주는 것 일을 해야 한다고 점에서 많이 고민했다."

- 그런데 왜 포기했나.
"고민이 많았는데 강원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분을 영입해서 제가 도와드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강원도를 살리는 것 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 원내부대표를 제외하고 중앙당직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던 중에 당에서 제의가 있었다. 망설였는데 당이 어려운데 피하는 것은 조직원의 도리가 아니다 싶어서 받아들였다."

"최근 엄기영 만나... 언론인 길과 고향 사랑 사이에서 고민중"

여당의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엄기영 MBC 앵커와 관련, 아나운서 손석희씨는 "현직 언론인을 마치 같은 당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는 엄 앵커의 말을 전하며 "영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광재 의원의 판단은 달랐다.


"엄기영 선배는 제 지역구 분이시다.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엄 선배를 만났다. 다른 언론인이 가는 길을 똑같이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강원도가 잘 되었으면 하는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오래 전부터 강원도에서 봉사활동도 많이 하셨다."

- 손석희씨도 사석에서 만나 들은 얘기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 엄 앵커를 만났나.
"어떤게 먼저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굉장히 최근에 만났다. 그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위대한 지성인 괴테도 정치를 했고, 앙드레 말로도 문화부장관을 했다며 엄 선배의 현실참여로 강원도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말씀 드렸다."

- 아직 유효하다는 것인가.
"사람은 마음이 자주 바뀌기도 하고,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므로 재촉하기보다 기다리는게 도리라고 본다. 너무 괴롭히는 것도 제 스스로 괴롭다. 엄기영 선배와 알고 지낸지는 무척 오래되었다."


"내가 강금실의 참모라면 역대 가장 신나는 선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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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최대의 전략지는 서울. 시장 후보로 영입이 거론되고 있는 강금실 전 장관의 '고민'에 대해 이 의원은 "걱정마시라"는 투로 확신에 차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정치인이 된다는 것에 대한 실존적 고민과 아울러 자신의 방식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다운 패배'를 하더라도 선거과정에서 정체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이 의원은 "내가 참모를 하면 역대 선거 중 가장 신나는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강 전 장관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선거운동을 하고 전략을 짜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신명'을 느끼고 싶어하는 '소년 정치인' 같았다.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즐거운 축제를 치르듯 하고 싶다"고도 했다.

- 강금실 전 장관의 가치가 뭐라고 보나.
"첫째, 부조리를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강한 카리스마. 둘째, 문화적 소양. 서울시가 더 이상 '건설'을 할 게 아니라 21세기적인 가치에 착목해야 할 때다. 셋째, 어렵고 힘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씨."

-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법무장관 퇴임사를 보고 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의 자질은)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국회 답변을 보더라도 어떤 방송토론에 내놔도 안 진다. 칙칙하고 낡고 정치 말고 신나고 유익한 쪽으로 지방자치가 바뀔 때가 왔다."

- 강 전 장관이든 엄 앵커든 외부 영입인사도 내부 경선을 치러야 하는 것 아닌가.
"경우에 따라 다르다. 하는 게 좋은지 아닌지는 최선이 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조순 서울시장의 경우 인지도가 굉장히 낮았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경선을 선택했고 주효했다. 하지만 이 분들은 인지도가 낮지는 않다. 모든 걸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한나라당 지방권력 독점 이어지면 대혼란 온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전망은 좋지 않다. 한나라당의 지방독재를 깨겠다고 하지만 당 지지율로 봐선 수도권과 호남 일부를 확보하는 '의미 있는 패배'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

하지만 7%의 지지율로 40%가 넘는 박찬종 후보를 누른 조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기획'을 맡은 이 의원은 "결국 자치단체장 선거는 인물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조사의 필요성에 60%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당의 지방권력 심판론과 한나라당의 중앙정부 심판론은 5:5 수준이다. 한나라당은 중앙정부 심판론으로 지난 두 차례의 보궐선거에서 다 써먹지 않았나. 이번은 지방이 새로 태어나는 해가 되는 게 맞다. 지방정부 예산이 국민세금의 50%나 된다. 한나라당의 일당독재를 타파해야 견제와 균형이 생겨 지방자치의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다."

- 지방선거 '완패' 하면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선거에 진다고 당이 깨진다고 보지 않는다.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 완패했지만 대선에서 이겼다. 현재 열린우리당의 광역단체장은 전북지사 한 명이다. 이것보다 많을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의 일당 독재가 이어지면 대혼란이 온다. DJ 방북도 어려워지고 1년만 가면 대선에서 이긴다고 생각해서 한나라당의 정치투쟁이 극에 달할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국민이 균형을 찾아줄 것이다."

- 가장 이기고 싶은 지역은 어딘가.
"(잠시 뜸을 들이며) 광주와 부산은 이겨야 되겠죠. 남남갈등인 지역갈등의 구도가 극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경쟁이 없으면 서비스가 나빠진다. 나는 강원도에서 이렇게 말한다. 5: 5만 만들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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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지난 의장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이나 통합론이 쟁점이었다. 분당할 때의 민주당의 문제점이 지금 해소되었다고 보나.
"정치라는 것은 현실에서의 승리도 해야 하지만 긴 역사에서 승리가 옳다. 김대중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의 힘을 합쳐야 하지만 가치가 맞아야 한다. 당장의 표를 잃더라도 과거로 가는 연대는 올바르지 않다."

- 지금의 연합은 과거로 가는 것인가.
"단정할 수는 없다. 모든 조직이나 새롭게 결심하면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 봐서는 우리도 준비가 덜 되어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

- 민주당과 대선을 같이 치를 수도 있나.
"현재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과연 전국적으로 후보를 낼 수 있는지 그것도 한 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 정파가 중요하지 않다. 시대적 가치를 밀고 왔던 사람들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은 가능성이 있나.
"더 가봐야 안다."

- 여지를 두는 것인가.
"판단하기 어렵다. 표를 잃는 한이 있어도 원칙이 없는 길을 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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