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갯벌을 찾은 중부리도요허철희
4공구 막힌 후 철새 도래 절반 이상 줄어
이처럼 철새들의 낙원이었던 새만금갯벌이 2003년 6월 4공구가 막히자 갯벌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찾아오는 철새들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달 21일 국립환경과학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서해안을 찾아오는 대표적인 통과 철새인 도요ㆍ물떼새류는 지난해 봄의 경우 21만 3천 마리가 만경ㆍ동진강 하구 일대 등을 찾았고, 가을엔 10만2344마리가 방문했다.
이는 2004년 봄과 가을 서해안 만경ㆍ동진강 하구 일대를 찾아온 도요ㆍ물떼새류가 각각 33만4천여 마리와 24만5천여 마리였던 데 비해 최고 절반 이상 급감한 것이다.
세계 최대 습지 파괴국가에서 람사 총회 개최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Ramsar)에서 채택된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람사협약)'에서는 2만 마리 이상의 물새들이 찾아오거나 1개 종으로서 1% 이상의 개체수가 찾는 습지를 보호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97년 7월 28일에 101번째로 이 협약에 가입을 했으며 현재 148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했다.
이 국제협약의 목적은 '습지는 경제적, 문화적, 과학적 및 여가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 자원이며 이의 손실은 회복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현재와 미래에 습지의 점진적 침식과 손실을 막자'는 것이다. 따라서 새만금간척사업은 세계 최대의 습지 파괴행위로서 람사협약에 반하는 것이다. 국제 환경단체에서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작년 11월 16일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2005년 람사총회에 정부대표단과 민간 환경단체 대표단이 현지에 파견돼 유치활동을 펼친 결과 참가국 만장일치로 경남 창원이 2008년 총회(10차) 개최지로 선정됐다.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총회 유치를 계기로 환경부는 ▲습지보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개발사업으로 습지가 훼손될 경우 그만큼의 습지복원을 의무화하는 '습지총량제' 도입 검토 등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는 지난달 2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작성된 환경부의 <새만금 하구역 자연생태계 조사보고서>를 입수·공개하며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이 보고서를 묵살, 은폐한 경위를 밝혀라"고 요구하였다. 또한 '새만금 간척공사를 강행하면 시화호보다 더 오염되므로 물막이 공사를 중단해야 하며, 시공이 끝난 방조제 일부도 허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해양수산부 보고서도 묵살 은폐했다고 노무현 정권을 성토했다.
퇴임 후 생태계 복원하는 일 하겠다는 노 대통령
천성산에는 무제치늪, 화엄늪 등 수서 곤충과 양서류가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20여 개의 늪과 계곡이 있다. 이곳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어 습지를 파괴하면서, 새만금방조제로 세계 최대의 습지를 없애면서 무슨 낯으로 람사총회를 개최하며 환경선진국을 외칠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월 24일 산림청장을 비롯한 임업인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 세대가 아이들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서 물려주는 것"이라며 "퇴임 후 마을의 숲과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진정 아이들을 그토록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새만금방조제 물막이 공사부터 중지시켜야 할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세계 최대의 생태계 파괴사업이다.
덧붙이는 글 | 허정균 기자는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 회원입니다.
<부안21>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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