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청 기운 북돋워주는 아귀수육 드세요이종찬
재수 나쁜 고기 '물텀벙', 하지만 맛은 너무 좋아
생김새가 워낙 흉측하고 지지리도 못생겨 그물에 잡히면 어부들이 재수 나쁜 고기라 하여 곧바로 바다에 버렸다 해서 '물텀벙'이라 불리는 물고기 아귀. 아귀는 예로부터 염치 없이 먹을 것이나 탐내고, 싸움을 잘하는 사람(아귀 같은)에 흔히 비유되곤 했다. 또한 불교에서 말하는 '아귀도'도 굶어 죽은 귀신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귀는 비늘이 없고 살이 물컹물컹하며 우둘투둘 거무스레한 껍질에 덮혀 있어 무척 징그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아귀의 생김새는 머리는 납작하고 입은 엄청나게 큰 데다 톱날모양의 날카롭고 강한 이빨이 달린 아래턱이 위턱보다 툭 튀어나와 있어 물고기들을 잡아먹기에 좋게 되어 있다.
아귀는 머리 맨 앞쪽에 '아귀의 낚싯대'라 불리는 촉수가 길게 늘어져 있다. 아귀는 이 촉수로 물고기들을 끌어들이는데, 한번 먹이를 물면 절대 놓아주지 않으며, 자기 몸뚱이보다 훨씬 더 큰 물고기도 한 입에 꿀꺽 삼켜버린다고 한다. 하긴, 오죽했으면 서양에서 아귀를 '악마 물고기'라 불렀겠는가.
아귀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등과 배가 모두 거무스레한 것(아귀)이 있고, 다른 하나는 등은 거무스레하고 배는 하얀 것(참아귀)이 있다. 그 중 배가 하얀 참아귀가 맛이 훨씬 좋다고 한다. '못생겨도 맛은 좋아'라는 유행어도 아마 지지리도 못 생긴 아귀의 뛰어난 맛과 영양가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