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 개통전에 미리 타보다

[대전 지하철 시승기] 8일부터 3일간 시승행사

등록 2006.03.09 10:45수정 2006.03.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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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하철이 개통된다. 10년 대장정이 끝난 것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시승(試乘)행사를 하기로 했는데, 첫째 날 시승에 참가했다. 시승은 오후 2시 반부터 4시까지 이뤄졌다.


a 대전역 앞 도시철도 입구

대전역 앞 도시철도 입구 ⓒ 김청구

이날 행사는 단지 시승이지, 개통행사는 아니다. 공식 개통식은 시승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1주일 동안 수정 보완된 뒤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시승에 참가한 사람은 요금을 내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시승을 한다는 방송을 듣고 인터넷으로 신청했거나 동사무소 추천을 받고 나온 사람들이다. 엄마 손잡고 나온 유아나 소년소녀에서부터 80대 남녀승객까지 있었다.

대전 지하철은 모두 22개 역으로 구성되는데, 일부 구간은 내년에 개통된다. 8일 행사는 22개 역중, 시발점(대전 동남부의 판암역)에서 열두 번째 역(정부종합청사역)까지 운행될 계획이다. 그 열두 역 사이를 오가며 승객을 승하차시키는 게 시승행사 내용이었다.

a 지하1-3층을 연결하는 보행 및 전동계단

지하1-3층을 연결하는 보행 및 전동계단 ⓒ 김청구


a 서울의 지하철 승차권과 전혀 다른 '토큰형' 대전 지하철 승차권

서울의 지하철 승차권과 전혀 다른 '토큰형' 대전 지하철 승차권 ⓒ 김청구

기자는 대전역을 시승역으로 선택했다. 대전역에서 정부종합청사를 향해 달려간 뒤, 그곳에서 다시 대전역으로 되돌아오는 시승이었다.

a 차 내 게시된 노선도. 이 노선도에 열차가 지금 어디쯤 가는지 나타난다.

차 내 게시된 노선도. 이 노선도에 열차가 지금 어디쯤 가는지 나타난다. ⓒ 김청구

대전역은 지표에서 매우 깊은 곳에 있었다. 승차권 매표소는 지하 3층에 있었고, 승객이 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은 지하 5층에 있었다. 승차장이 깊어 보행계단과 전동계단 두 종류가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일행이 대전역에서 시승할 열차는 오후 3시 5분에 출발할 열차였다. 열차 도착 1분쯤 전에 요란한 전종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 문자 안내가 환히 나타났다.

a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안내 모니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안내 모니터 ⓒ 김청구

새 열차가 미끄러지듯 스르르 달려오더니, 홈 난간에 설치한 스크린도어와 정지한 열차 출입문이 자동으로 '확' 열렸다. 텅 빈 채로 온 열차는 금세 손님으로 꽉 메워졌다. 서있는 손님, 앉은 손님이 반반인 것 같다.


안내 음성 소리 낮아…, 모니터 글자도 눈에 잘 안 띄어

모든 것이 새 것이라 깨끗하고 좋았으나, 객차 폭이 서울 지하철에 비해 좁아 보였다. 안내자에게 객차 폭이 좁아 보인다고 했더니, 공사비, 승객 수 등을 고려해 서울 지하철보다 폭을 약 50cm 좁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객차 1량 길이도 2m 짧다고 했다.

a 대전 도시철도 시대를 만끽하고 있는 열차 안의 많은 승객들.

대전 도시철도 시대를 만끽하고 있는 열차 안의 많은 승객들. ⓒ 김청구

열차가 설 때마다 음성과 모니터로 상세한 안내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승객들이 웅성거리는 데다 안내 음성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모니터 글자가 흰색이어서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글자색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차내 의자는 푹신하지 않았다.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불연재를 많이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전역에서 출발 2-3분전에 2명의 초등학생(10살 정도)이 엄마와 함께 차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화장실을 찾았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플랫폼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으나 화장실이 3층에 있다는 말을 듣고 돌아온 일이 있었다. 역마다 플랫폼에도 화장실을 설치해야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역에서 정부청사역까지(9개 역) 갔다가, 다른 열차로 바꿔 타고 대전역으로 다시 돌아와 개찰구를 나오니 오후 3시 50분경이다. 이 구간을 왕복한 거리는 7.6km다.

타 도시 지하철 공사 시엔 인명과 관련된 사고가 있었지만 대전 도시철도 건설에서는 인명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앞으로 대전 지하철이 사고나 파업이 없는 서민의 좋은 발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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