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철회" "절차상 문제없어" 여전한 등록금 갈등

[현장]경상대 총학생회 8일 등록금 동결 촛불문화제

등록 2006.03.09 14:51수정 2006.03.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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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등록금 동결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학생들

등록금 동결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학생들 ⓒ 강무성

국립경상대학교 총학생회가 8일 저녁 가좌 배움터 후문 너른터에서 등록금 동결 촛불문화제를 열면서, 학생의견이 배제된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매년 이를 강행한 대학본부를 규탄했다.

현재 대학평의원회는 로스쿨 사업 유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회사 내 모든 업무를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관리 통제) 종합시스템 구축 등을 이유로 수업료 5%, 기성회비 13% 인상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학생회 측은 정부의 로스쿨 선정기준 모호, 학교 당국의 구체적인 사업계획 불명확, 학생만 재정 부담 등의 이유를 내걸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이날 늦은 6시 20분에 시작된 촛불 문화제는 2006년 등록금 인상과정 경과보고, 공연과 학생들의 규탄발언, 등록금 인상 패러디 영상 상영 등으로 꾸며졌다.

a 경상대 노래패 연합의 공연

경상대 노래패 연합의 공연 ⓒ 강무성

박동혁 부총학생회장은 "대학 측은 올해 역시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며 21억, 타 국립대학에서 실패한 ERP 종합시스템 구축에 10억 등이 든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의사를 완전히 배제한 채 등록금을 인상시켰다"면서 "학교에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에게만 부담을 전가시키는 일이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학생들의 힘을 모아 반드시 끊어버려야 한다"고 외쳤다.

무대에 올라 규탄발언에 나선 김민욱(공대) 학생은 "6년 동안 등록금은 50% 이상 올랐는데, 과연 우리 부모님의 소득이 50%나 올랐는지 대학본부에 되묻고 싶다"며 "부당하게 오른 등록금을 철회시키기 위해서는 몇몇 사람의 외침이 아니라, 주위의 많은 이들을 설득하고 함께 나설 때만이 한 손에 든 작은 촛불이 희망의 횃불로 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을 지나다 패러디 포스터를 보던 한 학생은 "'부모가 운다'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가슴이 찡했다"며 "'올린다, 돈 없다, 그래서 난 운다'라는 문구는 대부분의 학생들과 부모들이 느끼는 너무 슬픈 현실이지만, 학교는 그런 현실을 외면한 채 경쟁력이란 단어에만 몰두하며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 같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경상대 총학생회는 오는 16일(목) 2차 촛불문화제와 22일(목) 교육문화제, 3월말 경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학생들의 서명을 받고 있으며, 인상 철회 시까지 연중 내내 싸운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a 사회복지학과 봉사소모임 해오름의 수화 공연

사회복지학과 봉사소모임 해오름의 수화 공연 ⓒ 강무성


a 촛불을 든 학생들

촛불을 든 학생들 ⓒ 강무성


a 등록금 동결을 염원하며 촛불로 글자를 새겼다.

등록금 동결을 염원하며 촛불로 글자를 새겼다. ⓒ 강무성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철회 요구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최종적으로 대학평의원회와 기성회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쳤으므로 절차상 문제가 없는 등록금 인상이며, 현재로서는 학생들이 대화를 요청할 경우 대학 측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복지요구안 등의 의견은 최대한 수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대학본부 관계자는 "로스쿨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국회에서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국회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정부가 언급한 1도 1국립대 안과 1도 1로스쿨 안은 일맥상통한 이야기이므로, 경상대는 이를 위한 만만의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생들의 주장과 달리 직원과 교수들도 이를(로스쿨 설립)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이어 "ERP 종합시스템은 구성원의 이해 부족과 리더의 추진력 부족 등의 이유로 실패했던 일부 국립대들과 달리 연세대와 숙명여대 등 사립 쪽에서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전했다.

a 가좌배움터 후문에 전시되어 있는 등록금 인상 관련 패러디 포스터

가좌배움터 후문에 전시되어 있는 등록금 인상 관련 패러디 포스터 ⓒ 강무성

덧붙이는 글 | <진주신문> <진보짱> <유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진주신문> <진보짱> <유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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