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 이후 30년…' 블루오션 전략을 짜라

등록 2006.03.12 12:22수정 2006.03.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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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나
[김미량 기자]한국 여성 평균 수명 80.8세(남성 73.9세)라는 통계를 접하고서야 '고령사회 준비'라는 숙제를 실감한 우리에게 2030년 선진국 평균수명 100세라는 조사(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 6일 발표) 결과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80∼90세의 삶을 설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50세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 우리 시대 4050들이 분주하다. 여성에 비해 사회경험이 많은 남성들은 물론이고, 남성보다 7∼10년 이상 더 살아야 하는 여성들도 새로운 인생 설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40∼50대 여성들을 교육시켜야 10년 후를 대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선희 명지전문대 평생교육과 교수는 "여성을 위한 평생교육이 직업교육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관별로 전문 상담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에게 '자신이 뭘 잘할 수 있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모른다'는 게 맨 처음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생교육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염철현 한국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과 교수는 "법적으로 평생교육사(자격증)를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공공기관의 교육부서 등에 배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현실성이 없다"며 "평생교육 수요자들에게는 비용보다 실질적인 동기 부여가 더 중요한 만큼 이 역할을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부들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발전센터와 구·동사무소, 복지관 등이 있다. 이들 기관의 '여성 가장 지원과정' '여성 창업자 지원과정' '실업자 취업지원과정' 등을 이용하면 무료 혹은 실비 정도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매년 1∼2월 신입생을 모집하는 각 시·도의 직업전문학교는 모두 무료이며 6개월(야간)∼1년(주간)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또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은 수강료가 비싼 편이지만 학점인정제 등을 활용해 학위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이버대학의 경우 주부장학금제를 운영하니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만하다. 기타 평생학습에 관한 정보는 한국평생교육사협회(www.kale.or.kr)나 한국교육개발원 평생교육센터(www.ncle.kedi.re.kr) 등에서 얻을 수 있다.

주부 '인생 이모작' 성공사례

좋아하는 공부로 시작하라
꽃꽂이 취미가 화훼학 교수로


꽃꽂이가 취미였던 전업주부가 대학교수가 되었다. 더구나 50세가 넘어 시작한 공부인데 말이다. 지난 2000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꽃예술최고지도자과정’ 수강을 시작으로 김혜자(55)씨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화훼학과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번 성취감을 얻고 나니 욕심도 자꾸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학비.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돈인데…” 하고 머뭇거렸지만 “엄마를 위해 그 만큼의 돈도 못 쓰냐”는 딸의 말에 용기를 냈다. 대학원 연구과정을 거쳐 대학원에 입학한 뒤 현재 상명대 박사과정에 있는 그는 올해 서원대 화훼학과 전임교수로 임명됐다.

“학생들과 함께 한국의 꽃 역사와 문화를 정립하고 싶다”는 그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 교수 정년 이후의 삶도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주부강좌 인연으로 강사 돼


백화점 문화센터와 복지관 등에서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강사로 활동하는 김경심(49)씨. 그는 전업주부 10년이 되던 해 자신의 ‘미래’가 두려워 집 근처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독서지도 강의를 받기 시작했다.

막연히 시작했지만 주부 수강생들과 스터디를 하며 흥미를 더할 수 있었다. 그는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적극적인 태도로 담당 교수와 친분을 쌓았고 이로 인해 ‘강사’가 될 수 있었다.

김씨는 첫 강의 후 남편에게 “나 사회에 복귀했어”라고 말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고려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김씨는 “요즘엔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고들 말하잖아요. 나이 들어도 경쟁력을 갖추려면 공부는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꾸준히 공부하면서 습관을 들여라
식당 접고 중국어 전문가 변신


류지숙(64)씨는 61세가 되던 해 평생직업일 줄 알았던 ‘음식점’ 경영을 접었다. 그리고 중국어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방송통신대 중문학과에 입학했다. 그의 꿈은 “재미있는 중국어 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40세가 조금 넘었을 무렵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당시 테이블 2개 정도인 조그만 우동집을 운영했는데 바쁜 와중에도 미래를 생각하면 그렇게 허무하더라”는 류씨는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각종 지역 강좌를 섭렵했다.

뚜렷한 목표는 없었지만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생활의 활력이 되었다. 그는 “한 20년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더니 60이 넘은 나이에 장학금도 받는다”며 “다음 목표는 박사학위”라고 말했다.

정보에 미래가 있다
컴공부 하다 인터넷 꽃집 주인


“퇴직한 남편과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지만 얼마 안 가 심심해 못살겠다고 말해요. 나이 들수록 사회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거죠.”

한양사이버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복년(51)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말 안 통하는 엄마’가 되기 싫어 공부를 시작했다. 나이가 드니 단순 기술 교육으로는 이해가 안 돼 제대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이씨는 지난 학기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인터넷 꽃집’을 창업했다. 이 아이디어는 바로 과 친구(?)에게서 얻었다.

“공부는 어렵지만 젊은 학생 그리고 교수와 어울리니 세상에 참 많은 기회가 보이더라”며 “정보는 곧 기회”임을 강조했다.

외국 고령사회 준비 어떻게 하고 있나
선진국, 교육·인프라 서둘러

대통령 자문기구 ‘국민경제자문회의’가 6일 발간한 ‘동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성인(25∼64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44%. 핀란드가 64.8%로 가장 높았고 덴마크(60.1%), 스웨덴(59.2%), 영국(53.7%) 등이 50%를 넘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선진국들은 고령화와 조기퇴직에 따른 재교육·훈련문제 해결을 위해 성인들의 직업교육에 집중하며 인적자원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들 국가는 교양·취미교육이란 평생교육 개념을 확대해 교육기회 소외계층 대상의 직업 교육에 집중함으로써 자기계발을 통해 노년의 인생을 새롭게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평생교육은 68년 미국 허친스에 의해 ‘학습사회론’이 제기된 후 79년 일본 가케가와시가 ‘평생학습도시’를 처음 선언하면서 본격화됐고, 92년 스웨덴 고덴버그의 OECD회의 이후 영국, 스페인, 호주, 캐나다,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미국은 대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정보 교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은퇴 후 생활, 노년의 배우자 상실·우울 등 노년을 대비한 강좌도 마련돼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겐 수업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해준다.

영국 평생교육 시스템의 핵심 기관은 ‘IIP(Investors In People)’이다. 90년 설립된 IIP는 기업,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에 속한 직원들이 다양한 직업훈련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즉 일과 학습을 연계한 개념으로 IIP의 인증을 받은 기관은 3만7000여 개에 달한다.

일본은 지방자치단체별로 평생학습지원센터가 조성돼 주민의 학습과 주민자치 활동, 시정참여 활동이 조화롭게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은 예술, 역사, 외국어, 국제정치, 해외 정보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시민의식도 향상돼 지역 현안을 타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평생·직업교육 어디서?
기술부터 학위까지 둘러보면 많아요∼

주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생교육기관으로는 각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과 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발전센터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평생교육원은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강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여성인력개발센터 및 여성발전센터 등은 주부 대상 전문 취업교육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 각 시·구 복지관, 지역 도서관,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도 저렴하고 다양한 직업·취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 대학 평생교육원= 문학, 사회과학, 자녀교육, 취미, 어학 등 일반 교양강좌를 비롯해 상담전문가, 독서지도사, 방과후아동지도사, 몬테소리전문 지도자 등 자격취득 과정과 부동산컨설팅, 이미지컨설턴트, 댄스스포츠지도자 등 전문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학교별로 학점인정제를 실시해 지정과목의 학점을 이수하면 학사학위도 취득할 수 있다. 대개 6개월∼1년 과정이며, 졸업 후 수료증과 함께 대학 차원에서 주는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학비는 과목별로 15만 원 이상이며, 학기당 200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 여성인력개발센터= 서울에만 15개, 전국 51개가 운영되고 있는 대규모 교육기관이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센터별로 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조리사, 전산세무사, 공인중계사, 피부미용관리사 등 자격증 과정, 양재, 공예, 독서지도사, 산후조리도우미 등 전문직업 과정, 컴퓨터 강좌 및 인터넷 쇼핑몰 창업 과정 등 총 100여 개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학비는 과정당 대부분 6만∼7만 원 정도이며, 전문강좌도 1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입문·초급 수준의 강의가 대부분이라는 게 단점이다. 지역별 센터는 홈페이지(www.vocation.or.kr)에 안내되어 있다.

◆ 여성발전센터= 재단법인 서울여성, 서울여성발전센터는 주부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다. 여성발전센터는 서울시내 5곳에서 운영 중이며 남부여성발전센터의 경우 7평 규모의 창업사무실 15개, 행정지원실, 비즈니스 상담실을 갖추고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외 지자체별로 여성발전센터 및 여성능력개발센터 등이 있다.

◆ 직업전문학교=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며 수준 높은 기술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패션디자인, 금속공예, 조리과 등이 개설되어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국 24개 기능대와 21개 직업전문학교를 한국폴리텍대학으로 통합 운영한다.

고령화 시대 ‘연령차별’부터 깨야
40~50대 여성 재취업 ‘나이장벽’ 여전

4050 재취업을 원하는 주부들은 나이 때문에 인력시장에 진입하는 어려움이 더욱 커 ‘연령 차별’을 절감하고 있다. 여성일수록 연령 차별은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7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은 여성 직장인 573명을 대상으로 구직 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57.5%가 ‘차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중 연령제한으로 인한 차별이 35.6%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가 최근 3만1256건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기업의 38.2%가 채용시 연령제한을 두고 있으며 평균 제한연령은 31.5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31.8세, 여성은 26.4세로 조사돼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나이에 의한 채용장벽이 높았다.

또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67개 공무원 관련 기관과 공기업에 대해 나이 등 고용차별과 정년에 대한 직권조사를 진행했고, 기업들에서 나이·학력 제한을 없애고 있는 추세지만 나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연령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나이가 들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바꿔나가고 고령 인력 활용을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명희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은 “주부들이 센터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려 해도 대부분 35세 미만을 선호해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나이가 들어도 ‘성공적으로’일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 최진협 활동가는 40세 조기직급 정년 정영임씨 사례처럼 여성의 연령차별이 성차별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은 사무실의 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외모를 갖춘 비혼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여성을 바라보는 잘못된 잣대를 없애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잡링크 한현숙 사장은 “성과나 능력 위주의 인사관리 풍토가 자리잡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4050 주부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다. 마흔에 재취업했다 연령차별로 6개월만에 그만두고 임부복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서민희 플러스피플 대표는 “직장에서 연령차별을 겪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창업을 통해서라도 경제활동에 종사할 것”을 조언했다.

인생도 ‘리모델링’ 하세요
아름다운 노후 ‘물질’만큼 ‘정신적’ 풍요를…

▲ 함께 취미생활을 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 부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부부를 위한 댄스 동호회 ‘Seoul Dancing Couples’의 연습 장면.

강남의 한 건물 지하 연습실에서 춤에 몰두하고 있는 10여 쌍의 부부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99년부터 남편과 함께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다는 이기용(53)씨는 “서로 호흡과 스탭을 맞추다 보면 대화도 늘어나고 건강도 좋아진다”면서 “부부가 공동의 취미생활을 갖는 게 노후에도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의 ‘행복한 관계를 위한 대화법’ 강좌에서 “남편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집안에 둘만 남으면 하루종일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털어놓는 중년 여성. 이들은 대화법을 배워 새로운 부부관계, 인간관계를 만들고 앞으로 행복한 노후를 살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흔히 4050세대를 ‘위기의 중년’이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평균연령이 80.82세라는 발표도 있듯이 윗세대에 비해 20년 이상의 수명 보너스가 주어진 상황에서 이 시기는 앞으로 남아 있는 30∼40년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를 반영해 백화점 문화센터 등엔 생계와 큰 관계가 없어 보이는 대화법, 인문학, 심리학 등의 강좌에 4050들이 북적이고 있다. 이들 강좌의 수강료는 분기별 10만∼20만 원 정도다.


직업교육기관으로 인식됐던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에선 분기별 4만∼6만 원 정도로 저렴한 가격의 커플댄스 등 부부가 함께 하는 취미강좌가 인기를 끈다. 지난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한 1년 과정의 동양사연구 과정엔 수백 명의 중년 여성이 몰려 30분만에 접수가 끝났다. 4050세대들은 노후에 대한 경제적 준비뿐 아니라 삶의 방식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본점 고희정 실장은 “주택가 주변의 문화센터에선 40∼50대 여성 수강생의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노후 대비용 재테크 강좌도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그보다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강좌, 요가나 댄스 등 자기계발과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밝혔다.

수강생 배경숙(51)씨는 “마흔이 넘어서야 그동안 내 삶의 주체가 내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배씨는 상담학교를 다니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새로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 가족에 대한 접근법을 바꿔 남편이나 자녀와의 대화도 늘리고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는 그는 지금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는 중이다.

4050세대의 새로운 노력은 남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노무족’(No more uncle)은 아저씨라 불리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며 외모 관리에도 열심인 젊은 중년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권위적인 아버지에서 벗어나 가족 간의 관계와 유대감을 중요시하고 취미·동호회 활동을 통해 젊은이들과 어울리려 애쓴다.

수동카메라 강좌를 듣고 있는 송윤호(50)씨는 반에서 최고령 수강생이지만 자신이 나이 먹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20∼30대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자연스럽고 대화의 화제도 주도하는 편이다. 공연, 극장 등 문화생활에도 열심인 그는 항상 아내와 동반한다. 은퇴 이후 둘만 남게 됐을 때를 대비해 같이 있는 시간을 늘려가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노무족’ 트렌드를 국내에서 처음 발표한 고운세상네트워크 마케팅연구소 전현정 대리는 “‘노무족’은 지난해 웰빙 트렌드에 맞물려 유행하던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소비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남성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중년들의 외모 가꾸기 노력은 사회적 활동을 위한 자기계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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