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년 만에 시 읊던 자리로 돌아온, 불우헌 정극인 선생

접읍 칠보면 원촌마을에 동상 제막식 가져

등록 2006.03.12 14:00수정 2006.03.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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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에 묻힌 분내 이내삶이 어떠한고……."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효시로 알려져 있는 '상춘곡'의 저자 불우헌(不憂軒) 정극인 선생 동상 제막식이 지난 10일, 선생이 536년 전 기거했던 칠보면 원촌마을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a 불우헌 정극인 선생 동상 전경

불우헌 정극인 선생 동상 전경 ⓒ 이용찬

불우헌 선생의 동상은 기존 원촌마을의 상춘곡 가사비(歌辭碑) 옆쪽에 세워져 태산선비문화 사료관과 상춘곡 가사비 사이에 폭 1.5m, 높이 4m 크기로, 건을 맨 머리 아래 덧신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긴 학창의(鶴氅衣)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

a 동상 점토작업

동상 점토작업 ⓒ 이용찬

동상의 얼굴은 단아하게 수염이 조각된 지조 있는 표정으로, 큰 부채를 두 손에 마주잡고 있는 형상으로 서 있는 입상이다.

청동 재질의 높이 4m인, 이 거대한 입상은 정읍 지역 조각가인 손창엽(정읍고 교사)씨의 작품으로 2004년부터 샘플 작업에 돌입해 지난 겨울 완공되어 주변의 경관작업이 끝난 지난 10일 제막식을 열었다.

a 조각가 손창엽씨

조각가 손창엽씨 ⓒ 이용찬

불우헌 정극인 선생의 동상 건립 사업은 지난 2004년 문화관광부가 근세 문화예술계에 업적을 남기고 후세에 귀감이 된 작고한 유명예술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추진한 문화관광 정책에 따라 추진됐다.

총사업비는 국비 4천만원과 시비 2600만원 등 모두 6600만원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사업신청을 받았으며, 정읍시가 신청한 불우헌 정극인 선생 동상 건립 안이 선정돼 선생이 536년 전 정계를 은퇴하고 정착해 살았던 풍광 좋은 원촌마을에 청동재질의 입상이 서게 된 것.


지역 조각가 손창엽씨의 노력으로 탄생한 불우헌 정극인 선생의 동상은 지난해 봄, 1차 흙 조형작업 당시 조형물이 거대해 발목 부분이 힘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이에 2차 작업 과정에서 선생이 신고 있는 덧신 태사혜(太史鞋)와 발목 부위를 강화해, 입고 있는 학창의(鶴莎衣)와 얼굴을 비롯한 완벽한 균형으로 재현해 냈다.

이에 대해 손창엽씨는 "입고 있는 의상을 비롯한 얼굴과 의상, 신발과 두건, 표정 등 모두가 고증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a 주물공정

주물공정 ⓒ 이용찬

선생이 입고 있는 의상은 학창의(鶴莎衣) 또는 신선복(神仙服)이라고도 불리는 옷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겨있던 평상복으로 학자들의 고증을 통해서 서울 KBS 방송국 의상실의 협조를 받아 의상을 대여해 모델을 통해 모습을 재현했다. 불우헌 선생의 동상은 두건과 얼굴, 붉은색 허리띠를 비롯한 덧신 태사혜에 이르기까지 당시 선생의 얼굴을 완벽한 모습으로 재현해 냈다는 평이다.

한편 조각가 손창엽씨는 정읍 지역출신으로 전남대와 전남대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전국 조각가협회의 작품전을 비롯한 현대조각 초대전 등 30여회 이상의 조각전에 참여했던 배태랑이다. 그동안 환경벽화를 비롯한 최덕수 열사 추모조형물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조형물들을 제작했던 수재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현주 압해정씨종친회장을 비롯한 태산선비문화보존회 관계자, 작가인 손창엽씨와 지역민 등 2백여 명이 참여했다.

a 불우헌 정극인선생 동상 조감도

불우헌 정극인선생 동상 조감도 ⓒ 이용찬


a 10일 불우헌선생 동상 제막식

10일 불우헌선생 동상 제막식 ⓒ 이용찬


a 원촌마을 상춘곡 가사비

원촌마을 상춘곡 가사비 ⓒ 이용찬

덧붙이는 글 | 이글은 후에 서남권 밝은신문 전북투데이(www.jbtoday.com)에도 게제할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글은 후에 서남권 밝은신문 전북투데이(www.jbtoday.com)에도 게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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