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에서 1999년에 발매한 북한아리랑 음반 표지신나라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인해 광복 후 우리나라에는 민족 음악의 끈이 끊어진 것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져 온 봉건주의적 사상으로 민요 등의 서민음악을 천시하는 관습들이 남아있었다.
그런 때에 북에서는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시책을 내놓았고, 음악에서도 '민족음악 건설 방침'을 내놓았다. 그래서 민요를 중심으로 우리의 겨레음악 유산을 발굴하는데 힘썼다. 전문 음악인들은 물론이고 전국적 범위로 예술단체 등에서 '민요 발굴조'를 만들어 수집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재일 '조선예술연구소' 이철우 소장은 말한다.
또 북한은 민요를 수집해서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힘썼는데 '민요를 잘 알아야 사람들의 감정과 정서에 맞는 조선식의 노래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모든 음악가들이 민요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집도 하고 민요곡집도 내고 거기에 대한 연구사업도 했다.
그리고 북한의 조선공화국 창건 10돌 기념(1958년) 때에 3천 명이 출연하는 '대음악 무용 서사시'가 상연되었는데 극 중 살길을 찾아 동포들이 동북 지방이나 해외로 유랑하는 장면에서 강응경씨가 부른 '경기긴아리랑'이 많은 인기를 얻었었다고 전해진다.
또 남쪽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단천아리랑(함경북도 단천)', '해주아리랑(황해도)', '온성아리랑(강원도)', '통천아리랑(강원도)' 등도 이때 수집된 것인데 이러한 오랜 민요수집 사업의 결실로 최근 '조선민요천곡집 연구자료집'을 발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한편, 2001년 남한 한국방송 텔레비전에서는 북한에서는 인기가 있었지만 경북 영천지방 사람들은 들어보지 못했다는 '영천아리랑'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남한에서는 잘 부르지 않는 '엮음아리랑(강원도)'이나 '경상도 긴아리랑'을 많이 애창한다고 전한다. 북에서는 김정화씨가 부른 5/8박자의 '경상도아리랑'도 아주 좋아하는데 아마도 남쪽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선율은 강원도 메나리조이면서 건드러진 느낌의 '경상도아리랑'이 교향악의 주제로도 많이 사용될 정도로 유명하다.
이번 전집에서는 총 3장의 음반이 나왔다. 첫 음반에서는 최청자의 본조아리랑, 왕수복의 경기긴아리랑, 태영숙의 구조아리랑, 김순영, 석룡진아리랑, 김정화 경상도아리랑, 강응경의 강원도아리랑, 김관보의 경상도아리랑, 김연옥의 밀양아리랑, 국립민족예술단의 혼성중창 아리랑, 석란희의 아리랑, 전통악기반주아리랑 따위가 실려 있다.
또 두 번째 장에는 김종덕의 진도아리랑, 신우선의 밀양아리랑, 국립민족예술극장 남성중창의 강원도엮음아리랑, 국립민족예술극장 여성중창의 원산아리랑, 국립민족예술극장 가야금병창단의 랭산모판아리랑, 계춘이 단천아리랑, 김종덕의 영천아리랑, 헐버트가 채보한 배윤희의 구아리랑, 고명희의 통천아리랑, 김설희의 진도아리랑, 고정숙의 밀양아리랑 등이 있다.
이어서 세 번째는 전인옥의 서도아리랑과 삼아리랑, 렴직미의 영천아리랑, 김옥선의 초동아리랑, 김성일의 단천아리랑, 흥인국의 온성아리랑, 리성훈의 영천아리랑, 리복희의 경상도아리랑, 장애란의 해주아리랑, 국립민속예술단의 영천아리랑, 전통악기반주의 아리랑Ⅱ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