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연대', KT&G 이사회 진출 성공

17일, 대전 인력개발원서 제19기 정기주주총회

등록 2006.03.17 14:45수정 2006.03.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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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시세차액만 노리는 해외투기자본 반대"
KT&G 노조,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


KT&G의 제19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7일 KT&G 노동조합(위원장 전영길)은 주주총회장 앞에서 단기시세차액만 노리는 해외투기자본을 반대한다며 피켓시위를 전개했다.

노조는 "KT&G는 주주들만의 회사가아니라 1300만 소비자와 16만 판매인, 2만5천 경작농가, 5천명의 노동자 공동의 자산"이라며 "회사의 미래와 영속적인 이익실현을 확신하는 건전한 투자자는 환영하지만, 단기적으로 시세차액을 노리는 해외투기자본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부주주와 해외투기자본의 요구인 '금융권 차입을 통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단기적인 주가부양 방안은 될 수 있겠지만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과 이익창출을 위한 투자여력을 잠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주주총회에서 칼 아이칸(carl lcahn) 연합측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미국담배기업인 백터 기업의 대표이거나 법률자문"이라며 "이들이 선출되면 향후 취득한 기업기밀을 바탕으로 국내담배산업에 진출하거나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게 된다면 국내담배산업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노조는 "이번 주주총회의 중요한 이해당사자의 하나로 이들의 적대적 M&A시도와 사회이사 선임을 반대하며, 이들이 사외이사에 선임됐어도 KT&G의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위협하고 단기시세차익을 추구한다면 노조는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생존권을 위하여 투쟁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KT&G 19기 주주총회

KT&G 19기 주주총회 ⓒ 김문창

KT&G(대표이사 곽영균)는 17일 오전 10시 대전시 대덕구 평촌동 인력개발원에서 제1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대내외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 해외주주 대표인 웨렌 지 리크텐스타인씨와 국내 안용찬씨를 선임했다.

곽영균 대표이사는 대회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실적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영업활동과 경영효율화 노력으로 매출 2조2093억원과 당기순이익 5159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며 "올해는 차별화된 브랜드와 적극적인 공략으로 국내시장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최대의 관심은 해외주주의 사외이사 진출에 대한 투표였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사외이사 임기만료로 사외이사 후보로 등록한 5인중 2인을 선출하는데, 국내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는 안용찬(59년생) 애경산업대표이사, 김병균(46년생) 대한투자증권대표이사를 스틸파트너스 엘피와 아이칸 파트너스 엘피 등에서는 웨렌 리크텐스타인(65년생) 스틸파트너스 엘피 대표이사, 하워드 엠 로버 (48년생) 백터그룹 대표이사, 스티븐 올로스키(55년생) 뉴욕주 변호사 연합과 법인이사 연합회임원을 추천했다.


앞서 칼 아이칸 연대세력(KT&G 가치실현을 위한 위원회)은 KT&G 국내보유주식 현재가 5만6000원을 6~7만원에 인수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KT&G 경영진은 회사 가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시키는 전략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아이칸 연대가 이번주주총회에 사외이사 선출에 후보로 등록하여 적극적인 경영권 참여에 나선 것.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주들과 아이칸 연대를 지지하는 주주들 사이에 가벼운 설전이 오갔다.


5000여주를 소유한 한 주주는 "자사주 매입 소각과 현금배당이 순이익의 96%에 이르는 등 현재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아이칸 연대의 고가의 주식매입은 적대적 M&A의 기미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주장하는 단기적인 주가부양은 될지언정 회사의 지속적 발전과 이익창출에는 반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아이칸 연대를 지지하는 한 주주는 "주주들이 이익금을 주겠다는데 싫다고 하는 주주들은 처음 보겠다"며 "고가의 주식매입을 거부하는 경영진이 이해가 안 가며 경영진은 주주들의 이익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KT&G의 경우 국내와 해외 주식보유비율이 국내 40%, 해외 35%이며 해외 소액주주 15.2%, 의결권 없는 자사주 9.8% 등이다. 이들은 1주주 2표를 행사 할 수 있는데, 주식수×2표를 1인에 모두 투표하거나 2인 분할투표 할 수 있다.

이날 출석주식은 의결권 주식 수 1억1262만1268주로 출석주주 수는 6981명이었다.

주주총회는 주주총회 사상 처음으로 전자투표로 진행됐다. 투표결과 웨렌 지 리크텐스타인(스틸파티너스 엘피 대표이사)이 8406만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했으며, 이어 안용찬(애경산업대표이사)가 7454만표를 얻어 선출됐다.

이번 투표결과로 인해 해외 주주대표 측은 그동안 요구했던 주식매입과 소각, 자회사매각, 보유 부동산처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이사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매번 사외이사 11명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사외이사 진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G 관계자는 "칼 아이칸 연대의 주식 인수제의와 공개매수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주가조작혐의가 있다"며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 주주들의 전자투표 결과 집계

주주들의 전자투표 결과 집계 ⓒ 김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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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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